청남대 이어 '국민 품으로' 청와대...거스를 수 없는 대의

  • 정치/행정
  • 세종

청남대 이어 '국민 품으로' 청와대...거스를 수 없는 대의

[청와대 개방 3주년 기획(중)] 남쪽 청와대 개방 후 22년...북쪽 청와대 미래는
정치 권력의 독점은 시대적 퇴행...문재인·윤석열 다음 정부 시선은 '도로 청와대'?
5월 2일 샅샅이 투어 결론...'청와대 국민 품으로' 캐치프레이즈 유효

  • 승인 2025-05-09 11:23
  • 수정 2025-05-11 09:09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관람 동선
5월 9일 대국민 개방 3주년을 맞이한 청와대. 사진은 관람 동선. 사진=청와대 누리집 갈무리.
2022년 5월 10일 전면 개방과 함께 국민 품에 안긴 지 3주년을 맞은 '청와대'. 영욕의 상징으로 통한 청와대의 미래지향적 선택지는 어디일까.

6월 3일 대선 국면에선 다시금 권력의 품으로 돌아가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청와대 방문객 수가 부쩍 늘고 있다. 운영 주체인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청와대 재단은 이 같은 여건 변화와 관계 없이 일상적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중도일보는 '국민 vs 권력' 사이에서 기로에 선 청와대 개방 3주년을 재조명하고, 대통령실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 필요성에 무게를 싣는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기획시리즈를 세 차례 나눠 다룬다. <편집자 주>

KakaoTalk_20250508_111513336_10
청와대 국민 품으로란 캐치프레이즈는 지속될 것인가, '청와대 권력 품으로'로 전환될 것인가. 사진=이희택 기자.
[글 싣는 순서]



(상) '국민 vs 권력' 어느 품으로...기로에 선 청와대 개방 3주년

(중) 청와대 샅샅이 투어...'국민 품으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의

(하) 대통령실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이상 아닌 현실적 선택지

청남대
남쪽의 청와대란 이름을 가진 충북 청주의 '청남대'. 사진=청남대 누리집 갈무리.
충북 청주의 '청남대'는 1983년 완공된 이후 대통령 전용 별장 기능을 했다. 그사이 다른 지역의 3개 별장은 김영삼 대통령 시절 모두 폐쇄됐다.

국민들은 유일하게 남은 청남대에서도 정치 권력의 독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개방 20년 만인 2003년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권력의 품을 떠나 '국민 품으로' 안겼다. 2025년 2월 기준 무려 1500만 명이 다녀간 지표만 봐도, 국민이 주인되는 시대임을 체감케 했다. 외국인 방문객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따뜻한 남쪽 청와대의 뒤는 수도 서울의 북쪽 청와대가 따라가고 있다.

북쪽 청와대는 1939년 조선총독부, 1945년 광복 후 미군정 사령관의 관저로 사용되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에 인계됐고, 경무대란 명칭이 1961년 윤보선 대통령 시절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됐다. 이후 일제강점기 흔적을 일부 지우는 등 기능 보강을 거쳐 문재인 대통령까지 국가원수의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던 중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파장은 청와대의 대국민 개방 필요성을 보다 확실하게 가져왔다. 문재인 정부 시절 광화문 이전이 무산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용산 집무실 시대를 열면서 '국민 개방'이란 결실을 맺었다. 일제 강점기 기준으로 83년, 청와대 명칭 사용 이후론 61년, 남쪽 청와대 개방 시점으론 19년 만의 일이다.

이는 '정치 권력이 국민 위에 있을 수 없다'는 상징적 조처로 다가왔다. 거스를 수 없는 역사적 대의이기도 했다.

남쪽 청와대가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해소 가치 실현의 신호탄이었다면, 북쪽 청와대 개방은 국민을 섬기는 권력의 제자리 찾기이자 지방분권을 완성하기 위한 장으로 다가왔다. 2012년 세종시 출범과 12개 혁신도시 태동도 같은 흐름에서 비롯했다.

이 과정에서 633년간 굳어진 '수도 서울=관습 헌법' '세종시 수정안 논란' 등에 발목이 잡히기도 했지만, 큰 틀의 흐름은 꺾이지 않고 있다.

이제는 최종 목적지가 중요해졌다. 문재인 정부가 먼저 시도하고, 윤석열 정부가 실행에 옮겼으나 '서울'을 벗어나지 못한 한계를 드러냈다. 6.3 대선 국면에서도 '도로 청와대' 움직임이 일고 있다.

KakaoTalk_20250508_111748921_03
청와대 관저를 둘러보고 있는 방문객들. 사진=이희택 기자.
기자는 '왜 다시 청와대여야 하는가'란 의문부호를 달고, 5월 2일 직접 현장을 다녀왔다.

동선은 정문부터 청와대 본관, 경주 방향대좌 석조여래좌상(통일신라 후기), 오운정, 관저, 침류각(전통문화 행사), 상춘재(소규모 외빈 접견), 북악산 청와대 전망대, 녹지원(산책), 헬기장, 청와대 전망대 춘추관(기자회견), 여민관(비서실·국가안보실), 영빈관((외국 정상·귀빈 연회·리셉션) 순으로 짰다.

평일이었으나 '곧 권력에 품에 안길 수 있다'는 불안감에 많은 국민들과 외국인들이 이곳을 찾았다. 가는 곳마다 연신 눌러대는 셔터는 추억의 사진 저장을 넘어 권력이 독점해온 공간을 공유한다는 의미에서 남달랐다. 5개 지점에서 만난 '청와대 국민 품으로'란 캐치프레이즈는 대한민국의 미래 나침반으로 각인됐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등 역대 대통령이 심은 나무들도 곳곳에 자리했다. 청와대는 하나의 국가 역사정원으로 다가왔다. 편히 쉴 수 있는 잔디밭부터 우거진 나무숲, 연못가, 트래킹 산책로, 등산로 등의 행복 누림은 정치 권력의 독점적 자산이 아니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춘추문에서 청와대 전망대로 이어지는 등산로도 잘 갖춰져 있었다.

오전 10시 30분 입장 시점부터 90분 간 샅샅이 투어에 나선 뒤의 소회를 적어본다. '도로 청와대 컴백은 수도권 초집중·과밀 병폐를 묵인하고 지방시대에 역행하며, 시대를 거스르는 역사적 퇴행'이다. '청와대 국민 품으로'란 캐치프레이즈를 계속 볼 수 있길 소망한다.<계속>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KakaoTalk_20250508_111513336_03
영빈관 전경. 사진=이희택 기자.
KakaoTalk_20250508_111513336_23
청와대 전망대로 가는 트래킹 코스.
KakaoTalk_20250508_111513336_19
상춘재 전경. 사진=이희택 기자.
KakaoTalk_20250508_111513336_11
춘추관 모습.
KakaoTalk_20250508_111748921_11
청와대 본관의 국무회의실. 사진=이희택 기자.
KakaoTalk_20250508_111513336_07
청와대 본관 전경.
KakaoTalk_20250508_111748921_06
경주 방향대좌 석조여래좌상을 만날 수 있는 트래킹 코스. 관저로 이어지는 길이다.
KakaoTalk_20250508_111748921_20
역대 대통령의 영부인 사진이 걸려있는 본관동 내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사설] 최교진 교육장관의 '교권 보호' 언급
  2. [월요논단] 교통약자의 편리한 이동을 위한 공공교통
  3. 지질자원연 창립 77주년, 새 슬로건 'NEO KIGAM 지구를 위한 혁신'
  4. [사설] K-스틸법으로 철강산업 살려내야 한다
  5. 특구재단 16~17일 '대덕특구 딥테크 창업·투자주간'
  1. 대전권 4년제 수시 경쟁률 상승… 한밭대·우송대 선전
  2. [홍석환의 3분 경영] 무능한 리더가 조직에 미치는 영향
  3. 폭우에 도로 잠기고 나무 쓰러져…당진서 알레르기 환자 긴급 이송
  4. 9월 무더위 계속…16일 충남 서해안 강우
  5. 조선 조운선 '마도4호선' 첫 발굴 10년만에 선체인양…나무못과 볏짚 활용 첫 확인

헤드라인 뉴스


역대 정부 `금강 세종보` 입장 오락가락… 찬반 논쟁 키웠다

역대 정부 '금강 세종보' 입장 오락가락… 찬반 논쟁 키웠다

이재명 새 정부가 금강 세종보 '철거 vs 유지' 사이에서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면서, 찬반 양측 모두의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미래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이전 정부부터 반복되는 악순환이다. 실제 노무현 정부 당시에는 행복도시 내 '금강 친수보' 건립으로 추진했으나, 문재인 정부에선 주민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철거'란 상호 배치된 흐름을 보였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보'와 태생이 다르나 같은 성격으로 분류되면서다. 지방정부 역시 중립적이고 실용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환경부가 밀어부치기식 정책 추진을 할..

규제도 피하고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주택신축판매업자 급증
규제도 피하고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주택신축판매업자 급증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건설 승인을 받지 않고 주택 통계에도 포함되지 않는 ‘주택신축판매업자’가 전국적으로 8만7876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엄격한 주택법을 피하면서 주민 복리시설이나 소방시설 등 엄격한 규제조차 제대로 받지 않는 데다, 정부의 주택통계 작성과정에서도 빠져 부실한 관리를 초래해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이 국토교통부로 받은 ‘주택신축판매업을 영위하는 개인·법인 가동사업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적으로 모두 8만7876개의 주택신축판매업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택신..

정부, 추석 성수품 역대 최대 규모 공급... 최대 900억 투입 과일 등 할인
정부, 추석 성수품 역대 최대 규모 공급... 최대 900억 투입 과일 등 할인

정부가 추석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인 17만 2000톤을 공급한다. 최대 900억원을 투입해 과일·한우 등 선물 세트를 최대 50% 할인하며, 전국에 2700여 곳의 직거래장터를 개설한다. 정부는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러한 내용의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농·축·수산물의 가격·수급 안정을 위해 공급을 확대한다. 공급 물량은 농산물 5만톤, 축산물 10만 8000톤, 수산물 1만 4000톤 등 17만 2000톤으로, 평시의 1.6배 규모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

  • 추석맞이 자동차 무상점검 추석맞이 자동차 무상점검

  •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초등3~4학년부 FS오산 우승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초등3~4학년부 FS오산 우승

  •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여성부 예선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여성부 예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