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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을 뒤에 두고 있는 청와대. 내부 춘추관 앞 잔디광장의 '청와대 국민 품으로'란 캐치프레이즈가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
6월 3일 대선 국면에선 다시금 권력의 품으로 돌아가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청와대 방문객 수가 부쩍 늘고 있다. 운영 주체인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청와대 재단은 이 같은 여건 변화와 관계 없이 일상적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중도일보는 '국민 vs 권력' 사이에서 기로에 선 청와대의 개방 3주년을 재조명하고, 대통령실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 필요성에 무게를 싣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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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평일 낮시간대부터 많은 인파들이 몰리고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
상. '국민 vs 권력' 어느 품으로...기로에 선 청와대 개방 3주년
중. 청와대 샅샅이 투어...'국민 품으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의
하. 대통령실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이상 아닌 현실적 선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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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개방과 폐쇄의 갈림길에서 5월 풍성한 문화 행사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청와대 누리집 갈무리. |
매년 예산을 확대하며 청와대를 완전히 국민 품에 돌려주기 위한 수순을 밟아온 것도 사실이다. 2022년 96억여 원, 2023년 235억여 원, 2024년 300억여 원, 2025년 400억여 원으로 집계된다. 올해는 ▲여민2관→다목적 휴게시설 ▲여민3관→공연 관련 부대시설 ▲춘추관→전시실과 다목적실 ▲경호동→업무용 등의 전환을 골자로 삼아 복합문화예술공간 조성으로 나아가고 있다.
소속 청와대 재단 역시 지난 4월부터 개방 3주년 맞이 행사를 갖고, 국민들 품으로 더욱 다가서고 있다.
5월 5일과 6일 어린이날 행사와 야간 개방 이벤트를 차례로 가진 데 오는 18일까지 제2회 청와대 모바일 사진전(청와대의 봄), 6월 1일까지 주말마다 언제나 문화가 흐르는 '주말 상설 공연'을 연다.
5월 9일부터 매주 금요일에는 청와대 산책로와 대통령 관저 일원에서 산림치유 체험 프로그램인 '느리게 걷는 청숲길'도 운영한다. 오전 10시와 11시 각각 역사·문화·자연 그리고 특화 해설 프로그램(청와대 본관 내부)도 지속하고 있다. 위대한 태권도 시범 공연은 6월 28일까지 매주 토요일 진행되고, 지난 달 4월 23일에는 오픈한 문화 상품점도 청와대 상징 굿즈와 기념품을 내놓고 있다.
워낙 다양하고 풍성한 행사들이 연이어 펼쳐지면서, 4~5월 방문객도 크게 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인용 이후 '차기 정부와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로 컴백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영향을 주고 있다. 2024년 7월 오픈한 '온라인 청와대(3D 실감형)'로 대리만족한 잠재 수요도 전환되는 모습이다. 이로인해 최근 청와대 내부와 주변 일대는 인파들로 넘쳐나고 극심한 교통체증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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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일 평일임에도 많은 인파가 오전부터 청와대를 드나들고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
실제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간판으로 준비 중인 김문수 후보 모두 청와대 복귀의 불가피성을 언급해왔다. 외형적 인식은 현실론과 상징성을 향하고 있으나, 기저에는 수도권 표심과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염두에 둔 조처로 다가온다.
민주당 입장에선 문재인 전 정부 시절 먼저 시도한 '청와대 개방' 성과를 윤석열 전 정부에 내주는 모양새가 그리 달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등 군소정당들만 '대통령 집무실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을 주장하고 있어, 개방 중단은 초읽기에 돌입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청와대 개방 무용론자들은 2022년 개방 첫 해 277만 6004명 방문객이 2023년 206만여 명, 2024년 191만여 명으로 감소세에 놓인 점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결국 청와대는 3년 만에 개방과 폐쇄의 갈림길에 다시 서게 됐다. 대한민국의 또 다른 절반인 지방의 관점에서 보면, '개방=국민', '폐쇄=권력'의 품을 의미한다. 차기 정부와 대통령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계속>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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