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3월 20일 '국제 행복의 날'을 맞아 유엔 지속가능개발솔루션네트워크(SDSN)도 '세계 행복도 보고서 2025년판'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최근 3년간의 평균 데이터를 바탕으로 147개국을 분석했다. 핀란드가 1위를 차지했으며, 덴마크, 아이슬란드가 그 뒤를 이었다. 이 조사에서 일본은 55위, 한국은 58위였다.
조사 결과가 기관마다 다른 이유는 조사 항목과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유엔 보고서는 주관적 설문 외에도 1인당 GDP, 평균 수명 등 객관적 지표를 포함해 보다 종합적인 분석을 시도한다. 반면 이프소스는 가족, 감정적 유대, 삶의 의미, 건강과 경제적 상황 등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의 조건에 초점을 맞춘 정성적 조사를 중심으로 한다.
그렇다면 일본과 한국이 낮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인의 경우 "현재 행복하십니까?", "삶에 만족하시나요?"와 같은 질문에 대해 "보통이다"라고 답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즉, 긍정도 부정도 아닌 중간점수(예: 3점)를 선택하는 문화적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라틴계 국가의 응답자는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상위 점수(예: 4점 또는 5점)를 고르는 경향이 있어 국가 간 비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편, 일본 내 지역별 행복도에도 흥미로운 경향이 나타났다. 일본의 브랜드 종합연구소가 매년 실시하는 '현별 행복도 조사 2024' 결과에 따르면, 오키나와, 오이타, 미야자키, 와카야마, 후쿠이 현이 상위 5위권에 올랐다. 수도권이 있는 동쪽보다 상대적으로 지방인 서쪽 지역의 순위가 높은 '서고동저(西高東低)'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이는 높은 소득이 반드시 높은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프소스는 사람들이 '가족과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 '감사와 사랑을 느끼는 순간',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다고 느낄 때' 행복을 느낀다고 설명한다. 반면, '경제적 어려움', '신체적·정신적 건강 및 전반적인 삶의 질 저하'가 행복감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역시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언제 행복을 느끼는지, 또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아사오까 리에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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