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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발생한 브라질산 닭 수입을 금지했다. 이는 브라질 현지의 한 상업용 가금류 사육 시설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함에 따른 조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브라질산 종란, 식용란, 초생추(병아리), 가금육 및 가금생산물 수입을 금지한 상태다. 문제는 브라질산 닭고기가 국내 수입 물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자료를 보면, 2024년 한국은 전체 닭고기 수입량 5만 1474t 중 88%에 달하는 4만 5211t의 닭고기를 브라질에서 들여왔다. 브라질산 닭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업체들은 비상에 걸렸다.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뜩이나 소비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 어려움만 커질 것으로 전전긍긍한다. 외식업계는 벌써부터 브라질산 냉동 닭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지역에서 치킨집을 운영 중인 A 씨는 "브라질산 냉동 닭다리살을 구하려고 하는데, 가격이 기존보다 1kg당 2000원이나 올랐다"며 "많게는 30%까지 폭등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순살 치킨집을 운영 중인 B 씨도 "뼈 있는 치킨은 대부분 국내산이고, 순살 치킨은 브라질산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일 텐데 브라질산 닭을 받아쓰는 업체들은 거의 다 요 며칠 오른 가격 때문에 머리가 아픈 경우가 허다하다"며 "안 그래도 공공요금에 배달비 등으로 손에 남는 게 별로 없는 상황에서 브라질산 닭을 원재료로 쓰는 가게들은 다 한숨만 쉬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브라질산 닭을 주로 사용하는 업체들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큰 치킨 업체들은 대다수 국내산 닭고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닭 순살을 주로 사용하는 소형 치킨 프렌차이즈나 닭갈비, 닭강정 업체 등에서 가격 인상이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국내산 닭을 사용하는 업체들은 큰 변화는 없겠으나, 소형 업체들은 닭강정부터 순살치킨, 닭갈비 등 여러 품목에서 가격 인상을 하지 않으면 손익구조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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