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 저렴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정부의 증시 부양책 등이 코스피를 함께 끌어당겼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알테오젠, HLB 등 충청권 상장사도 좋은 흐름을 타는 중이다. 한동안 소외되던 2차전지주가 치솟으면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등도 완연히 되살아나고 있다. 지배구조, 자본시장 유동성, 산업 경쟁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시선이 바뀐 게 결정적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는 21대 대선 이후엔 경기 민감 업종까지 매수했다. 그렇다고 2000년대 초반 이래 꾸준히 관찰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이 완전히 해소된 징후는 아니다.
'3000피(코스피 지수 3000 이상)' 시대가 다시 열렸으나 선진국 시장 편입까진 까마득하다. 외환·자본시장 개선 조치 등 시장에서의 이행은 미진한 수준이다. 추경 편성과 맞물린 내수 부양 등 정책적 동력에도 주목해야 한다. 지역 상장사들의 증시 활황은 실적 기반이기보다 투자심리 개선에서 비롯된 결과다. 증시 부양 동력을 살리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
중장기적인 상승의 근본 변수는 한국 증시가 신흥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시장규모, 경제발전도와 시장 접근성, 특히 외국인 투자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4000피 시대를 향해 힘이 계속 실리려면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증시 활황을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읽는 건 자유다. 국내 시장에 대한 지금의 기대감을 실망으로 전환시키지 않길 바란다. 진짜 변수는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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