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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범 담양군의원 |
때 이른 폭염에 지쳐가며 사실상 장마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던 중에 이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역대급 괴물폭우가 폭염에 지친 민심에 큰 상처를 냈다.
담양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었던 2020년 수해 당시 이틀 동안의 누적 강수량은 546.9mm(최대 641.5mm, 봉산면)를 기록했고, 인명피해 2명, 도로와 하천, 관광 시설과 주택 등 집계된 피해액 규모는 약 1100억원에 달했다.
2020년 수해와 비교해도 이번 폭우 피해는 결코 가볍지 않은 수준이다. 지역 곳곳이 물바다로 변하면서 엄청난 피해가 속출했다. 도로가 침수되고 토사가 유실되고, 하천시설이 붕괴되는 등 동시다발 피해에 속수무책이었다. 농작물과 각종 시설, 농경지 침수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다행히도 저지대에 위치한 마을 주민들을 신속하게 대피시키는 등 선제적 조치로 인명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정부는 지난 20일 복구대책지원본부를 가동하면서 복구 지원체계로 전환하며, 피해지역을 최대한 빠르게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22일 저녁 이재명 대통령은 담양을 포함한 6개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다. 정부의 신속한 결단을 환영한다.
폭우 기간 담양은 전남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지역이며 피해규모 역시 가장 큰 지역이다. 큰 피해로 망연자실한 군민들에게 특별재난지역 지정이 주는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 피해주민의 생계안정을 위한 지원, 의료·방역·방제, 세금혜택 등 재난구호와 복구에 필요한 행정·재정·금융·의료 상의 특별지원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재난 복구 비용의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되어 재정여건이 열악한 지역의 예산 운용에 숨통을 트이게 할 수 있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정치적이고 상징적인 조치를 넘어, 피해 극복을 위한 실질적인 회복의 시작을 의미한다. 군민들이 빠른 시일 내에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이제는 폭우 피해에 대한 정확한 집계와 복구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시간이다.
언제 그랬냐는 듯 또 폭염이다. 역대급 폭염과 극한 호우, 기록적인 열대야, 예기치 못한 폭설과 같은 이상기후는 이제 이례적인 현상이 아닌 일상적인 현상이 됐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은 갈수록 예년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이번 폭우가 재난 예방 시스템, 행정의 대응방식을 혁신하고 재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철저하게 대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기범 담양군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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