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천동 폐 상가건물 붕괴…노후·방치 건물 안전 점검 '구멍'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대전 유천동 폐 상가건물 붕괴…노후·방치 건물 안전 점검 '구멍'

22일 저녁 유천동 붕괴 건물 1970년대 건축돼 10년여 간 공실
빈집 외 폐상가건물 등 장기 방치 건물 정기 조사, 점검조치 없어
공사 장기 중단 뿐아니라 노후·공실 장기화 건물도 확인 필요성

  • 승인 2025-07-23 17:39
  • 수정 2025-07-23 17:57
  • 신문게재 2025-07-24 6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유천동 건물 붕괴
22일 저녁 중구 유천동 2층 규모 건물이 붕괴돼 소방당국이 출동한 모습 (사진=대전소방본부 제공)
22일 대전 중구 유천동 일대에서 10여 년 간 방치상태였던 2층짜리 폐 상가 건물이 무너져 소방에 위험신고가 잇달아 접수됐다.

이 같은 폐 건축물이 재개발과 원도심 공동화로 늘면서 붕괴나 화재, 청소년 비행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지만, 빈집 외 방치된 건물에 대한 정기 안전 점검이나 정비·활용 사업은 없어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대전소방본부와 중구청에 따르면, 전날인 22일 오후 8시 19분께 중구 유천동의 한 2층짜리 폐건물이 붕괴 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다행히 건물 내부와 주변에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건물 앞 도로까지 자재가 무너져 소방과 경찰, 중구청, 한전 직원 등 50명이 동원돼 이날 오전까지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무너진 건물은 1976년 8월 사용 승인된 오래된 건축물로 과거 유흥업소 건물로 쓰이다가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업소 폐업 후 10여 년 간 공실 상태였다. 올해 5월 소유주가 바뀐 후 건물 내 리모델링 작업 중 붕괴 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건물 부지는 재개발 사업 구역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문제는 이같이 원도심에 장기간 방치된 건물이 늘고 있으나 지자체에서 빈집 외에 오래된 폐건물에 대한 현황 조사나 안전 점검은 따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빈집의 경우 지자체에서 5년에 1번씩 정기 실태 조사를 진행한다. 관련 법에 따라 빈집 수 파악과 안전등급을 매기고 하위 등급인 공·폐가는 소유주 동의를 구한 후 국고 및 지자체 사업비를 투입해 주차장, 주민 쉼터 등으로 정비·활용할 수 있다. 빈집이 강력 범죄나 청소년 일탈 장소로 활용되지 않도록 경찰과 협력해 안전점검도 한다. 올해 중구청 역시 중부경찰서와 289곳의 안전 조사를 실시했고 이중 위험도가 높은 20곳에 대해 지속적인 순찰과 철거 작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빈집 특별법과 농어촌 정비법에 따라 가정주택이었던 공·폐가를 대상으로만 이뤄지고 있다.

이외 용도의 폐건물들은 법적으로 정기적인 실태 조사나 사전 안전 점검에 대한 규정이나 주체가 따로 없다. 건축물 관리법 규정상 구청에 위험 신고나 민원이 들어와야지만 건물주에게 보수·보강, 철거 통보를 하거나 소유주와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 건축 심의를 통해 행정대집행을 하는 정도다. 대전시도 공사 작업이 장기 중단된 폐건축물에 대한 현황 자료는 갖고 있지만, 그 외 방치 건물에 대한 데이터는 관리하지 않았다.

최근 집중호우와 강풍으로 폐건물의 구조물 낙하 사고도 잇따르고 있는 만큼 지어진 지 오래되고 사람의 손길이 장기간 닿지 않은 폐건물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조사와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지난 2월, 10년 이상 흉물로 방치된 동구 성남동의 현대그랜드오피스텔 건물 역시 부식된 창문 등 낙하사고, 건물 붕괴 등을 우려한 주민들의 민원이 다수 제기됐으나, 경찰이 특별순찰구역으로 지정한 것 외에 지자체의 추가적인 안전 조치는 없었다.

송복섭 한밭대 건축학과 교수는 "지자체의 안전 점검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민간의 소유물 관리"라며 "건물 구조를 모르면, 리모델링 업체가 손을 대다 전날처럼 사고가 날 수 있는데, 부동산 거래 시 건물 도면도 같이 전달해야 한다는 규정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이번 붕괴 사고를 계기로 재발 방지를 위해 유천동 일대에 폐 건축물이 많은 만큼 구청 안전 자문단에 의뢰해 전체적으로 안전 점검을 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KTX 세종역 카드 폐기...CTX 2개 노선 현실화하나
  2. 여섯권 수첩에 담긴 자필 일기 223편… '김대중 망명일기' 발간되다
  3. 꿈돌이 라면, 막걸리 이어 ‘꿈돌이 호두과자’ 출시
  4. 희망의책 대전본부, 제18회 우리 대전 같은 책 읽기 올해의 책 선정
  5. 대전 6개 교사·공무원노조 "정치기본권 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
  1. 가장 더운 대서…펄펄 끓는 도로
  2. 충남 수해지역 도움 손길 이어져
  3. 35도 폭염에 오전부터 대전·충남 온열질환자 속출
  4. 충남대 '대외협력추진위원회' 위원 41명 위촉… 지역사회 연계 강화
  5. 안철수, "보 철거보단 지류 정비하는 쪽으로"… 이재명 4대강 재자연화 재검토 필요

헤드라인 뉴스


행복청, `행정수도청` 격상? 행정수도특별법 통과에 달렸다

행복청, '행정수도청' 격상? 행정수도특별법 통과에 달렸다

2006년 개청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20년 만인 2026년 '행정수도청'으로 격상된 조직으로 탈바꿈할지 주목된다. 행복청은 2030년 세종시 국책사업 완성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으나 수년째 2000억 원 안팎 예산으로 축소된 조직을 운영해왔다. 행정수도청이란 새 이름 부여는 5월 1일 조국혁신당, 6월 24일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행정수도특별법'의 연내 통과 여부에 달려 있다. 2003년 12월 신행정수도건설특별조치법 이후 22년 만인 올해 12월 국회 문턱을 다시 넘는다면, 명실상부한 행정수도 완성에 한걸음 더..

장동혁 “12·3 비상계엄 민주·국힘 모두 책임”… 대표 출마선언
장동혁 “12·3 비상계엄 민주·국힘 모두 책임”… 대표 출마선언

국민의힘 장동혁 국회의원(충남 보령·서천)은 23일 12·3 비상계엄 유발의 책임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에게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인재 양성 시스템 구축과 지지 기반이 취약한 지역 인사 중용 등의 공약도 제시하며 소위 ‘영남 자민련 탈피’도 강조했다. 장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박물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계엄은 수단이 잘못되기는 했지만,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끊임없이 의회 폭거를 저지른 민주당에 커다란 책임이 있고 그에 맞서 제대로 싸우지 못하고 내부총질만 일삼았던 국민의힘에게도 나머..

행복청, `대통령실·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 대응
행복청, '대통령실·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 대응

행복청이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의사당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을 전제로 한 실행 로드맵을 추진한다. 행정수도 추진을 공약으로 내건 대통령실과 이미 국회법에 따라 관련 절차를 실행 중인 국회 사무처 협의를 전제로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대통령 세종 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완공 시기는 각각 2029년, 2033년으로 지연될 전망이다. 문재인·윤석열 전 정부 당시에는 각각 2027년 완공으로 제시된 바 있다. 강주엽 행복청장은 23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대통령 집무실의 경우, 처음엔 부분 이전으로 검토를 했던 적도 있다. 지금은 완전 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자연을 느끼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숲속의 문고’ 개장 자연을 느끼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숲속의 문고’ 개장

  • 온열질환자 발생 대비 구급 물품 점검 온열질환자 발생 대비 구급 물품 점검

  • 가장 더운 대서…펄펄 끓는 도로 가장 더운 대서…펄펄 끓는 도로

  • 꿈돌이 라면, 막걸리 이어 ‘꿈돌이 호두과자’ 출시 꿈돌이 라면, 막걸리 이어 ‘꿈돌이 호두과자’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