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세종시 하수도 요금 전국 최고… 이유는?

  • 정치/행정
  • 세종

'행정수도' 세종시 하수도 요금 전국 최고… 이유는?

지난해 t당 1106.6원… 가장 비싸
신규시설 감가상각비 비중 높고
인구 적어 이용률 낮은것도 영향
내년에도 인상 지속 '요금 현실화'

  • 승인 2025-08-17 11:02
  • 이은지 기자이은지 기자
작업1
왼쪽부터 세종시 조치원 공공하수처리시설과 전의 공공하수처리시설. /출처=세종시설관리공단
2024년 세종시 평균 하수도 요금이 1106.6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평균 요금이 696.2원인 것을 고려하면 1.6배에 달하는 수치인데, 시는 2026년까지 단계적 인상을 계획하고 있어 앞으로도 요금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17일 환경부 2024년 하수도 통계자료를 보면, 전국 17개 시·도 중 하수도 요금이 가장 높은 지역은 t당 1106.6원을 기록한 세종시로, 852.8원인 전년보다 무려 33%(253.8원) 인상됐다. 충청권에선 충북이 875.1원으로 두 번째로 높았고, 대전 706.9원, 충남 696.3원 순이다. 전국 평균 요금은 696.2원 수준이다.

이 같은 결과에도 세종시 하수도 요금 인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시가 2020년부터 2026년까지 요금 현실화 계획을 추진하면서 단계별 인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요금 현실화율은 평균 요금을 연간 부과량당 총괄 원가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적자율이 높아져 자립도가 낮은 것으로 해석된다.

시는 그간 공기업 재정 건전성 제고를 이유로 매년 요금 현실화율을 조금씩 끌어 올려왔다. 2020년 15.74%에 그쳤던 현실화율은 2021년엔 22.21%, 2022년 29.39%, 2023년 30.42%, 2024년엔 39.17%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적자를 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는 "매년 단계적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난해 결산 당기 순손실액이 418억 원에 달해 앞으로도 현실화율을 높여 나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사실상 세종시의 하수도 요금 현실화율(39.17%)은 타 광역지자체와 비교하면 최하위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전국 평균 현실화율은 45.3%로, 대전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98%, 충북은 40.8%, 충남은 23.7%로 매우 낮았다.

요금현실화율
세종시가 제공한 연도별 현실화율. 사진=세종시 제공.
세종시가 전국 최고 하수도 요금을 기록한 데에는 신규 시설 감가상각비 비중이 타 지자체보다 높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에 따르면 지역 공공하수처리장 25개소 중 처리용량이 높은 상위 7개소가 2012년 출범 이후 건설됐다. 건설공사비 인상 시기와 맞물려 조성된 탓에 막대한 공사비가 투입됐으며, 이에 더 많은 비중의 감가상각비가 적용됐다는 설명이다.

또 회계원칙상 시설물 감가상각비를 하수도 요금 원가에 적용하고 있는데, 타 지자체의 경우 내용 연수가 지난 시설물 이용 시 감가상각비를 적용하지 않고 있으나, 세종시의 경우 신규시설이 대부분이라 감가상각비가 더 많이 반영되고 있는 어려움도 있다는 것.

도농 복합 도시 특성에 따른 비용 문제도 높은 하수도 원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도시화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하수도 원가는 낮다. 인구 밀도가 낮으면 하수처리구역이 넓어져 관망구축과 유지 관리에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등 하수처리시설 설치·유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아서다. 실제 2023년 서울 및 6대 광역시와 경기도 평균 원가가 994원인데 반해, 기타 도 지역 평균원가는 2394원에 이른다.

하수처리 이용률이 낮은 것도 하수도 요금이 높은 또 다른 요인이다. 시의 시설용량은 하루 17만 6677t이지만, 평균 처리량은 11만 728t에 그쳐 이용률은 62.6% 수준이다. 현재 '39만 명' 정체기를 겪고 있는 세종시로선 인구 증가 등 안정화 단계까지는 원가 상승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만약 2026년 요금 현실화율을 51%까지 끌어올릴 땐, 가정용 하수도 요금은 1500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시민 삶과 밀접한 공공요금 인상 부담 완화를 위해 지자체 차원의 심도 높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종시는 "앞으로 하수도 요금과 관련해 설비자산 등 현재 자산가치에 맞게 재평가 후 요금 현실화를 지속 추진할 지 여부를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상수도와 하수도는 도시의 물 관리 체계를 이루는 두 축이다. 상수도는 사람이 마시거나 생활·산업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공급되는 깨끗한 물을 관리하는 시설과 제도, 하수도는 생활하수와 산업폐수, 빗물 등을 모아 처리·배출하는 시설과 제도를 각각 뜻한다.
세종=이은지 기자 lalaej2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집값 31주 연속 하락
  2.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가을맞이 키즈 프로모션 등 다채
  3. 대전신세계, 유튜버 여수언니 론칭 브랜드 봄날엔 팝업스토어 연다
  4. 롯데백화점 대전점, 꿈씨상회 팝업스토어부터 가을패션 제안 행사 등 눈길
  5. 대전 신세계, 여름 특집으로 다양한 프로모션 혜택 '팡팡'
  1. 갤러리아타임월드, 더위 잡을 상품과 프로모션으로 고객몰이
  2. 천안법원, 장모의 신체 일부 몰래 촬영한 20대 사위 '징역형'
  3. 천안시, 하반기 읍면동 평생학습센터 운영위원회 개최
  4. "일본군 탈출 광복군 투신한 아버지, 손자들에게 알려줄래요"
  5. 천안시, 운전지구 배수개선사업 본격 추진

헤드라인 뉴스


전세사기 업자와 금융기관 뒷거래 혐의…검찰, 새마을금고 임직원 기소

전세사기 업자와 금융기관 뒷거래 혐의…검찰, 새마을금고 임직원 기소

대전 깡통주택과 전세사기 범행의 자금줄이라고 의심 받아온 대전지역 모 새마을금고에서 전·현직 임직원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낮은 담보와 신용평가 점수임에도 대가를 받고 대출 가능 한도를 넘어서는 대출을 승인해 전세사기 범죄가 시작될 수 있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대전지검 공판부(부장검사 최정민)는 14일 대전지역 최대 규모의 모 새마을금고 이사장 A(60대)씨를 불구속 기소하고, 전 전무이사 B(50대)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또 B씨의 이부형제이면서 브로커 역할의 건설업자 C(38)씨를 구속기소하고, 자금세탁을..

전국 각지에서 찾아… `직장인 밴드 대전` 16일 대망의 본선
전국 각지에서 찾아… '직장인 밴드 대전' 16일 대망의 본선

중부권 최대 직장인밴드 음악경연 대회인 '2025 직장인 밴드 대전'이 한층 더 화려해진 무대로 찾아온다. 중도일보 주관으로 열리는 직장인 밴드 대전은 대전 대표 축제인 '0시 축제' 기간 마지막날인 16일 대전 중구 우리들공원 특설무대에서 대망의 본선이 진행된다.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직장인 밴드대회는 대전을 넘어 중부권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나라 각계각층에서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는 직장인들의 잠재돼 있던 끼와 열정을 발산, 미래 발전 동력으로 삼고 지역 문화 중흥을 위해 마련됐다. 특히, 첫 대회 때..

신임 교육부장관에 최교진 세종교육감 지명...최종 인선 주목
신임 교육부장관에 최교진 세종교육감 지명...최종 인선 주목

3선의 최교진(72) 세종시교육감이 13일 이진숙 후보 낙마 이후 신임 교육부장관에 지명됐다. 이재명 정부는 그동안 걸어온 이력과 일선 교육 경험,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 충청권 인사 안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 다른 인사 2명 외 다른 지역 교육 인사도 후보군에 올랐으나, 최종적으로 최 교육감으로 무게 중심을 실었다. 최 교육감은 그동안 혁신학교와 고교 상향 평준화, 공교육 강화, 초등학교 학력 시험 폐지, 캠퍼스형 고교 설립, 고교 학점제 선도적 시행 등으로 세종형 교육의 모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통행 방해하는 인도 위 쓰레기 통행 방해하는 인도 위 쓰레기

  • 천 개의 마음 모여 완성한 대형 태극기 천 개의 마음 모여 완성한 대형 태극기

  • 국군간호사관학교 67기 생도 ‘나이팅게일 선서’ 국군간호사관학교 67기 생도 ‘나이팅게일 선서’

  •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 대전서 표심 경쟁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 대전서 표심 경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