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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산군(山君) 법률사무소 변호사 |
한국갤럽이 2월 18일부터 2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해 반대 의견이 55%로 찬성 의견 34%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기관이 8월 4일부터 6일까지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해서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매우+다소)'라는 응답이 67%로 나타났다고 한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찬성하는 측은 즉각적인 소비 유도로 경기의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마중물'이란 펌프로 지하수를 끌어올릴 때 먼저 붓는 소량의 물을 의미한다.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마중물에 해당하는 돈이 필요한데, 국민 몇 명이 움켜쥔 거액의 금은보화가 아니라 전 국민이 사용하는 빵값이 그 마중물로 적합하다는 것입니다. 즉,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틔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소비쿠폰은 일반적인 현금 지원과 달리 사용처를 제한할 수 있어 특정 지역이나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돈을 효과적으로 분배할 수 있다. 이는 취약계층의 경제적 숨통을 먼저 틔우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나아가 소비쿠폰의 그 상징성으로 인해 소비 심리 회복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민들이 소비쿠폰을 통해 당장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지속적인 소비 활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반대하는 측의 의견에 따르면, 소비쿠폰 정책은 경제 회복의 '마중물'이 아닌 '언발에 오줌을 눈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국민들의 소득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되지 않는 한 소비쿠폰이 종료되면 다시 소비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한다. 즉, 국민들에게 잠시 인공호흡기를 붙인 것일 뿐 인공호흡기를 떼어내면 숨을 쉴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소비쿠폰의 혜택을 받는 사람이나 업종, 그렇지 못한 사람 또는 업종을 구별하는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기 어렵고, 그러한 구별 자체가 불평등이고 차별한다는 지적이다. 즉, 국민들 중 일부에게만 곧 있으면 떼어내버릴 인공호흡기를 붙여준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나아가 소비쿠폰을 위해 정부는 30조 500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는데, 이러한 재정부담을 감수할 만큼 경제적·과학적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즉, 정부가 당장 국민의 인기만을 얻기 위한 이른바 포퓰리즘(populism) 정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찬성하는 의견도 반대하는 의견도 일견의 타당성을 가지고 있기에 실질적인 경기 부양 효과를 낼 수 있는 지 여부에 대해서 누구도 예단하기 어렵다. 큰 숨을 계속 몰아쉴 수 있도록 체력을 키우면 좋겠지만, 당장 작은 숨조차 쉬기 어렵다면 일단 인공호흡기를 붙여야 한다. 개인적으로 경기 부양을 위해 당장 뭐든 해봐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어찌 되었건 기왕에 시행된 정책인 만큼 뚜렷한 경기 부양 효과를 보여주기를 기대하며, 오늘 퇴근길에 동네 빵집에서 우유 식빵을 사는데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사용하려고 한다. /이승현 산군(山君) 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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