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일하던 초임계 유체, 알고 보니 액체 덩어리

  • 전국
  • 부산/영남

균일하던 초임계 유체, 알고 보니 액체 덩어리

포스텍 등 초임계 유체 비평형 상 분리 관측
한 시간 살아남는 나노 클러스터 존재 입증

  • 승인 2025-09-28 10:18
  • 김규동 기자김규동 기자
사진
초임계 유체에서 액체와 유사한 상태로 분리돼 존재하는 나노 클러스터(빨간색) 및 중성자 빔 산란 신호에 대한 모식도.


포스텍 연구팀이 초임계 유체 내부에서 나노미터 크기의 '액체 덩어리'가 최대 한 시간 동안 존재한다는 사실을 관측해 초임계 유체에서의 비평형 상 분리 현상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이 대학 첨단원자력공학부·물리학과 윤건수 교수 연구팀은 한국원자력연구원 장종대 박사팀, 경희대 하민영 교수,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 도창우 박사팀과 함께 지금까지 단일상으로 여겨졌던 초임계 유체에서 액체와 유사한 상태로 분리돼 존재하는 나노 클러스터들의 실체를 실험적으로 규명했다.

이 실험은 우리나라의 중성자 연구 시설인 '하나로(HANARO)'의 '중성자 소각 산란' 장치를 활용했다.



온도 및 압력을 임계점 이상으로 높였을 때 나타나는 특수한 상태인 초임계 유체는 액체와 기체의 경계가 사라져 상 분리가 발생하지 않는 하나의 균일한 상태라고 오랫동안 알려져 왔다.

최근 시뮬레이션 연구에 따르면 초임계 유체가 평형 상태, 즉 온도·압력·농도 등이 일정한 상황에서는 '기체에 가까운 상'과 '액체에 가까운 상'으로 구분되는 세부 영역이 있다는 결과도 제시됐다.

하지만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초임계 유체는 대부분 압력과 온도가 변화하는 비평형 상태에서 사용된다. 이러한 조건에서의 상 분리 현상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크립톤 기체를 고압력으로 압축해 초임계 유체를 만들고 시간에 따른 중성자 산란 신호의 변화를 정밀하게 관찰했다.

그 결과, 초임계 유체 내부에 액체상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평균 1.3 나노미터 크기의 클러스터가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

이는 크립톤 원자 약 30개가 뭉쳐진 크기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 클러스터들이 약 1시간 이상의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로써 연구팀은 초임계 유체가 단상으로만 존재한다는 지금까지의 통념을 깨고 동적 환경에서는 상 분리 현상이 일어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이 입증한 비평형 상 분리 현상을 진단하고 제어한다면 초임계 유체를 활용하는 공정을 더욱 정밀하게 설계하고 제어할 수 있다.

실제 산업에 쓰이는 초임계 유체는 대부분 비평형 흐름 상태이다. 이때 나타나는 미세 액체 클러스터는 세정력, 용해력, 열전달 효율 등에 큰 영향을 준다.

이는 반도체 세정 공정, 제약 공정과 식품 가공, 발전소 열유체 시스템, 로켓 엔진 개발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또 초임계 유체 상태로 존재하는 금성의 대기나 지구 지각 내부의 고온·고압 환경에서도 비슷한 유체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건수 교수는 "중성자 산란을 이용해 초임계 유체의 비평형 상 분리 현상을 실험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라며 "산업 공정뿐 아니라 행성 대기, 지각 내부 유체 등 자연계의 극한 환경 이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김규동 기자 korea80808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진보교육감 단일화기구 시민회의 "맹수석·정상신 단일화 방해 즉각 중단하라"
  2. “예술 감수성에 AI를 입히다” 목원대 ‘실감형 콘텐츠 혁신 허브’로 뛴다
  3. 봄철 화재 늘어나는 시기… 소방 특사경·경찰 수사 범위 논의 필요성
  4. 충남대병원장 임용후보 조강희·복수경 교수 추천…재활의학과 강세
  5. 베스트셀러 윤준호 작가, 북콘서트 개최…대전서 '성황'
  1. [르포] 창립 50주년 기계연, 일상 작업 학습한 AI 로봇이 심부름·분리수거 척척
  2. 여상수 목원대 AISW융합대학장 “AI 시대엔 기술 이해하는 예술가 필요”
  3. 대전 선화동 어린이보호구역서 음주운전 도주 피의자, 검찰 송치
  4. 충남도, AI기반 연구 인프라 구축 청신호
  5. [내방] 오재덕 대전지방보훈청장

헤드라인 뉴스


이 대통령 “충남·북, 대전 통합 경제권·행정체계 고민해봐야”

이 대통령 “충남·북, 대전 통합 경제권·행정체계 고민해봐야”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충남·북, 대전까지 통합해서 하나의 거대한 경제권, 행정체계를 만들어볼 거냐는 한번 고민해보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첨단·바이오 산업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의 중심, 충북’이라는 주제로 열린 ‘충북의 마음을 듣다’에서 충남과 대전의 행정통합이 “급정거를 한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도시들이 경쟁력을 올리려면 광역화가 시대적 추세가 됐다”며 “충청도 지금 대전, 세종, 충남·북으로 많이 나누어져 있는데, 지역 중심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지역연합..

`세종지방법원` 건립 박차, 2031년 정상 개원
'세종지방법원' 건립 박차, 2031년 정상 개원

세종지방법원 건립 사업이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 단계를 거치면서, 2031년 3월 정상 개원 궤도에 진입한다.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국회의원(세종시을·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은 세종지방법원 건립을 위한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가 마무리되고, 최종 사업 규모와 사업비 확정 소식을 전해왔다. 향후 설계와 공사 등 후속 절차가 순차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란 점도 설명했다. 지방법원 건립 사업은 오는 5월 설계공모 공고를 시작으로 2026년 9월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 착수, 2028년 하반기 공사, 2030년 하반기 준공 로드맵으로 나아간다. 이후 준..

지난해 대전 고교생 한 명당 월평균 사교육비 76만 원 썼다
지난해 대전 고교생 한 명당 월평균 사교육비 76만 원 썼다

지난해 대전 지역 초중고 학생 사교육비를 조사한 결과, 학원 수강 등 사교육에 참여하는 고교생 한 명당 월평균 76만 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은 중학생 사교육비가 전국 평균보다 높았으며, 사교육 참여율도 서울권 다음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적으로 사교육 참여율은 전년보다 감소했으나, 참여 학생들의 지출 비용은 증가해 사교육비 부담만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교육부와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충청권 4개 시도 사교육 참여 학생 1인당 월평균 지출비용은 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떨어진 기름값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떨어진 기름값

  • 반갑다 야구야! 반갑다 야구야!

  • 내가 최강소방관 내가 최강소방관

  • ‘저희 동아리가 만든 자동차랍니다’ ‘저희 동아리가 만든 자동차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