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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성광 원장 |
산업혁명 이후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대량 사용과 농업, 축산 등 인간 활동이 증가해 이산화탄소, 메탄 등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급증했다. 태양 에너지는 지구 표면에 도달해 일부가 흡수된 후 우주로 방출되는데, 이때 대기 중 고농도의 온실가스가 방출 에너지의 일부를 흡수·저장해 지구의 기온이 상승한다. 이렇듯 인류가 배출한 온실가스에 의해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기후변화가 일어난다는 '온실효과 이론'은 이제 거의 정설이 되었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국가들은 2015년 UN 기후변화협약 제21차 당사국총회에서 파리협약을 체결하고,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하로 제한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또한, 2018년에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목표(Net Zero)도 수립했다. 이후 한국, 미국, EU, 일본 등 주요국들은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을 선언하고, 2030년까지의 자발적인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제출했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각국이 제출한 NDC를 합해도 파리협약의 제어 목표인 1.5℃보다 높은 2.4~2.6℃ 상승이 예상되어 추가적인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각국의 NDC 이행 현황을 평가한 2024년 보고서에서는 1.5℃ 제한 경로로 가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연간 배출량을 42% 감축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파리협약의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미국의 행보는 각국의 노력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미국은 2025년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즉시 파리협약에서 탈퇴했으며, 이어 차량 연비 기준과 전기차 세제 혜택을 대폭 철회하는 등 온실가스감축목표 준수 부담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 같은 미국의 움직임을 빌미로 일부 국가는 파리협약에서 이탈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인다. 자칫 이러한 경향이 전 세계로 파급되는 도미노 효과까지 우려된다.
더구나, 최근 AI의 활용 확대로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가 급증해 기후변화 대응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현재 계획 중인 전 세계 데이터 센터는 오픈AI의 '스타게이트' 데이터 센터만도 10 기가와트(GW) 규모로 총 전력 수요는 수십 GW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추가 전력 수요는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지체시키고, 전력망 부족을 일으켜 기후변화 대응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
기후변화는 해수면 상승으로 저지대 해안국들의 침수 위험을 높이고, 폭염, 태풍, 가뭄, 홍수 등 극심한 기상 이변과 생태계를 변화시켜 인류 건강과 식량 안전을 위협한다. 특히 취약계층과 저개발국에 더 큰 피해를 줘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경제 발전으로 화석에너지 사용이 늘면 온실가스 배출도 늘어나는데, 경제 성장과 Net Zero를 동시에 이루기 위해서는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중요하다. 2050년 Net Zero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청정기술의 개발 및 글로벌 차원의 정책과 실천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미국과 같은 패권 국가와 주요국들이 확실한 의지를 갖고 NDC를 충실히 이행해야 하며,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탈산소 정책도 중요하다.
아울러,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AI Big Tech 기업들은 Apple이 몇 년 전부터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데이터 센터 등 자사 시설뿐만 아니라 직접 통제하기 어려운 공급망 단계에서도 100% 청정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지키지 않는 업체에 대해 사실상 시장 접근을 막아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작금의 상황에서는 Net Zero 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이룰 수 없는 허상을 좇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포기한다면 더 큰 대가를 치를 것이 자명하다. 지난여름 날씨가 앞으로 남은 내 생애에서 가장 시원한 날로 기록되지 않았기를 희망하며./양성광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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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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