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달콤한 간식보다 멋진 한걸음, 보행자의 날

  • 정치/행정
  • 대전

[기고] 달콤한 간식보다 멋진 한걸음, 보행자의 날

김종명 대전시 철도건설국장

  • 승인 2025-11-16 10:20
  • 신문게재 2025-11-17 18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clip20251112085732
"11월 11일" 하면 제일 먼저 어떤 날이 떠오르는가? 대개는 어느 기업이 마케팅 목적으로 만들어낸 'ㅇㅇㅇ데이'나,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지정된 '농업인의 날', 혹은 그 홍보 아이디어인 '가래떡 데이'를 떠올리곤 할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데이'들에 가려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또 하나의 법정기념일이 있다. 바로 "보행자의 날"이다. '지속가능 교통물류 발전법' 제40조에 따라 지정된 보행자의 날은 '사람의 두 다리를 연상한다'하여 매년 11월 11일로 지정되었으며, 단순히 걷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날을 넘어, 도시 교통체계가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변화해야 함을 일깨워주는 뜻깊은 날이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러닝과 저녁을 먹고 가벼운 마음으로 나서는 산책은 우리 일상의 건강한 습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걷기와 달리기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일상의 힐링이 되고 있으며, 걷고 달리는 길은 통행 공간을 넘어 안전하고 아름다운 도시의 품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거기에 더해 소위 말하는 전국의 '핫플레이스'들을 살펴보면 특별한 공통점이 있다. 유명한 맛집이나 명소도 있겠지만, 그 저변에는 그 장소들이 걷기 좋고 머물기 편한 거리라는 사실이다. 서울의 명동, 전주의 한옥마을, 대전의 으능정이 거리처럼 사람 중심의 거리가 곧 도시의 명소로 자리 잡고 있는 것처럼

걷기 좋은 곳에 사람이 많이 모이고, 사람이 많이 모이니 그곳이 '핫플레이스' 가 되어 결국 도시의 경쟁력이 된 것이다.

대전시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도시의 공간을 차량에서 사람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보행환경 개선사업과 보행자 우선도로 조성사업이다.

먼저 시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둔산동 타임월드 일원에 보도 신설 1.6km, 보도 정비 1.4km 등의 보행환경 개선사업을 시행했다.

총 36억 원의 국·시비를 투입한 이 사업으로 타임월드 일대는 보행 친화적 거리로 새롭게 태어났으며,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찾는 대전의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는 국·시비 총 40억 원을 투입하여 법원 앞 일원의 낡은 도로 약 75,000㎡에 보도 확장, 녹지대 철거 후 쉼터 등을 조성하여 사람이 머물고 쉴 수 있는 거리를 만들기 위해 기본 및 실시설계와 공공디자인 심의 등 관련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2022년부터는 보행자 우선도로 조성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중이다. 현재까지 대덕구 중리동로 등 총 9개소의 보행자 우선도로를 조성하였으며, 올해는 중구 계룡로 일대 이면도로 180m 구간을 대상으로 총 1억 6천만 원의 특교세·구비를 투입해 보행자 우선도로로 정비할 계획이다. 이 사업의 목표는 오

류동 먹자골목과 서대전역 인근 보·차도가 구분되어 있지 않은 도로에 보행 친화적 포장, 교통정온화 시설 설치 등으로 안전사고 예방 및 주변 상권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보행환경 개선사업과 보행자 우선도로 조성사업은 단순한 도로 정비가 아니다. 사람이 걷는 속도에 맞춰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최근 도시디자인의 방향은 명확하다. 이동 중심의 거리보다 사람의 체온이 느껴지는 거리, 스쳐 지나가는 공간이 아닌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슬리퍼와 같은 편한 복장으로 각종 여가·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주거 권역을 이르는 신조어로 슬리퍼와 세권을 합친 신조어 "슬세권"이 생겨날 만큼, 자동차가 시속 50km로 쏜살같이 지나가는 거리보다, 사람이 천천히 걸으며 상점에 들르고, 카페에 앉아 쉬며, 이웃과 눈인사를 나눌 수 있는 거리를 가진 도시가 살아 있는 도시, 경쟁력 있는 도시인 것이다.

최근 우리 시는 '2025 아시아 최고 가성비 여행지' 9위, 5개월 연속 도시 브랜드 평판 1위에 이어, 시민 만족도 조사에선 8개월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할 만큼 살기 좋은 도시가 되었다. 이러한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걸어서 행복한 도시 조성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오늘 보행자의 날을 맞아 달콤한 간식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울글 불긋 단풍이 물든 가로수길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트램 급전 방식 논란 여전…공론화 필요 목소리
  2. "더는 버티기 어려워"… 대전 서남부터미널, 폐업 재신청
  3. 대전 유성구 주민 기획 13개 동 '마을 축제' 개최
  4. 대전 수소트램 ‘유지냐 변경이냐’…민선 9기 고심
  5. 수사 중요성 커졌는데 '베테랑'은 부족… 대전경찰 인사 시험대
  1. 대전 복용동 염소 축사서 화재…일대 정전 복구중
  2. 충남대 국립공주대 통합 밑그림… 학내외 의견수렴 이어져
  3. 세종도시교통공사 '내부 갑질' 논란 반복… 자정 시스템 없나
  4. [기고] 대학 간 경계 허무는 충청권 국립대 연합체계
  5. [문화 톡] 갈마도서관 직원들의 웃는 얼굴을 보며

헤드라인 뉴스


`초고령사회` 코앞 충청권, 5년새 요양병원 21곳 문닫아

'초고령사회' 코앞 충청권, 5년새 요양병원 21곳 문닫아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19%를 넘어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대전에서 노인 의료서비스를 담당해 온 요양병원이 감소하고 있다. 충청권 요양병원은 최근 5년간 21곳 줄어 종합병원과 병원이 증가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병원 입원 중심의 돌봄에서 벗어나는 의료 개편이라는 시선과 함께 중증의 노인·장애인 진료환경이 악화되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260병상의 한 요양병원이 이달 말 폐원을 앞두고, 남은 입원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이원 조치가 한창 이뤄지고 있다. 2010년 설립해 2014년 한때..

김민석 첫 충청행보 세종… `행정수도 설계자` 이해찬 정치 유산 잇는다
김민석 첫 충청행보 세종… '행정수도 설계자' 이해찬 정치 유산 잇는다

더불어민주당 사령탑에 오른 김민석 신임 당대표가 취임 후 첫 충청권 방문지로 행정수도 세종을 찾았다. '행정수도 설계자'로 일컫는 이해찬의 정치적 유산을 계승하겠단 의지와 함께, 민주당의 연속 집권을 위한 정치적 방향성을 선언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특히 행정수도특별법 당론 채택과 세계 유일의 'AI 국회'를 표방한 세종의사당 건립 의지를 밝힌 만큼, 김 대표가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민주당의 실천 의지를 얼마나 구체화할지 지역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민석 대표는 20일 오전 세종시 은하수공원에 안장된 故 이해찬 전 국무..

충남 아산 삼성전자 신규 반도체 제조공장 내달 착공
충남 아산 삼성전자 신규 반도체 제조공장 내달 착공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첫 번째 발걸음이 인공지능(AI) 첨단산업 거점으로 떠오른 충남에서 시작된다. 충남도 차원에서의 행정 지원에 힘입어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공장(FAB)이 당초 계획보다 한 달 이상 일정을 앞당겨 다음 달 첫 삽을 뜬다. 도는 19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홍종완 도 행정부지사 주재로 2026년 제8회 충남도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아산시 배방읍 북수리 일원 삼성전자 온양캠퍼스 증설(개발행위 규모초과)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심의 통과로 삼성전자는 온양캠퍼스 내 38만 9825㎡ 부지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폭발물 테러 및 화재 대응 훈련 폭발물 테러 및 화재 대응 훈련

  • 공공디자인 공모전 작품전시회…8월 27일까지 전시 공공디자인 공모전 작품전시회…8월 27일까지 전시

  • ‘대덕정수장의 시민공원화 조성 약속을 이행하라’ ‘대덕정수장의 시민공원화 조성 약속을 이행하라’

  • 다시 찾아 온 폭염…참새들의 ‘여름 피서’ 다시 찾아 온 폭염…참새들의 ‘여름 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