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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Chat GPT 생성 |
필리핀 크리스마스의 중심에는 오랜 전통인 '심방가비(Simbang Gabi)'가 자리한다. 아홉 밤 동안 이어지는 새벽 미사를 위해 사람들은 해가 뜨기 전 성당으로 향한다. 피곤함이 묻어 있어도 서로에게 건네는 작은 미소가 그 모든 수고를 잊게 한다. 신앙과 희망, 그리고 미사 뒤에 맛보는 비방카와 푸토 붐봉은 이 계절만이 주는 독특한 기쁨이다. 심방가비는 마치 "우리는 또 한 해를 잘 견뎌냈습니다. 이제 새로운 빛을 함께 맞이합시다"라고 말하는 듯하다.
거리뿐 아니라 집집마다 걸린 별 모양의 파롤(Parol) 역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완성한다. 꼭 완벽한 모양일 필요는 없다. 그 아래서 이웃들이 나누는 따뜻한 인사와 작은 정이야말로 파롤이 만들어내는 가장 큰 빛이다. 이 순간들은 공동체를 한층 더 단단하게 이어 준다.
가정 안으로 들어가면 그 온기는 더욱 깊어진다. 크리스마스이브 밤, 식탁에는 노체 부에나(Noche Buena)가 차려진다. 햄, 케소 데 볼라, 스파게티, 과일 샐러드 등 화려하지 않더라도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만큼 따뜻한 순간은 없다. 가족들은 한 해 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감사하며, 서로의 존재를 다시금 소중히 여긴다.
필리핀의 크리스마스는 조용히 말한다.화려함만이 빛이 아니라고.때로는 은은한 빛이 더 오래 마음을 비춘다고.
골목길에 걸린 파롤의 부드러운 조명처럼, 식탁 앞에서 마주 보는 가족의 웃음처럼, 밤하늘 아래 캐롤을 부르는 아이들의 목소리처럼 말이다.
그리고 한 해가 저물어 갈 때, 이 계절은 다시 한번 속삭인다."당신은 집에 있습니다. 당신은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따뜻한 빛은 오래도록 당신과 함께할 것입니다." 김유라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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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미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