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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훈희 경제부 차장 |
#2. 어느 학교에나 우등생과 열등생이 있는 것처럼, 서울과 같은 흐름은 대전에서는 둔산이 맡고 있다. 대전의 상징적인 계획도시이자 대전의 강남으로 불리는 곳이다. 최근엔 노후계획도시정비 기본계획이 공개와 함께 재건축 열풍이 불면서 선도지구인 둔산권으로만 시선이 쏠린다. 부동산을 돌다 보면, 둔산 이야기뿐이다. 모든 투자 수요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 지 오래다. 둔산지구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마다 건설사들의 현수막이 몰려 있는 것은 물론, 아파트단지마다 주민 동의율을 위한 작업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이미 거래량도 쏠린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서구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47건으로, 전년 동월(413건) 대비 10.7% 증가했다. 도안이나 인근 재개발 지역 관계자들도 둔산 쏠림에 대한 우려를 경계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양극화는 고질적인 문제다. 지난달 서울의 5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34억 3849만 원으로, 대전의 5분위 평균값(7억 977만 원)보다 4.84배 높았다. 시선을 좁혀 대전을 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전 집값은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둔산은 수요가 몰리고 있다. 반면, 그 외 자치구에선 미분양이 꾸준하다.
양극화는 앞으로도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읽은 '부동산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나'라는 책에서 저자 마이크 버드는 "지금까지 토지의 덫을 피한 나라는 거의 없었다. 그리고 그 덫에 걸려들고 나서 빠져나오는 데 성공한 나라 역시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책에선 "집이라는 부는 그 어떤 부와도 다르고 장기적으로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아쉽게도 저자의 이 첫걸음은 우리 사회에선 통용되지 않을 수 있다. 줄어드는 보상, 위험한 생산 활동과 반대로 집은 가장 안전한 부의 축적 수단이기 때문일 테다. '부동산 시장 불패(不敗)'로 시장 양극화 간극을 줄이려면 정부의 정책과 대안은 물론, '내 집 마련의 꿈'이란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조훈희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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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