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베트남으로 향하는 한국 외식기업들

  • 오피니언
  • 프리즘

[프리즘] 베트남으로 향하는 한국 외식기업들

김대옥 햇잎푸드 대표

  • 승인 2026-01-27 10:28
  • 신문게재 2026-01-28 19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김대옥 햇잎푸드 대표
김대옥 햇잎푸드 대표
최근 몇 년 사이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 외식기업의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그 흐름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산업 트렌드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대전에서 시작한 '한마음정육식당'을 필두로 보배반점, 두끼, 뚱보집, 팔각도, 유성갈비, 맛찬들 등 다양한 브랜드가 이미 베트남 시장에 안착했거나 진출을 진행 중이다. 현재도 베트남 주요 도시에서는 한국 외식 브랜드를 염두에 둔 상가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한국 외식기업들이 베트남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요인은 국내 외식업계가 처한 구조적 한계다. 인건비, 원자재 가격, 임대료 상승이라는 이른바 '3중고'는 이미 오래전부터 외식업 전반을 압박해 왔다. 여기에 과도한 경쟁까지 더해지며 창업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장사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곧바로 유사 콘셉트의 브랜드가 인근에 들어서며 경쟁이 심화하는 구조도 문제다. 이로 인해 외식업 창업은 더는 안정적인 자영업의 선택지가 아닌,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영역이 되고 있다.

두 번째 요인은 한류의 영향이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한류 가운데서도 베트남은 특히 한국 문화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국가다. K-팝과 드라마, 영화 등 대중문화는 물론이고, 박항서 감독과 김상식 감독으로 이어진 축구 열풍은 한국에 대한 호감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이러한 긍정적인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과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음식은 이제 베트남에서 '낯선 외국 음식'이 아니라 하나의 트렌디한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세 번째 이유는 베트남 현지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사례의 존재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무한리필 떡볶이 전문점 '두끼'다. 두끼는 현재 베트남 전역에서 약 130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주말이면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로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진출 후 7년이 지난 지금도 신규 고객 유입과 반복 구매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베트남 외식시장의 잠재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베트남 현지 외식시장을 둘러보면 코로나 이전부터 영업을 시작해 10년 이상 운영 중인 식당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외관이나 인테리어는 1990년대를 연상케 할 만큼 낡아 보이지만, 매장은 여전히 활기가 넘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경쟁업소가 아직 많지 않기 때문이다. 고객의 선택 폭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검증된 맛을 제공하는 기존 매장은 자연스럽게 단골을 확보하게 된다.

이처럼 현재 베트남 외식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경쟁의 부족'에 있다. 물리적으로 매장 수가 많지 않고, 특정 메뉴나 콘셉트에 대한 시장 선점 효과가 여전히 유효하다. 물론 향후 도시 개발과 도로 확충, 상권 형성이 본격화되면 경쟁은 점차 치열해질 것이다.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와 현지 브랜드가 동시에 성장하며 시장 환경도 빠르게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한국 외식기업에게 베트남 진출의 최적기라 할 수 있다.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기 전, 브랜드를 선점하고 현지화 전략을 구축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베트남 외식시장은 단순한 해외 진출 대상이 아니라 한국 외식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베트남 진출의 성공은 인접한 동남아 국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호주까지 진출할 수 있는 지리적 위치에 있다. 외식업을 한다는 것을 한국 내에서는 단순한 생계를 위한 일로 생각하지만, 베트남에서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외식 창업을 통해 사업을 운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베트남 내 외식기업이 다국적 외식기업인 졸리비에 인수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베트남의 쌀국수와 커피 전문점이 이미 졸리비에 인수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베트남에 외식업으로 진출하는 것이 작게 보면 생계일 수 있지만, 좀 더 넓게 본다면 한국 외식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시장에서 자사를 홍보하고 보완할 수 있는 중의적인 기회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김대옥 햇잎푸드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계룡시, 8월 1일 ‘2026 팥빙수 축제’ 개최
  2. 중수청 수사인력 충원 윤곽나오나… 대전중수청 직급별 인원은 아직
  3. [독자권익위원 칼럼] 클래리티 법안과 스테이블 코인
  4. 장윤기 사건 후속 전수조사 대전서 1건… 제한된 조사방식 한계
  5. 대전 중소병원 신축·확장 등 변화 잇달아…31년 전통 연합정형외과 '변화'
  1. ‘더위 조심하세요’
  2. 목원대 동문 웹툰, '김부장'·'광장' 잇단 흥행으로 경쟁력 입증
  3. 여름철 녹조가 미세플라스틱 가속화…KAIST 연구팀 연구논문
  4. 국세청, K-주류 세계화… 국가대표 술, 해외 진출 지원
  5. AI로 연구하고 발표까지…대전과학고 융합 탐구 캠프 운영

헤드라인 뉴스


`세종=행수` 합헌 전환점 맞나…"이 대통령도 합헌 결정 기대"

'세종=행수' 합헌 전환점 맞나…"이 대통령도 합헌 결정 기대"

2004년부터 22년간 제자리걸음인 '행정수도 이전' 위헌 논란, 올해는 끊어낼 수 있을까. 허허벌판 그 자체에서 우여곡절 끝에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성장한 세월은 합헌의 문턱을 가깝게 하고 있다. 43개 중앙행정기관과 15개 국책연구기관 이전이 마무리됐고, 앞으로 7년 이내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시대도 열리기에 충분한 명분도 갖췄다. 정치권과 학계의 인식도 부정과 중립에서 긍정으로 점점 바뀌어 가고 있다. 위헌 논란 극복의 선결 조건은 하반기 국회에서 행정수도특별법이 제정되는 데 있다. 이후 다시 위헌 시비에 휘말려도, 합..

충청서 첫 성적표 받는 與 당권주자들…충청 현안 해결 약속할까
충청서 첫 성적표 받는 與 당권주자들…충청 현안 해결 약속할까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첫 순회경선지인 충청권 순회경선을 하루 앞둔 가운데 당권 주자들의 시선이 충청권으로 쏠리고 있다. 김민석·정청래·송영길 후보가 연일 충청권을 찾으며 당심 공략에 나선 가운데 지역에서는 이번만큼은 실질적인 현안 해결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8월 1일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2026 대전광역시당 정기당원대회'와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충청권 순회경선 합동연설회'를 잇따라 개최한다. 앞서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충청권 권리당원 투표를 진행해 1일에 충청권 투표 결과와 함께 대전..

집중호우 뒤 폭염 덮친 밥상… 충청권 잎채소값 `껑충`
집중호우 뒤 폭염 덮친 밥상… 충청권 잎채소값 '껑충'

7월 중순 집중호우에 이어 폭염까지 겹치면서 잎채소를 중심으로 농산물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특히 이번 집중호우로 전국 농작물 침수 피해가 충청권에 집중된 만큼 지역 산지의 생산 차질이 이어지며 당분간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국 평균 소매가격 기준 청상추(100g)는 1567원으로 한 달 전(1083원)보다 약 44.7% 올랐다. 열무(1㎏)는 3195원으로 전월(2323원) 대비 37.5% 상승했고, 오이(10개)는 1만66..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한성숙 총리, ‘충청권을 반도체 성장축으로’ 한성숙 총리, ‘충청권을 반도체 성장축으로’

  • 민선9기 재정혁신 발표하는 허태정 대전시장 민선9기 재정혁신 발표하는 허태정 대전시장

  • ‘더위 조심하세요’ ‘더위 조심하세요’

  • ‘여름 휴가 떠납니다’ ‘여름 휴가 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