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일이 만난 사람]황태규 전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우석대 미래융합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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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일이 만난 사람]황태규 전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우석대 미래융합대학 학장)

·대전. 충남 통합의 과제와 미래, 균형발전 전문가에게 묻다
"행정통합 넘어 국가중추 재설계로"
통합 광역정부 이름은 '중앙특별시(가칭)' 또는 '센트럴 스테이트'로
통합은 대한민국 국가 운영 구조 한 단계 업그레이드

  • 승인 2026-02-08 21:31
  • 신문게재 2026-02-09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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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전시와 충남도의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통령이 충남 타운홀미팅에서 직접 필요성을 언급했고, 현 정부 균형발전 전략인 '5극 3특' 구상에서도 가장 앞선 핵심 사업으로 거론됐다. 여기에 지역 국회의원들과 대통령의 면담까지 이어지며 통합 논의는 단순한 지방 이슈를 넘어 국가 아젠다로 격상되는 분위기다. 이 통합이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인지, 아니면 대한민국 공간 구조를 바꾸는 중대한 전환점인지를 짚기 위해 노무현 정부 시절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정책을 담당했고,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균형발전비서관으로 활동하면서 새로운 균형발전 정책을 설계하고 추진했던 전문가를 만났다. 현재 우석대학교 미래융합대학 학장인 황태규 교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황태규 학장에게 대전· 충남 통합의 의미와 과제, 그리고 대한민국 미래 구조 속에서의 역할을 물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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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 학장님, 최근 대전· 충남 통합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통합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지금 논의되는 통합은 단순한 행정 효율 차원의 통합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인구가 줄어드니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식으로 설명하지만, 그 정도로는 이번 변화를 담아내기 어렵습니다. 이번 통합은 대한민국 국가 운영 구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체제 전환'의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수도권 집중은 그동안 성장의 동력이었지만 동시에 국가 리스크를 키워왔습니다. 주거, 교통, 교육, 환경 부담이 한계에 다다랐고, 정책과 자원이 한 곳에 과도하게 쏠리면서 지역은 기회 자체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제2의 수도권'이 아니라, 국가 기능을 분담하고 연계하는 새로운 중추 구조입니다. 대전과 충남의 통합은 바로 그 실험을 가장 현실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모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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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그렇군요. 많은 분들이 이번 통합을 '행정구역 통합'으로만 이해합니다. 학장님은 이를 '국가중추 재설계'라고 표현하셨는데, 무슨 의미인가요?

▲선진국일수록 국가의 중심 기능은 하나의 도시에 몰려 있지 않습니다. 정치·행정 중심, 산업·혁신 중심, 문화·국제 중심이 분담되면서도 긴밀히 연결됩니다. 이런 구조가 국가 전체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입니다. 대전· 충남 통합은 단순히 두 지방정부를 합치는 것이 아니라, 행정, 과학기술, 산업 기능을 하나의 광역 시스템으로 묶는 시도입니다. 이것은 지역 확대가 아니라 국가 운영 기능을 재배치하는 일입니다. 저는 그래서 이 공간을 기존의 '충청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새로운 '국가중추 축'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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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학장님, 이 구조에서 세종의 역할도 중요하게 거론됩니다. 세종과 대전· 충남 통합은 어떤 관계입니까?

▲세종특별자치시는 이미 다수 중앙부처가 이전하면서 중앙행정 기능의 상당 부분이 자리 잡았습니다. 국회 세종의사당, 대통령 집무 기능 이전 논의까지 이어지면서 세종은 '행정도시'를 넘어 '행정수도 기능 완성' 단계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행정만으로 국가는 돌아가지 않습니다. 결정이 내려지면, 그 결정을 기술과 산업으로 현실화해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대전과 충남의 역할이 결정적입니다. 세종이 '결정의 중심'이라면, 대전과 충남은 '실행의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세종·대전·충남이 연결될 때 행정과 과학기술, 산업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진정한 국가중추 구조가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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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대전과 충남은 각각 어떤 강점을 갖고 있고, 이번 통합을 통해 어떤 시너지가 발생할까요?

▲대전시는 대한민국 최대 연구개발 거점입니다.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정부출연연구기관, 국공립 연구기관, 수많은 연구소 기업이 집적돼 있습니다. 기초 연구부터 응용,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혁신의 모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충남도는 제조업과 산업 기반이 탄탄합니다. 최근 수년간 대규모 기업 유치가 이어졌고, 디스플레이, 자동차 부품, 국방 관련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 역량을 축적해 왔습니다.

연구는 기술을 만들고, 산업은 그것을 생산하며, 시장은 이를 확산시킵니다. 통합은 이 세 요소를 하나의 광역 시스템 안에서 연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이 지역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행정·과학기술·산업을 한 공간에서 연계해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갖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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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투자유치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까요?

▲매우 큰 변화가 생깁니다. 지금까지 지역의 투자유치는 세제 혜택, 부지 제공 같은 인센티브 중심 경쟁에 가까웠습니다. 그렇지만 중앙행정 기능이 인접한 광역권에서는 기업이 정부와 함께 제도 실험을 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됩니다. 규제 개선, 신기술 실증, 제도 특례 같은 정책 실험이 공간적으로 밀착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단순히 "비용을 줄여줄 테니 와라"가 아니라 "국가와 함께 미래 산업 제도를 설계하자"는 방식으로 투자유치의 성격이 바뀌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공장 유치를 넘어, 제도 혁신과 산업 발전이 동시에 일어나는 공간으로 성격이 전환된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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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과 인재 정책 측면에서는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대학 경쟁력은 학과 숫자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연구기관, 기업, 공공기관, 국제 교류가 하나의 인재 생태계로 연결돼야 합니다. 통합 광역권은 이 전 과정을 제도적으로 묶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됩니다.

학생이 이 지역에서 배우고, 연구하고, 창업하고, 취업하고,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행정기관이 가까이 있고,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고, 산업 기반이 탄탄한 곳은 인재가 빠져나갈 이유가 줄어듭니다. 이는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가장 현실적인 인재 전략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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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학장님은 과거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 균형발전 정책을 직접 담당하셨습니다. 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번 통합은 기존 균형발전 정책과 어떻게 다른가요?

▲노무현 정부 시절 균형발전은 '수도권 과밀을 완화하고 지역에 공공기관을 이전하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중요한 성과였지만 여전히 수도권을 전제로 한 분산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혁신도시 고도화’, ‘지역 금융’, ‘지역산업 전략’ 같은 질적 전환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국가 운영 중심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는 단계까지는 가지 못했습니다.

이번 대전· 충남 통합은 한 단계 더 나아간 시도입니다. 수도권의 기능을 일부 옮기는 것이 아니라, 국가 중추 기능을 분담하는 새로운 축을 만드는 일입니다. 저는 이것이 ‘균형발전 3.0’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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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장님은 이번 통합 과정에서 가장 큰 과제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행정 통합 자체보다 더 어려운 것은 '공감대 형성'입니다. 주민들이 "우리 지역이 손해 보는 것 아니냐"는 불안을 갖기 쉽습니다. 그래서 통합의 목적을 '지역 확대'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관점에서 설명해야 합니다.

또 하나는 권한과 기능의 설계입니다. 단순히 조직을 합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기능을 어디에 배치하고, 어떤 권한을 광역 차원으로 올릴 것인지 정교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이 부분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통합은 형식만 남고 실질은 달라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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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장님은 통합 광역정부의 이름으로 '중앙특별시(가칭)' 또는 '센트럴 스테이트' 같은 표현을 제안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설명해주실까요?

▲이름은 단순한 표지가 아니라, 정책의 방향과 국민의 인식을 결정합니다. '충청 통합'이라고 하면 기존 권역 확장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이 통합이 지향하는 것은 행정, 과학기술, 산업, 시민사회가 결합한 국가중추의 형성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리적 개념이 아니라 기능적 개념의 이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행정의 중심, 과학기술의 중심, 산업혁신의 중심이 만나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아야 합니다. 이름부터 국가 단위의 비전을 담아야, 제도 설계도 그 수준에 맞춰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통합 광역정부의 이름으로 '중앙특별시(가칭)' 또는 '센트럴 스테이트' 를 강하게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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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장님, 마지막으로 대전· 충남 통합이 대한민국 전체에 어떤 미래를 열 수 있다고 보십니까?

▲이 통합이 성공하면 대한민국은 수도권 일극 구조에서 벗어나 '다핵 연계 국가'로 전환하는 첫 걸음을 떼게 됩니다. 수도권의 부담은 줄고, 국가 전체의 회복력은 높아집니다. 재난, 안보, 산업 변화 같은 외부 충격에도 더 견고한 구조가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이 더 잘 살기 위한 통합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더 강해지기 위한 통합이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대전· 충남 통합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변화가 단지 두 지역의 미래가 아니라, 대한민국 공간 질서의 미래를 다시 그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통합은 행정기술이 아니라 국가 전략입니다. 지금 우리는 행정구역을 합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구조를 설계하는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대담, 정리 한성일 편집위원(이사)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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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규 학장은 누구?

▲황태규 학장은 1963년 전북특별자치도 임실 출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과 석사, 동국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 박사이다. 현재 우석대학교 미래융합대학 학장으로 재직중이다.,한국농어촌공사 전문위원, SK그룹 U-City위원회 위원, 행정안전부 도서개발선정위원회 위원,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정책연구실 연구위원, 서울 마포구 양화진 복원추진위원회 위원, 우석대학교 관광학과 교수, 제5대 한국사회적기업학회 회장, 농촌진흥청 명예연구관,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기획단장, 대통령비서실 정책실 균형발전비서관, 해양수산부 국가중요어업유산 심의위원회 위원,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평가자문단, 도시재창조시민포럼 대표,(사)한국자원봉사중앙회 전주지부장, 한국음식관광축제추진위원회 위원, 우석대학교 호텔항공관광학과 교수 등을 역임했다. 노무현 정부의 대통령자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정책연구실 연구위원으로 참여해 혁신도시·신활력사업 등 균형발전정책의 원형 설계에 기여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기획단장과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을 맡아 국가 균형발전정책을 총괄했다. 현 정부에서도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 사회2분과 자문위원으로 참여해 새로운 정부의 정책 개발에 힘을 보탰다. 현재도 다수 중앙부처의 자문·평가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또 최근 4년간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기획평가위원으로서 국토연구원, 교통연구원, 농촌경제연구원, 해양수산개발원, 환경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건축공간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의 연구기획·평가를 맡았다. 연구보고서로 ‘행정수도 상징성과 이미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브랜드전략’ 등 국가와 지역 전략에 대한 다수의 연구보고서에 참여했다. 저서로는 국내 최초의 지방정부 마케팅 전문서 『신사고로 펼치는 지방시대』, 지역학 교과서 『지역의 시간』 등 지역학·지역 전략 관련 10권, 그리고 『브랜드 코리아』, 『포용한국으로 가는 길』 등 국가전략서 4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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