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교육 현장 변화의 핵심, '아는 것' 넘어 '이기는 힘'으로

  • 전국
  • 부산/영남

[기자수첩] 교육 현장 변화의 핵심, '아는 것' 넘어 '이기는 힘'으로

부산=김성욱 기자

  • 승인 2026-02-23 10:39
  • 수정 2026-03-06 17:06
  • 신문게재 2026-02-24 6면
  • 김성욱 기자김성욱 기자
photo_2026-03-06_17-04-04
부산=김성욱 기자
오늘날 교육 현장은 방대한 지식을 쏟아내고 있다. 아이들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교과서를 통해 정답을 달달 외운다. 하지만 교실 문을 나서는 순간, 그 '지식'은 힘을 잃는다.

나쁜 줄 알면서도 사이버 불링에 방관자로 머물고, 정직한 노력 대신 AI의 힘을 빌려 과제를 채우는 유혹에 쉽게 굴복한다.

이제 우리 교육은 '무엇을 아느냐'를 넘어, 도덕적 해이와 자극적인 중독을 뿌리치고 스스로를 지켜내는 '이기는 정신'에 주목해야 한다.

◆ 중독과 배제의 공포를 이겨낼 내면의 힘

현대 사회는 아이들에게 독이 돼 유혹하는 것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문제는 아이들이 이를 몰라서 당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숏폼 콘텐츠가 뇌를 자극에만 반응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인지해 행동하려 해도, 즉각적인 쾌락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단톡방의 언어폭력이 인격을 깎아먹는 행위임을 알면서도 또래 문화에서 배제될까 두려워 비겁한 동조자가 돼버린다.

◆ 박제된 정보 넘어 행함의 도구로

이는 개개인이 스스로를 통제하고 분별해낼 내면의 정신력이 약해졌음을 방증한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 사이의 괴리가 깊어질수록, 지식은 삶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박제된 정보에 불과해진다.

선(善)이 무엇인지 알고도 행하지 않는다면, 그 지식은 오히려 삶의 모순을 증명하는 도구가 될 뿐이다.

◆ 화려한 수사보다 강력한 다섯 마디 깨달음

우리는 흔히 수만 가지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이 교육이라 착각한다. 그러나 정작 삶을 움직이는 것은 화려한 수사나 방대한 정보가 아니다.

타인을 가르치기 위해 스스로 깊이 고뇌하고 얻어낸 단 다섯 마디의 진실한 깨달음이, 뜻도 모른 채 읊는 일만 마디의 말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 부모와 교사의 뒷모습이 곧 교육의 본(本)

이러한 깨달음은 결코 말로만 전달되지 않는다. 가르치는 자가 스스로를 먼저 가르치며 살아낼 때, 비로소 그 언어에 생명력이 깃든다. 남은 가르치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은 가르치지 못하는 모순된 태도는 교육의 권위를 무너뜨린다.

지배하고 군림하는 자세가 아니라, 스스로 삶의 본(本)이 돼 묵묵히 앞장서는 뒷모습만이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자녀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말은 교육의 주체인 우리 모두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부모와 교사가 먼저 유혹을 이겨내고 가치 있는 것을 행하는 삶의 본을 보일 때, 아이들은 비로소 '이기는 법'을 체득한다.

이제 교육 공동체는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단순히 지식의 양을 늘리는 교육이 아니라, 유혹 앞에서 당당히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르쳐야 한다.

◆ 머리가 아닌 가슴을 채우는 인생의 방패

교육은 머리를 채우는 과정이 아니라, 가슴을 단단하게 만들어 삶을 지켜내는 방패를 쥐여주는 일이다. 우리 아이들이 세상의 거센 유혹 속에서도 당당히 자신을 지켜낼 수 있도록, 이제 '앎'을 '승리'로 바꾸는 실천적 인성 교육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결국 이기는 힘은 나로부터다. 배움을 멈추지 말고, 오늘도 승리하자."
부산=김성욱 기자 attainuk051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청주서 국내 최초 고고학 대박… 운천동서 고려 ‘청석탑’ 온전하게 나왔다
  2. 담양군, 전남도 예쁜정원 콘테스트 최우수상·우수상 석권
  3. 전쟁 끝났는데 홀짝제 풀리나…차량 2부제 완화 여부 관심
  4. 서산, 123년 전통한옥, 복합문화예술공간 '해미담'으로 재탄생 된다
  5. 충남대 통합 찬반투표 앞두고 쟁점 재점화…17일 대토론회
  1. [현장의 사람들] 불길이 남긴 흔적 쫓아 원인 밝힌다…대전동부소방서 곽맹걸·이태규·김재능 화재조사관
  2. "우주에서 본 지구, 협력이 답이었다" 우주인 이소연 박사 대전ISS서 강조
  3. 성남 원도심, 대규모 정비사업 본격화…도시 균형발전 시험대 오른다
  4. 가축방역 최전선 '공중방역수의사' 처우 개선 '첫 단추' 끼웠다
  5. 충청권 의료현안 정조준 복지부 국립대병원 육성안…상경진료·치료가능 사망률 효능 주목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반도체 패키징 벨트 `호남 투자론`에 제동 우려

충청권 반도체 패키징 벨트 '호남 투자론'에 제동 우려

<속보>=충청권을 중심으로 추진되던 반도체 후공정 투자 구도에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역 사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본보 6월 11일자 1면 보도> 더구나 국가균형발전 기조 속에 정치권을 중심으로 호남권 반도체 투자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충청 정치권에선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투톱의 충청권 기존 투자 계획 이행은 물론 신규 투자 등을 위해선 지역 정치권의 전력투구가 요구된다. 17일 지역 정·관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3년 충남 천안·온양을 첨단 패키..

대전의 아들 황인범 월드컵서 아시아 유일 베스트일레븐 선정
대전의 아들 황인범 월드컵서 아시아 유일 베스트일레븐 선정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눈부신 경기력을 뽐낸 '대전의 아들' 황인범이 월드컵 선수들 중 베스트 일레븐에 뽑히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글로벌 축구 콘텐츠 매체인 '매드 풋볼(MAD FOOTBALL)'은 월드컵 조별리그 A~H조 1차전 중간 베스트 일레븐을 선정했다. 황인범은 4-3-3 포메이션으로 선정된 베스트일레븐에서 미드필더의 한 자리를 차지하며, 아시아권에선 유일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남은 미드필더 두 자리는 자말 무시알라(독일), 페드리(스페인) 등이다. 황인범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청년이 미래-2편] "자연스럽고 안전하게".. 대전시가 잇는 청년들의 인연
[청년이 미래-2편] "자연스럽고 안전하게".. 대전시가 잇는 청년들의 인연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지만, 도대체 어디서 만날 기회를 찾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인연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은 있어도 일상 속에서 만남의 기회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비대면 문화와 개인화된 생활방식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날 접점이 감소한 데다, 학업과 취업 준비, 바쁜 직장 생활 등으로 인해 관계를 형성할 시간적 여유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또한, 온라인 중심의 만남이 늘면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만남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데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새로운 만남'을 갈망하는 청년들을 위해 대전시가 마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 접시꽃에 담긴 여름 접시꽃에 담긴 여름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