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교육 현장 변화의 핵심, '아는 것' 넘어 '이기는 힘'으로

  • 전국
  • 부산/영남

[기자수첩] 교육 현장 변화의 핵심, '아는 것' 넘어 '이기는 힘'으로

부산=김성욱 기자

  • 승인 2026-02-23 10:39
  • 신문게재 2026-02-24 6면
  • 김성욱 기자김성욱 기자
김성욱 증명사진
부산=김성욱 기자
오늘날 교육 현장은 방대한 지식을 쏟아내고 있다. 아이들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교과서를 통해 정답을 달달 외운다. 하지만 교실 문을 나서는 순간, 그 '지식'은 힘을 잃는다.

나쁜 줄 알면서도 사이버 불링에 방관자로 머물고, 정직한 노력 대신 AI의 힘을 빌려 과제를 채우는 유혹에 쉽게 굴복한다.



이제 우리 교육은 '무엇을 아느냐'를 넘어, 도덕적 해이와 자극적인 중독을 뿌리치고 스스로를 지켜내는 '이기는 정신'에 주목해야 한다.

현대 사회는 아이들에게 독이 돼 유혹하는 것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문제는 아이들이 이를 몰라서 당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숏폼 콘텐츠가 뇌를 자극에만 반응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인지해 행동하려 해도, 즉각적인 쾌락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단톡방의 언어폭력이 인격을 깎아먹는 행위임을 알면서도 또래 문화에서 배제될까 두려워 비겁한 동조자가 돼버린다.

이는 개개인이 스스로를 통제하고 분별해낼 내면의 정신력이 약해졌음을 방증한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 사이의 괴리가 깊어질수록, 지식은 삶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박제된 정보에 불과해진다.

선(善)이 무엇인지 알고도 행하지 않는다면, 그 지식은 오히려 삶의 모순을 증명하는 도구가 될 뿐이다.

우리는 흔히 수만 가지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이 교육이라 착각한다. 그러나 정작 삶을 움직이는 것은 화려한 수사나 방대한 정보가 아니다.

타인을 가르치기 위해 스스로 깊이 고뇌하고 얻어낸 단 다섯 마디의 진실한 깨달음이, 뜻도 모른 채 읊는 일만 마디의 말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깨달음은 결코 말로만 전달되지 않는다. 가르치는 자가 스스로를 먼저 가르치며 살아낼 때, 비로소 그 언어에 생명력이 깃든다. 남은 가르치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은 가르치지 못하는 모순된 태도는 교육의 권위를 무너뜨린다.

지배하고 군림하는 자세가 아니라, 스스로 삶의 본(本)이 돼 묵묵히 앞장서는 뒷모습만이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자녀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말은 교육의 주체인 우리 모두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부모와 교사가 먼저 유혹을 이겨내고 가치 있는 것을 행하는 삶의 본을 보일 때, 아이들은 비로소 '이기는 법'을 체득한다.

이제 교육 공동체는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단순히 지식의 양을 늘리는 교육이 아니라, 유혹 앞에서 당당히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르쳐야 한다.

교육은 머리를 채우는 과정이 아니라, 가슴을 단단하게 만들어 삶을 지켜내는 방패를 쥐여주는 일이다. 우리 아이들이 세상의 거센 유혹 속에서도 당당히 자신을 지켜낼 수 있도록, 이제 '앎'을 '승리'로 바꾸는 실천적 인성 교육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본사 (주)레인보우로보틱스 시총 '10조 클럽' 가입
  2. [지선 D-100] '대권주자' 대전충남 통합시장 與野 혈전 전운
  3. 6·3 지선 판세 뒤흔들 대전충남 행정통합 슈퍼위크 열린다
  4. [지선 D-100] 충청 명운 달린 6·3 지방선거… 100일간 열전 돌입
  5. [지선 D-100] 금강벨트 판세 안개 속 부동층 공략 승부처
  1. 대전시 청년만남지원 사업 통해 결혼까지 골인
  2. '구즉문화센터'개소... 본격 운영
  3. 대전 중앙로지하상가 입찰조회수 조작 의혹 '혐의없음'... 상가 정상화 길로 접어드나
  4. 폐지하보도를 첨단 미래농업 공간으로
  5. [지선 D-100] 민주 “충청 100년 비전” vs 국힘 “무너진 정의 회복”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특별법 본회의 앞두고 지역 與野 전면전

대전·충남 특별법 본회의 앞두고 지역 與野 전면전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안이 24일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여야가 또 다시 정면 충돌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둘러싼 공방이 보혁(保革) 양 진영의 장외투쟁으로 확산된 가운데 지역에서도 신경전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전 동구·유성구·대덕구 당협위원장은 이날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지방의회 의견청취 및 주민투표 등 필수적 절차를 누락해 입법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는 위법한 통합법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특히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

대전·충남 `울고`, 세종 `웃고`…건설업계 실적 지역 별 희비
대전·충남 '울고', 세종 '웃고'…건설업계 실적 지역 별 희비

대전·세종·충남지역 건설업계의 지난해 기성 실적이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대전과 충남지역 건설사는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의 영향으로 기성액 규모가 감소한 반면, 세종 건설공사 실적은 상승을 이뤄내면서다. 전반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대전에서는 (주)부원건설과 (주)장원토건, (주)지용종합건설 등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반면, 충남과 세종에서는 오랜 기간 기성액 1위를 지켜오던 기업들이 자리를 내주며 순위 변동이 일어났다. 23일 대한건설협회 대전·충남·세종시회에 따르면 2025년 대전지역 건설업체 기성 실적은 전년대비 1.9% 감소한..

`세종 행정수도` 개헌 불붙나…국민 절반 이상 "수도 규정 바꿔야"
'세종 행정수도' 개헌 불붙나…국민 절반 이상 "수도 규정 바꿔야"

참여정부 시기 관습헌법에 가로막힌 세종 행정수도 완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민 절반 이상이 서울의 영속적 수도 지위 대신 개헌을 원하면서다. 이는 역으로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상당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모든 권역에서 우리나라의 수도 규정 방식을 바꾸자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6·3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 요구 여론이 높은 만큼, 세종 행정수도 지위 부여에 관한 개헌안 역시 투표 대상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사무처는 지난 5~20일 18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01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101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 설 연휴가 남긴 ‘쓰레기 산’ 설 연휴가 남긴 ‘쓰레기 산’

  • 제9회 지방선거 기초자치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 등록 제9회 지방선거 기초자치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 등록

  •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에 쏠린 눈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에 쏠린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