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몸이 먼저 아는 봄의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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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광장] 몸이 먼저 아는 봄의 신호

오선정 충남대 이학박사, CMB 'Dr.oh의 에브리핏' 진행자

  • 승인 2026-03-11 10:14
  • 신문게재 2026-03-12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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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정 충남대 이학박사
겨울이 물러가고 봄이 다가오면 가장 먼저 달라지는 것은 기온만이 아닙니다. 낮의 길이가 서서히 길어지기 시작합니다. 계절의 흐름 속에서 낮이 밤보다 길어지는 시점을 향해 가는 절기가 바로 춘분이지요. 그보다 앞선 시기, 경칩을 지나며 자연은 이미 봄을 준비합니다. 겨울잠을 자던 생명이 깨어나고, 얼어 있던 땅도 서서히 풀리며 계절의 변화는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우리 일상에 스며듭니다.

햇살이 길어지는 변화는 단순한 자연현상에 그치지 않습니다. 사람의 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며 겨울 동안 짧은 낮과 추운 날씨 속에서 사람들의 생활은 대체로 실내 중심이 됩니다. 바깥 활동은 줄어들고 움직임도 자연스럽게 감소하지요. 그 사이 근육은 조금씩 긴장과 경직을 반복하며 활동성을 잃기 쉽게 됩니다. 그런 이유로 겨울이 끝날 무렵이 되면 몸이 무겁게 느껴지거나 쉽게 피로해지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낮의 길이가 길어지고 늘어나기 시작하면 몸의 리듬도 서서히 변합니다. 햇빛을 더 오래 받게 되면서 생체리듬이 조정되고 활동에 대한 욕구도 자연스럽게 높아지지요. 사람들은 특별히 의식하지 않아도 바깥으로 나가고 싶어지고, 걷거나 움직이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납니다. 그래서 봄의 문턱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 있습니다. "날도 좋은데 소화도 시킬겸 밖에 나가서 좀 걸을까?"라는 말이지요.

이때 가장 좋은 변화는 거창한 운동 계획이 아니라 작은 움직임입니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가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며, 점심시간에 잠깐이라도 햇빛을 받으며 걷는 것만으로도 몸의 리듬은 달라집니다. 하루 20~30분 정도의 걷기만으로도 겨울 동안 줄어들었던 활동량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걷기는 특별한 장비가 필요하지 않고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운동입니다.

햇빛을 받으며 걷는 시간은 몸뿐 아니라 마음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줍니다. 햇빛은 기분을 안정시키는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주고, 규칙적인 움직임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만듭니다. 결국, 길어진 햇살 속에서 한 걸음 더 걷는 일은 단순한 산책 이상의 의미입니다.

계절은 늘 우리보다 먼저 움직이며 땅속의 생명이 깨어나고, 나무의 가지에 작은 변화가 생기며, 햇살의 길이가 조금씩 늘어납니다. 이러한 자연의 흐름 속에서 사람도 다시 움직임을 회복해야 하겠지요. 겨울 동안 잠시 멈추었던 걸음을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래서 봄의 시작은 달력 속 날짜가 아니라 우리의 발걸음 속에서 완성됩니다. 햇살이 길어질수록 걸음도 길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겠지요. 계절이 열어 놓은 길 위에서 한 걸음 더 내딛는 순간, 우리의 몸도 비로소 봄을 맞이하게 된답니다.

이러한 변화는 비단 신체적인 활력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의 벽을 허무는 데에도 '걷기'는 최고의 처방전이 됩니다. 우리 마음속에 정체되어 있던 생각들도 발걸음의 리듬에 맞춰 서서히 유연해지기 때문입니다. 햇살 아래를 걷다 보면 복잡했던 고민은 어느덧 단순해지고, 그 자리에 봄바람 같은 여유가 스며드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봄날의 산책은 타인과의 연결을 다시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혼자만의 사색도 좋지만,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과 보폭을 맞추며 나누는 대화는 겨울 동안 소홀했던 관계에 온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봄의 진정한 시작은 달력 속 날짜가 아니라, 문을 열고 나서는 우리의 첫 발걸음 속에서 비로소 완성됩니다. 가만히 느껴보세요. 몸이 먼저 봄의 신호를 알고 세포들이 나가자고 재촉하는 것 같지 않나요? 오늘부터 점심식사 후 산책하러 나가는 그 소박한 실천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거창한 준비 없이도 계절이 활짝 열어 놓은 길 위에서 경쾌한 발걸음을 내딛는 것으로 찬란한 봄의 연주는 시작됩니다.

지금부터 여러분들에게 겨울 동안 굳어있던 몸을 깨우는 전신 순환 운동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자세한 운동법은 qr 코드를 참고해 주세요. 모든 동작은 무리하지 않고, 본인에게 맞게 진행합니다./오선정 충남대 이학박사, CMB 'Dr.oh의 에브리핏' 진행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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