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명월은 어디로 갔나” 방치된 광산, 책임 미루는 행정과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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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명월은 어디로 갔나” 방치된 광산, 책임 미루는 행정과 기업

시멘트 산업 뒤에 가려진 방치된 산림 훼손, 복구 미루는 기업·손 놓은 행정에 주민들 ‘한숨’

  • 승인 2026-03-30 10:14
  • 수정 2026-03-30 14:03
  • 신문게재 2026-03-31 17면
  • 전종희 기자전종희 기자

제천과 단양 지역의 시멘트 광산들이 복구 없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심각한 환경 훼손을 야기하고 있으며, 특정 업체는 재가동 가능성을 명분으로 복구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단양군은 행정 절차상의 이유를 들어 실질적인 해결책 없이 허가 연장만 반복하고 있어, 방치된 현장을 지켜보는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훼손된 자연을 회복하기 위해 기업의 복구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강력한 행정 조치와 당국의 명확한 결단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시멘트 개발로 인한 헐벗은 자연 경관
단양군 매포읍 골프장에서 올려다 본 가동을 멈춘 A시멘트사의 광산. (사진=전종희 기자)
제천시를 상징해 온 '청풍명월'의 명성이 무색해지고 있다. 박달재 정상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여전히 맑은 공기와 시원한 조망을 품고 있지만, 그 아래 드러난 현실은 처참하다. 산림은 곳곳이 파헤쳐져 헐벗었고, 자연은 복구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제천과 인근 단양군은 과거 석회석 자원을 기반으로 시멘트 산업이 번성하며 지역 경제를 견인해 왔다. 그러나 그 성장의 이면에 있던 환경 훼손은 이제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산업은 쇠퇴했지만, 자연은 회복되지 못한 채 그대로 남겨졌다.

특히 단양군 매포읍 일대 A시멘트 공장 광산은 문제의 핵심이다. 해당 광산은 '잠정 휴업'이라는 이름 아래 사실상 장기간 방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복구 작업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허가 연장은 반복되고 있지만, 책임 있는 조치는 찾아보기 어렵다. 기업이 복구 비용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사실상 시간을 끌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A시멘트 업체 측은 "완전히 중단된 것이 아니라 언제든 재가동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직원이 단 2명뿐인 상황에서 이러한 해명은 설득력을 잃는다. '가동 가능성'이라는 명분 뒤에 복구 책임을 미루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행정의 태도다. 단양군은 "허가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반복할 뿐,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수차례 협의가 있었다는 설명과 달리, 가시적인 변화는 전무하다. 결국 시간만 흐르는 사이 환경 훼손은 심화되고,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현장을 지켜보는 주민들의 불만은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 "시멘트 생산은 멈췄는데 복구는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목소리는 단순한 불평이 아닌, 행정과 기업 모두를 향한 강한 경고다.

전문가들은 더 이상 경제 논리를 이유로 자연 훼손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형식적인 협의가 아니라, 복구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강력한 행정 조치다. 허가 연장이든, 복구 명령이든 명확한 결단 없이는 현재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

매포읍 골프장에서 올려다본 광산의 모습은 이러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계약 기간이라는 이유로 결정을 미루는 행정, 복구를 최대한 늦추려는 기업. 그 사이에서 훼손된 자연은 누구의 책임도 아닌 채 방치되고 있다.

'청풍명월'이라는 이름을 되찾기 위해서는 더 이상의 미온적 대응은 용납될 수 없다. 자연이 감당 해온 대가를 이제는 인간이 책임져야 할 때다. 지금 이 순간에도 늦어지고 있는 복구는 단순한 지연이 아니라, 명백한 방치다.
단양=이정학·제천=전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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