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기술을 넘어 가치를 세우다: AX 시대, 기독교 대학의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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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기술을 넘어 가치를 세우다: AX 시대, 기독교 대학의 사명

유천성(한남대 대학원장)

  • 승인 2026-05-07 08:59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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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천성(한남대 대학원장)
교육과 연구, 그리고 산업 전반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인공지능 전환(AX, AI Transformation)' 시대가 도래했다. 이제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간의 지능과 판단 영역까지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이러한 거대한 변화 앞에서 우리는 본질적인 질문을 마주한다. 과연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 기술이 모든 것을 효율화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창의성, 감성, 그리고 영성이라는 고유의 영역을 지켜낼 것인가.

성경 잠언은 "하나님을 경외함이 지식의 근본"(잠 1:7)이라고 가르친다. 이는 AI가 쏟아내는 방대한 정보와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지식의 방향을 잡아주는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 또한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하나님과 함께 행하라"(미 6:8)는 말씀은 기술 활용의 목적과 그에 따른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기독교 대학은 바로 이 '지혜'와 '책임'이라는 두 축 위에서 AX 시대의 파고를 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 네 가지 실천적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기술 교육과 신앙·윤리 교육의 유기적인 통합이 시급하다.이제 단순히 AI를 잘 다루는 '기술자'를 기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술을 어떤 가치 위에서 사용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철학적 인재'를 길러야 한다. 이를 위해 신학과 공학이 협력하는 융합 교육, AI 윤리를 기반으로 한 캡스톤 프로젝트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 학생들이 정의와 사랑, 겸손이라는 기준을 통해 기술의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존엄과 공동체의 안녕을 훼손하지 않도록 훈련해야 한다.

둘째, 인간 존엄에 기반한 'AI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기독교 대학은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존귀한 존재라는 '하나님의 형상(Imago Dei)' 정신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 AI 활용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고, 오로지 공동선을 지향하는 운영 원칙을 세워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 차원의 'AI 윤리 헌장'을 선포하고 교육, 연구, 행정 전반에 일관되게 적용해야 한다. 교수와 학생을 포함한 모든 구성원이 기술의 윤리적 사용에 대한 무거운 책임 의식을 공유할 때, 대학은 비로소 기술의 남용을 막는 보루가 될 수 있다.

셋째, 기술보다 '사람'을 세우는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AI가 인간의 지적 기능을 대체할수록, 역설적으로 인간만이 가진 관계성, 공감 능력, 그리고 영성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한다. 기독교 대학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정서지능(EQ)과 서로 다른 문화를 포용하는 문화지능(CQ), 그리고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인성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는 산실이 되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전문가를 넘어, 갈등이 깊어지는 시대에 공동체를 화합으로 이끄는 진정한 리더를 세우는 일이다.

넷째, 학제 간 융합을 통한 사회적 사명을 다해야 한다.AX 시대가 던지는 과제는 한 분야의 지식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을 만큼 복합적이다. 신학, 인문학, 공학이 머리를 맞대고 기술 문명의 부작용에 대한 해답을 모색해야 한다. 이러한 학제 간 협력은 단순한 학문적 교류를 넘어, 무너진 세상을 회복하고 치유하는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에 동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지역사회와 연대하여 AI 기반의 사회적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연구 성과를 공유함으로써 공동선의 실현 역시 중요한 과제다.

결국 AX 시대에 기독교 대학은 기술의 수용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오히려 기술이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 기술은 수단이지만, 방향은 가치에서 나온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지혜와 정의와 사랑의 실천 위에서, 기독교 대학은 거대한 기술 문명을 조율하는 영적 사령탑이 되어야 한다. AX 시대에도 인간의 존엄과 공동선을 지키고, 기술 위에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세우는 일. 그것이 오늘날 기독교 대학에 맡겨진 가장 본질적인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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