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속도를 공청회를 통해 낸다는 배경에는 여야 합의로 법적 당위성이라는 문턱을 넘는 보기 좋은 그림이 있었다. 실상은 그러지 못했다. 국토균형발전의 명분과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팽팽하게 맞선 22년 전의 '신행정수도' 공청회가 더 나았다는 감상마저 든다. 세종시가 사실상의 행정수도 역할을 하는 지금도 의식은 그 시절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을 배제할 수 없다. 국토균형발전과 국가 생존을 위한 시대적 과제라는 인식이 그만큼 부족해서다. 공청회 현장에 나오지 않은 것이 만약 선거와 정치적 계산 때문이라면 더군다나 당당한 자세가 아니다.
공청회를 연 주된 이유는 위헌 논란 해소와 국민 공감대 형성이었다. '위헌 장벽'이 있다면 절차적 대응으로 깨뜨리면 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서울이 수도라는 불문율(관습헌법) 등 헌법적 근거와 행정수도 명문화가 다시 대립하는 모양새로 흘러가고 있다. 국가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실질적인 위헌 요소 등의 법리 검토라는 '핑계' 뒤로 숨지 않아야 한다. 행정수도 세종 완성의 근거가 되는 법적인 해결 의지 자체의 문제다.
이 시점에 개헌이 선행돼야 한다거나 공청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은 시간 끌기에 가깝다. 과거 공청회에서는 국회, 사법부까지 포함한 전면적인 이전을 요구하는 의견이 많았는데 오히려 그때만 못하다. 국민적 공감대를 얻고 길고 지루한 논쟁을 끝내기 위해 행정수도 특별법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 여야의 당론 채택은 입법에 유용한 열쇠가 될 것이다. 법적·정치적 논란을 종식하는 지금 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다. 입법부가 먼저 법적 절차를 밟지 않으면 공청회 다음 스텝까지 꼬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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