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스마트'보다 사람 먼저…용인 신갈오거리 도시재생 5년의 변화

  • 전국
  • 수도권

[기자수첩] '스마트'보다 사람 먼저…용인 신갈오거리 도시재생 5년의 변화

첨단기술보다 시민 체감에 집중…구도심 재생의 새로운 방향 제시

  • 승인 2026-07-02 06:57
  • 이인국 기자이인국 기자
이인국 사진
(사진=이인국 경기본부장)
용인 신갈오거리는 과거 '용인의 얼굴'이었다.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신갈분기점을 품은 이곳은 수십 년 동안 교통과 상권, 행정이 모이는 중심지였다. 그러나 도시가 팽창하면서 중심축은 이동했고, 신갈오거리는 어느새 노후화된 구도심이라는 이름을 안게 됐다.

도시재생은 전국 곳곳에서 추진됐지만 적지 않은 사업이 건물을 새로 짓거나 거리를 정비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막대한 예산을 들이고도 주민들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쉽게 체감하기 어려웠다.

용인특례시가 최근 마무리한 '신갈오거리 스마트 도시재생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접근 방식이 달랐기 때문이다.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5년 동안 추진된 사업은 약 21만㎡ 규모의 신갈동 일원에서 교통과 안전, 환경, 에너지, 도시정보, 공동체 등 5개 분야 11개 사업으로 진행됐다. 사업비는 50억원. 하지만 숫자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사업의 출발점이었다.

행정이 먼저 답을 정해놓고 주민을 설득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주민들이 생활 속 불편을 직접 찾아내고, 해결 방안을 제안하는 일명 '리빙랩'이 사업의 시작이었다.

골목길이 어둡다는 의견은 스마트폴 설치로 이어졌고, 버스를 기다리기 힘들다는 목소리는 스마트 교통 쉼터를 만들었고, 주차 공간을 찾기 어렵다는 불편은 실시간 주차안내 시스템으로 연결하였으며, 횡단보도의 안전 문제는 AI 기반 스마트 횡단보도로 해결책을 찾았다.

현장을 둘러보면 '최첨단 기술'을 과시하는 시설보다 '생활이 조금 더 편해졌다'는 변화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신갈천 산책길에는 기온이 오르면 자동으로 미세 물안개를 분사하는 쿨링포그가 설치됐고, 스마트 쓰레기통은 수거 시기를 데이터로 관리한다.

여기에 더해 재활용품을 넣으면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순환자원 회수 시스템도 주민들의 참여를 자연스럽게 이끌고 있다.

또한 노후주택에는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도입됐다. 거창한 미래도시를 이야기하기보다 시민의 일상 속 불편 하나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주민 참여가 사업이 끝난 뒤의 형식적인 만족도 조사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업 초기부터 주민 워크숍과 생활 실험을 거쳐 의견이 정책에 반영됐고,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수정과 보완이 이뤄졌다.

도시재생은 결국 사람을 위한 사업이다. 아무리 화려한 시설도 주민들이 사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신갈오거리 사례는 스마트 기술이 목적이 아니라 주민의 삶을 바꾸는 수단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민선 8기 이상일 용인시장이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성과물로 평가 받는 이유다.

신갈오거리의 변화가 모든 도시재생의 정답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지역마다 여건은 다르고 필요한 정책도 다르다. 다만 이번 사업은 한 가지 분명한 메시지를 남겼다. 도시를 바꾸는 것은 첨단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어떻게 시민의 일상에 녹여 내렸냐이다.

신갈오거리의 5년은 구도심 재생이 단순한 공간 정비를 넘어 시민의 삶을 바꾸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시간이었다. 용인=이인국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단양 '시루섬 기적의 다리' 14일부터 유료 전환…성인 2천 원
  2. 2030년 완성기 맞는 세종시… 읍면동 활력 도모 방안은
  3. 이번엔 대동교… 트램 공사로 15일부터 왕복 2차로 축소
  4. 성심당에 담긴 대전의 시간, 대학생들의 시선으로 풀어내다
  5. 대전 대동2지구 공공분양 계약 부진… LH, 공인중개사 활용 나서
  1. 대덕구의회 파행에 뿔난 주민과 단식 돌입한 김찬술 구청장
  2. 대전을지대병원 홍준화 교수, 지질·동맥경화 국제학술대회 '미래인재상' 수상
  3. 대전시, 감사위원장 박희진·홍보담당관 강순욱 임명
  4. 건양대병원, 22일 병원에서 유방암 건강강좌 개최
  5. 인력·시설 미비에 중수청 출범 초기부터 ‘진통’

헤드라인 뉴스


세종 2031년까지 중앙행정기관 44곳 이전… 행정수도 발돋움

세종 2031년까지 중앙행정기관 44곳 이전… 행정수도 발돋움

정부가 2031년까지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 등 44개 기관의 세종 이전을 추진하면서, 세종시는 국가 균형발전을 견인하는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도약할 중대한 전기를 맞게 됐다. 수도권 일극체제를 종식하고 세종시를 실질적인 국정운영의 중심으로 만들기 위해 사실상 모든 중앙부처를 집결시키겠단 의지다. 정부는 임시 청사를 활용하는 27개 기관을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이전하고, 나머지 17개 기관은 2031년까지 독립 청사를 신축 후 순차적으로 이전할 방침이다. 특히 정부가 '행복도시법'상 이전 제외기관으로 규정된 외교·통일·국방·법..

與野 코레일 철도공단 국감 KTX·SRT통합 대립각
與野 코레일 철도공단 국감 KTX·SRT통합 대립각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한국철도공사·국가철도공단 국정감사에선 KTX와 SRT의 고속철도 통합 운행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립각을 세웠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두 회사의 통합으로 철도 이용객 편의 증대와 운임 인하 효과가 있었다고 호평했다. 반면, 보수야당인 통합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졸속 추진이라고 혹평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통합 운영 시작 이후 하루 평균 이용객이 전년 대비 12% 늘고 수서축 이용객은 28%가량 증가했으며, 국민 교통비 부담도 약 228억원 절감됐다"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2026] 국감] 지식재산처 국감, `라방 위조상품 판매` 등 쟁점
[2026] 국감] 지식재산처 국감, '라방 위조상품 판매' 등 쟁점

13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지식재산처 국정감사에선 최근 라이브 방송을 통한 위조 상품 판매와 AI를 무단으로 악용하는 상업 서비스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이 쟁점으로 다뤄졌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예전에는 오프라인에서 은밀하게 위조상품을 판매했다면 이젠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라이브 방송을 타고 위조 제품이 널리 퍼지고 있다"며 해외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한 위조 상품 거래 실태와 지식재산처의 단속 및 대응 체계를 점검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위조상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어르신들의 신중한 한수 어르신들의 신중한 한수

  • 기온 뚝…‘겉옷 챙기세요’ 기온 뚝…‘겉옷 챙기세요’

  • 구직자들로 북적이는 대전 일자리박람회 구직자들로 북적이는 대전 일자리박람회

  • 대덕구의회 파행에 뿔난 주민과 단식 돌입한 김찬술 구청장 대덕구의회 파행에 뿔난 주민과 단식 돌입한 김찬술 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