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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섭 서산소방서 소방교 |
국지성 호우는 주로 여름철 대기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강한 상승기류와 높은 습도, 지형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발생한다. 동남아 여행 중 경험해 본 스콜과 비슷한 면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국지성 호우는 짧은 시간 특정 지역에 매우 강한 비가 집중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비와 달리 좁은 지역에 많은 비가 집중되기 때문에 발생 위치와 강도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면 하천이 갑자기 불어나거나 도로가 침수되고, 산사태와 교통마비, 농작물 피해 등 다양한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불과 며칠 전 강원도 인제 백담사 계곡에서 짧은 시간 사이 물이 급격하게 불어나는 영상을 접했다. 또한 8월 15일부터 17일 사이 경남 거제 지역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와 침수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15일 0시부터 17일 오전 8시까지 거제의 누적강수량은 805.7mm로 집계됐다.
필자 역시 친척이 거제 옥포에 거주하고 있어 걱정스러운 마음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또한 2025년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서산 지역에서도 기록적인 폭우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고, 밤을 지새우며 아침까지 현장 출동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렇다면 최근 이처럼 강한 국지성 호우가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후변화와 관련해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기온 상승이다. 기온이 높아질수록 대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이 증가하기 때문에 충분한 수증기가 공급되는 환경에서는 한 번에 더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커진다.
여기에 도시 지역의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열을 저장하면서 발생하는 도시 열섬현상 등 지역적인 환경 요인도 대기 불안정과 강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처럼 기후와 대기, 지형 및 도시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짧은 시간에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갑작스러운 국지성 호우에 안전하게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첫째, 기상정보를 수시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호우주의보나 호우경보가 발효되면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재난문자와 기상청 예보 등을 통해 최신 기상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집중호우는 짧은 시간 안에 도로 침수나 하천 범람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전 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득이하게 이동해야 한다면 기상정보와 함께 교통 및 내비게이션 정보를 확인하고 침수나 통제가 예상되는 도로는 미리 우회해야 한다.
둘째, 평소 이동하는 길의 위험지역을 미리 파악해야 한다. 출퇴근길이나 등하굣길 주변에 침수 위험지역이나 하천 범람 우려지역, 급경사지 등이 있는지 미리 확인하고 가까운 대피로와 대피장소도 알아두는 것이 좋다.
특히 침수된 도로나 지하차도에는 수심이 얕아 보이더라도 절대 진입해서는 안 된다. 물에 잠긴 도로는 실제 수심과 도로의 상태를 육안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차량이 물에 휩쓸릴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차량이 침수되기 시작하면 차량 안에 머무르지 말고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차량에서 벗어나 안전한 높은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최근에는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성 호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평소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장소도 순식간에 위험지역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셋째, 주거지는 사전에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배수구와 빗물받이에 낙엽이나 쓰레기 등이 쌓여 있지 않은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창문과 지붕, 간판 등 강풍에 취약한 시설물도 점검하고, 침수 우려가 있는 주택이나 시설은 비상시 대피계획을 미리 세워두는 것이 필요하다.
저지대 주택이라면 필요에 따라 모래주머니나 차수판 등을 준비하고, 침수 위험이 높아질 경우 전기와 가스 등은 안전수칙에 따라 신속하게 차단할 수 있도록 평소 위치와 사용법을 가족과 함께 숙지해 두어야 한다.
또한 정전이나 단수에 대비해 손전등,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비상식량과 식수 등 기본적인 비상용품을 준비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넷째,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빗길에서는 제동거리가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속도를 줄이고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타이어 마모 상태와 와이퍼 작동 여부 등 차량의 기본적인 상태도 사전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폭우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무리하게 운전하지 말고 안전한 장소에 정차해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침수 위험이 있는 지하차도나 하천 인접 도로는 가능한 한 이용하지 말고 우회해야 한다. 운전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무사히 도착하는 것이다.
이상의 기본적인 네 가지 수칙만이라도 생활 속에서 꾸준히 실천한다면 국지성 호우에 한층 안전하게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재난은 순간의 방심을 틈타 찾아온다. 그러나 평소의 작은 준비와 안전수칙 준수만으로도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나와 가족 그리고 이웃의 안전을 위해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도 극한호우의 위험은 계속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위험을 과소평가하지 않고, 평소부터 대비하는 것이다. 오늘의 작은 준비가 내일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이광섭 서산소방서 소방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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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붕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