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어제만 해도 전북 임실 산불로 18㏊의 산림이 소실됐고, 그저께는 경북 칠곡군에서 큰 산불이 나 100㏊ 이상의 산림을 초토화시켰다. 그제 하루는 대구 경북에서만 140㏊의 산림이, 그 전날엔 부산과 동해안에서 14건의 산불이 발생해 100㏊에 달하는 산림이 삽시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한편에선 나무를 심고, 한편에선 화재로 태워 없애니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도 없다.
모든 게 방심한 탓이다. 오랜 가뭄으로 바짝 마른 산과 들이 ‘불쏘시개’로 변해있는데도 태무심한 탓이다. 건조주의보가 발령되고 특별비상경계령까지 내려진 상황에서 화재가 이어진 것은 대비태세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산불 예방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제대로 감시했다면 이리도 많은 산불이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시민 스스로의 인식전환이 우선 시급하다.
우리나라 산불은 자연 발화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인재(人災)다. 사람만 조심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이번 식장산 산불도 농자재를 태우다 불길이 번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순간의 방심이 주민들을 위험에 몰아넣고 애써 키운 귀중한 산림을 화염에 날려보냈다. 이처럼 산불의 확산력과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올해는 지난해부터 지속된 가뭄으로 산불에 대해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작은 불씨만 튀어도 대형 산불로 번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한다. 모두가 산림감시원이라는 자세로 산불 감시와 예방에 힘써야 하겠다. 당국은 산불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시키고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행정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특별히 경계심을 높여 심상찮은 올해 산불 상황에 잘 대처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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