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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의 친견법회가 5월 5일 마무리되고 일본으로 반환된다. 사진은 시민들이 부석사 불상 친견 모습. (사진=중도일보DB) |
서산 부석사(주지 원우스님)는 5월 5일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을 금동관음보살좌상이 있는 설법전에서 갖고 신자들과 함께 기구한 운명의 불상이 반드시 고향으로 되돌아오길 염원했다. 이날 봉축법요식을 끝으로 지난 1월 25일부터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뤄진 친견법회는 마무리됐다. 그동안 전국에서 4만여 명이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을 보기 위해 서해 천수만이 펼쳐진 도비산 자락의 사찰을 찾아왔다. 자가용으로 133㎞ 떨어진 대전은 물론이고 서울과 멀리는 260㎞ 거리의 목포에서도 친견을 위해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부석사는 설법전 안에 '반드시 고향에', '모두의 간절한 염원이 성취되는 그날까지'라는 문구와 함께 최근까지 금동관음보살좌상이 본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응원과 소망의 메시지를 담은 방명록이 제작됐다. 환수 노력 청구 서명에는 1만5000여 명이 자신의 이름을 자필로 적어 불상의 고향에서 계속 봉안을 촉구했다. 또 불단 위에 올려놓은 어린 아이의 그림에는 '관세음보살님 사랑해요. 꼭 다시 만나요'라는 또박또박 쓴 글씨가 남아 있다. 세대에 구별 없이 불상이 곁에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금동관음보살좌상에 대한 국내의 이 같은 관심과 달리 일본 대마도에서는 불상 반환 후 당분간 박물관에 보관하는 정도만 알려졌을 뿐 어디에 어떻게 모실지 확실한 게 없는 실정이다. 일본 현지 언론에서는 5월 10일 부석사에서 추도식을 마친 후 11일 한국을 떠나 후쿠오카공항까지 불상을 항공 이송한 후 12일 아침 배를 타고 쓰시마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 불상이 도착해 전 간논지 주지인 다나카 세츠타가씨와 일본정부 관계자, 나가사키현과 쓰시마시가 참석한 추도식을 현지에서 다시 갖고, 불상은 2019년 개관한 쓰시마박물관에 일정 기간 보관한다고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일본 일부 언론은 더 나아가 간논지 사찰에는 불상의 복제품을 전시할 가능성도 비치고 있다. 대마도 서해안 작은 포구마을 고즈나(小綱)의 간논지(觀音寺)는 상주하는 스님이나 불자 없는 무인사찰이다.
불교계 관계자는 "불상은 스님과 불자가 있는 곳에 모셔 예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성보에 대한 가장 불교적 접근"이라며 "무인사찰에 문을 걸어 잠그고 보관하거나 박물관에 수장하는 것보다 불자가 있는 곳에 봉안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임병안·서산=임붕순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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