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쾅' 여름밤 폭죽놀이 불만폭발

해변·도심 무분별 사용… 인근주민 소음·안전사고 고통 호소

여름밤 해변 또는 도심에서 심심치않게 폭죽놀이가 벌어져 인근 주민들이 안전사고 위험 및 소음 피해 등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막바지 피서철인 요즘 보령, 서산 등 서해안 해수욕장 해변가에는 삼삼오오 모여 폭죽놀이를 즐기는 피서객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폭죽놀이에는 사용 전 경찰서장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장난감 꽃불류에 속하는 화약이 주로 쓰인다.

이같은 제품들은 불꽃을 튀며 수십 발이 공중으로 발사되거나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피서지가 안전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천해수욕장에 피서를 다녀왔다는 김 모(45)씨는 “옆에 사람이 있어도 폭죽을 쏘아대는 몰지각한 피서객 때문에 아들이 불꽃에 화상을 입을 뻔했다”며 분별 없는 폭죽놀이에 불만을 표시했다.

도심에서도 폭죽놀이로 시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등천 등 시내 주요 하천 둔치에는 심야시간이면 청소년 등에 의해 폭죽놀이가 벌어지는 경우가 잦아 인근 주민들이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하천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늦은 밤 폭죽 터지는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폭죽놀이는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폭죽놀이가 종종 실제 안전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난 20일 밤 10시 43분께 유성구 송강동 모 농협 앞에서 폭죽놀이 도중 이물질이 목으로 들어가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던 A(19)군이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지난달 30일에는 대천해수욕장에서 초등학생 1명이 폭죽놀이 뒤 버려져 있던 철심에 발바닥을 찔리기도 했다.

폭죽놀이는 정도가 지나칠 경우 경범죄처벌법 '인근소란', '위험한 불씨 사용', '총포 등 조작장난' 등의 규정에 따라 범칙금 또는 즉결심판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러나 폭죽놀이 행위자가 실제로 처벌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올 들어 지역 해수욕장이 몰려 있는 보령 및 서산경찰서에 폭죽놀이를 하다가 경범죄로 처벌받은 사례는 전무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피서지에서 폭죽과 관련한 민원성 신고가 종종 들어오기는 하지만 현장에서 중재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어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