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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전 판사는 지난 17일 퇴임식을 하고 정든 법정을 떠났다.
그의 퇴직 날은 다른 법관들과 달리 특별했다. 보통 퇴임하는 날에는 업무 마무리와 새로운 준비를 위해 재판을 맡지 않는 게 관례인데, 고 전 판사는 재판을 진행한 것.
그가 퇴직 날까지 재판 한 이유는 범죄를 저질렀지만 개과천선의 가능성이 있는 특별한 소년 피고인들이 있었기 때문.
고 전 판사는 “청소년들은 성장하는 다양한 배경으로 비행에 깊이 빠졌다가도 어떤 계기로 한 순간 개과천선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5개월 전에 가족과 갈등하며 가출했던 10대 소년에게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연휴동안 진한 감격과 사랑을 나누고 개과천선해 사회의 믿음직한 일꾼으로 거듭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학창 시절 한 때 비행청소년 생활을 경험했던 고 전 판사는 누구보다 이들의 심정을 잘 이해했다.
때문에 하루 빨리 가족 곁으로 돌아가 비행과 일탈을 접고 올바른 삶을 살아가기를 바랐을 것이다.
그는 퇴임 직전 2년간 가정법원 가사소년전문법관으로 근무하며 보호 소년 대상 다양한 교화프로그램을 시행했다.
보호 소년 7명과 지리산 둘레길 230㎞를 9박 10일 동안 함께 걷는가 하면 답답한 일상의 탈출을 위한 비전여행, 가족관계 개선을 위한 소년캠프 등을 진행했다.
비행청소년에서 법관이 돼 '바르게 살기'의 본보기가 된 그가 이제 변호사로 다시 한번 인생 도전을 한다.
고 전 판사는 단독 사무실이 아닌 법인 합류를 택했다.
대전지법 판사를 지낸 임성문(48) 변호사, 이주형(48) 전 검사와 손을 잡고 이달 말부터 대전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변호사 개업 소연은 다음 달 말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고 전 판사는 강원도 영월 출신으로, 영월고와 원광대 법대를 졸업하고 4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인이 된 뒤 대전지법·청주지법 판사, 대전가정법원 가사소년전문법관 등을 지냈다.
박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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