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칼럼] 완벽한 인생을 디자인해볼까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 칼럼] 완벽한 인생을 디자인해볼까

조은위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이사

  • 승인 2019-06-27 14:14
  • 신문게재 2019-06-28 22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조은위 이사
참으로 신통방통했다. 지난 주말 새벽잠을 설치게 한 어린 축구선수들의 세계대회 결승전은 오랜만에 순수한 열정의 실현을 지켜보는 설램을 느끼게 했고, 대회 내내 화제였던 어린 축구천재의 활약은 공보기를 돌 같이하는 나를 관련 기사 검색에 이르게 했다. 어린 시절 부터 두각을 나타냈다는 축구천재는 돌잡이로 축구공을 집었고 유치원생 나이에 성인프로축구선수의 기술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했다고 했다. 2002년 월드컵 영웅인 국가대표는 어린선수의 기술을 보고 어떻게 어린아이가 저럴 수 있냐고 놀라워 했다고 하던데 이런 천재 선수는 뭐가 다를까, 어떻게 준비된 걸까 궁금해진다. 피땀 어린 노력으로 이르게 된 기술이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짧은 시간 내의 성취로 보이는데 타고난 재능은 유전자의 차별성을 의미하는가?

새로운 것을 꿈꾸고 욕망하는 운명을 타고난 인간은 차곡차곡 성취하고 점점 더 그 속도를 가속화해 이젠 스스로 감당하지 못할만한 지경에 이르렀다. 아주 오래전 생물학을 공부하기로 결정했던 그 시절 이 분야에는 미처 설명하지 못한 미지의 주제들로 가득 차 있었다. 분자생물학의 기본인 DNA, RNA의 구조를 설명하고 유전자 복제과정을 간단하게나마 설명할 수 있었던 것으로도 지성을 뽐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불과 몇 십년 만에 이런 내용은 초등학생들도 쉽게 설명하는 국민 상식으로 자리 잡았고, 연구자들은 고도의 유전자 분석기술과 편집기술을 실현할 수 있어 신의 영역에 도전한다는 찬사를 듣게 됐다. 그리고 감히 이러한 지식과 기술로 축구천재를 더욱 빨리 찾아내고 심지어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에 이르게 한다.



유전자가 생명체의 특성을 결정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래서 생명체 구성의 핵심인 유전체를 모두 확인해낼 수 있다면 생로병사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거대한 연구과제인 게놈 프로젝트가 수행됐고, 특정 유전자가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수많은 결과가 보고됐다. 하지만 게놈 프로젝트 수행으로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알게 될 거라고 기대했던 유전자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유전자가 존재하고 개체를 현실화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 코딩 유전자는 전체 중 단지 1.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나머지 유전체는 또 다른 탐구대상이 됐고 아직은 기능을 정의할 수 없지만 적어도 불필요한 내용은 아닌 것은 확실하다. 게다가 유전자 발현을 위해서는 아주 다양한 수준의 조절과정이 관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DNA 염기서열 정보 뿐 아니라 히스톤 메틸화 등으로 남겨지고 세대 간에 전달되는 기억도 가능함을 확인하고 있다.

이제 수년 안에 병원에서 진료받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은 본인의 유전정보가 기록된 매체를 들고 병원을 방문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충분히 많은 건강상의 정보에 대한 해석을 듣고 개인맞춤형 생활방식에 대한 조언을 듣게 될 것이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으면 한다. 자손의 성공을 위해 잠을 조금만 자도 생활에 지장이 없는 유전자로 갈아 끼우거나 각종 감염성 질병에 감염되지 않는 변이를 도입하고자 시도하지 않았으면 한다. 완벽한 인생을 살기 원한다면 이미 충분히 갖고 있는 98%의 미지의 가능성을 훌륭히 활용할 수 있도록 지금의 나를 단련시키고 좋은 경험들을 자손에게 기억시키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조은위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이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인도 위 위협받는 보행자… 충남 보행자 안전대책 '미흡'
  2. 대전 교육공무직 파업에 공립유치원 현장도 업무공백 어려움
  3. [인터뷰]"지역사회 상처 보듬은 대전성모병원, 건강한 영향력을 온누리에"
  4. [춘하추동]한 해를 보내며
  5. 충남경제진흥원, 부패방지경영시스템 인증 획득
  1.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2. 충남교육청 2025 학교체육 활성화 유공자 시상식 개최
  3. 충남도 '2025 대한민국 지방재정대상' 국무총리상 수상
  4. 충남도, 도비도·난지도 개발 위한 행정 지원체계 본격 가동
  5. 고속도로서 택시기사 폭행 KAIST교수, 항소심서 벌금형

헤드라인 뉴스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9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9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대전 충남 의원들이 18일 전격 회동, 두 시도 통합을 위한 로드맵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면서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을 위한 맞춤형 처방전으로 대전 충남 통합을 애드벌룬 띄우는 것이다. 그동안 국민의힘 주도로 이 사안을 주도해 왔다면 이제는 정부 여당 까지 논의가 확장하는 것인 내년 지방선거 전 통합을 위한 초당적 합의가 이뤄질 지 주목된다. 17일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전·충남 국회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갖는다...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이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글로벌 AX(인공지능 전환) 혁신도시'로 거듭난다. 대전시와 한남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KT, 비케이비에너지(주), ㈜엠아르오디펜스는 17일 '한남대 AX 클러스터 및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연구기관과 AI 전문기업을 지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거점센터는 한남대 캠퍼스 부지 7457㎡ 규모에 2028년까지 건립될 예정이다. 이날 협약식에..

④ 대전 웹툰 클러스터 `왜 지금, 왜 대전인가?`
④ 대전 웹툰 클러스터 '왜 지금, 왜 대전인가?'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