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톡] 소중한 기회로 다가온 백두산 만행

  • 오피니언
  • 여론광장

[공감 톡] 소중한 기회로 다가온 백두산 만행

김소영/수필가

  • 승인 2019-08-15 22:38
  • 수정 2019-08-19 10:35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백두산

 

'만행(萬行)’이란 종교적인 의미로 여러 곳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하는 수행을 뜻한다. 백두산을 가면 누구나 만행이란 단어가 떠오를 만큼 마음이 숙연해지고 나도 모르게 대자연의 광활함에 눈물이 나고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통일을 염원하게 만드는 묘한 명산(名山) 임을 알게 된다.  

 

백두산은 어느 쪽으로 오르느냐에 따라 북파, 서파, 동파라고 이르는데 필자는 북파에서의 백두산을 접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고 할 만큼 아무나 보기 어렵다는 천지를 3일 동안 내내 활짝 열어주시고 보여주시니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이었다. 진짜 원 없이 천지를 봤다. 대자연이 빚어내는 장엄한 광경에 절로 “우와~”를 연발하며 감탄이 터져 나왔다. 

 

3일쯤 되니 천지의 반대편으로 눈이 가기 시작했다. 백두산 꼭대기에서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빽빽이 긴 줄을 이어 올라오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꼭 순례길을 연상케 했다. 천지는 영험한 신의 기운을 접하는 곳이라면 그 반대편은 바둥대며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만약 하느님이 계시다면 하늘에서 우리를 이렇게 바라보고 계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뭔가를 보고자 얻고자 힘든 길을 오르고 있는 저 많은 사람들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계실까?

 

불교에서 지장보살은 모든 중생이 빠짐없이 모두 성불하기 전에는 자신도 결코 성불하지 않을 것을 맹세한 분이다. 백두산 꼭대기에 오르고자 추위와 변화무쌍(變化無雙)한 날씨에도 애쓰며 긴 줄을 이어 올라오는 사람들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에 지장보살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백두산은 아마도 선인들의 크신 마음도 경험하게 하는 모양이다.

 

백두산2

천지를 두고 북한과 중국이 마주하고 있으니 동파 쪽은 북한에서 들어갈 수 있는 백두산이다. 동파는 바닷가처럼 백사장 같은 땅이 있어서 그쪽에서는 천지에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이렇게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는데 남한과 북한이 나뉘어서 들어갈 수가 없다니 우리의 땅을 남의 땅 중국을 통해 간다는 것이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그러기에 여기 백두산에 오면 저절로 남북통일을 염원하게 만드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함께 백두산을 오른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3일 동안 겪은 감정과 느낌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주었더니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모습을 보니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대자연을 직접 접하여 그 위대함을 알고 그로 인해 저절로 일어나는 겸허심을 경험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필자 또한 이번 백두산 일정에서 많은 것을 느끼며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갖게 된 것에 감사드린다.

 

김소영/수필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6년 부동산 제도 달라지는 것은?
  2.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8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3. 대전 교육공무직 파업에 공립유치원 현장도 업무공백 어려움
  4. 인도 위 위협받는 보행자… 충남 보행자 안전대책 '미흡'
  5.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1. 대전권 9개 대학 주최 공모전서 목원대 유학생들 수상 영예
  2. "내년 대전교육감 선거 진보 단일후보 필요"… 대전 시민단체 한목소리
  3. [인터뷰]"지역사회 상처 보듬은 대전성모병원, 건강한 영향력을 온누리에"
  4. 충남개발공사 '고객만족경영시스템' 국제표준 인증 획득
  5. 박정현 "기존 특별법, 죽도 밥도 안돼"… 여권 주도 '충청통합' 추진 의지

헤드라인 뉴스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전남을 시작해 충청권을 가로질러 수도권으로 향하는 초고압 송전망이 농경지와 주택가, 학교 일원을 경유해 건설될 것으로 예상돼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에 또다시 대규모 국가산업단지를 신설하고 입주 기업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려 지방에 대규모 송전선로를 건설할 때 환경권과 생활권 침해 피해는 지역에 돌아온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17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앞으로 대전을 관통해 건설될 예정인 '신계룡-북천안 345㎸ 송전선로 시설 계획을 규탄하는 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정부는 2022년부터 2036년까지 송변전설..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이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글로벌 AX(인공지능 전환) 혁신도시'로 거듭난다. 대전시와 한남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KT, 비케이비에너지(주), ㈜엠아르오디펜스는 17일 '한남대 AX 클러스터 및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연구기관과 AI 전문기업을 지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거점센터는 한남대 캠퍼스 부지 7457㎡ 규모에 2028년까지 건립될 예정이다. 이날 협약식에..

④ 대전 웹툰 클러스터 `왜 지금, 왜 대전인가?`
④ 대전 웹툰 클러스터 '왜 지금, 왜 대전인가?'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