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나이퍼 sniper] 82. 간신과 충신의 차이

  • 문화
  • 뉴스 스나이퍼

[뉴스 스나이퍼 sniper] 82. 간신과 충신의 차이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 승인 2019-08-22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여불위(呂不韋)와 신돈(辛旽), 왕망(王莽)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들은 바로 나라를 통째로 훔친 간신들이었다. 이 밖에도 간신들은 차고 넘친다.

능수능란(能手能爛)한 말로 치자(治者)를 농락한 자로는 "저것은 사슴이 아니라 말이다(지록위마指鹿爲馬)"라고 한 조고(趙高)가 있었으며, 중국 한나라 때의 간신이었던 홍공(弘恭)과 석현(石顯)은 조정의 기강까지 크게 흔들었다.



조선시대 때 한명회(韓明澮)와 임사홍(任士洪)은 찬탈과 폭정으로 민심을 잃게 한 주범이었다. 본명이 장옥정인 장희빈(張禧嬪)은 숙종의 총애를 독점하자 오빠인 장희재(張希載)까지 끌어들여 호가호위(狐假虎威)를 누리게 한다.

그러다가 취선당에 신당을 차려놓고 인현왕후를 저주해 죽게 했다는 혐의를 받고 사사(賜死)되었다. 이 외 '부귀영화를 위해 나라를 기왓장처럼 버리다'의 원재, 노기, 기자헌을 지나 '도적 떼보다 심한 고통, 세금'편의 상홍양, 위견, 배연령, 이충이라는 간신들이 [간신 그들은 어떻게 나라를 망쳤는가](저자 오창익, 오항녕 & 출간 삼인)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8월 19일자 조선일보에 [모두 카산드라가 되어야 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요지는 "진실을 말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카산드라 신드롬이 최근 우리가 처한 상황 같아서 걱정이 크다"며, "그렇지만 운명에 체념하지 말고 모두 제 목소리를 내야만 비로소 우리의 번영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필자의 논조처럼 북한의 핵 능력과 첨단 재래식 군사력은 나날이 고도화되고 있다. 여기에 대한민국 정부와 대통령까지 농락하고 능멸하는 '언어 미사일'까지 쏘아대고 있다. 그럼에도 더욱 굳건해야 할 한·미 동맹은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다.

이는 "국내 정치만 생각하는 트럼프 행정부 탓도 있지만, 당사자인 한국 정부가 침묵으로 일관하니 미국은 마음의 빚도 없는 것 같다"는 필자의 주장에 동의한다. 필자의 지적처럼 우리의 주변국 외교 역시 대한민국만 홀로 '외톨이'가 되었긴 마찬가지다.

이는 현 정부가 중국의 압박에 밀려 '사드(THAAD)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 방어 가입 불가,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라는 3불(不)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즉 부당한 외압에 주권마저 포기한 흔들리는 나라가 되었다는 얘기다.

이런 때일수록 군주(君主)는 누구보다 현명하게 깨어있어야 한다. 아울러 주변에 기생하는 간신들의 발호를 막아야 한다. 그렇지 아니하고 간신들에게 휩싸여 이념마저 흔들리고 종국엔 외톨이로 전락하는 우는 국민 모두의 불행으로 귀착될 뿐이다. 옛날에 '여섯 가지 종류의 해로운 신하(육사신:六邪臣)'라는 말이 있었다.

이를 살펴보면 자리만 채우는 구신(具臣), 아첨으로 권력자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유신(諛臣), 간사한 간신(奸臣), 남을 무고(誣告)하고 헐뜯어 자신의 이익을 챙기면서 모함(謀陷)을 일삼는 참신(讒臣), 나랏일을 훔치는 적신(賊臣), 나라를 망하게 하는 망국신(亡國臣)이 있다.

간신
한데 간신은 아무나 될 수 없(었)다. 우선 간신은 비단 '한 사람'뿐만 아니었다. 간신들은 사리사욕과 그것을 유지할 권력을 유지하는 '연줄'로 존재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간신의 특징으로는, 사기꾼이 절대 사기꾼처럼 보이지 않듯 간신은 우리가 생각하는 간신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간신들'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조건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때문이(었)다.

우선 '기본조건'으로 아주 똑똑하고 치밀하고 집요할 것, '필수조건'에는 절대 사리사욕처럼 안 보이는 사리사욕을 취할 것이 요구된다. 끝으로 '실천강령'으론 축재(蓄財)와 파당(派黨), 거짓말, 모함(謀陷), 아첨(阿諂), 협박(脅迫), 이간질이 기본옵션이다.

다른 부처도 아닌, 자그마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에 연루됐다는 뉴스에 정말 경악했음은 비단 필자 뿐 아니었으리라. 그럼에도 당사자는 오히려 "이는 28년 전의 활동이며 숨긴 적도 없다", 따라서 "자랑스러워 하지도 않고 부끄러워 하지도 않는다"고 반박하여 더욱 기가 막혔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야권의 파상공세에 낙마할지, 아님 그동안 봐왔던 대로 대통령의 옹고집으로 기어코 입각할지의 여부는 필자가 점쟁이가 아닌 까닭에 알 수 없다. 다만 후일 그가 진정 충신일지 간신일지의 판단은 반드시 역사적으로도 남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간신은 나라가 망하든 말든 단물만 빼먹고 달아나는 '떴다방'이다. 반면 충신은 나라와 국민을 걱정하느라 노심초사(勞心焦思)로 오늘밤에도 잠을 못 이루리라.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홍경석-작가-최종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드디어~맥도날드 세종 1호점, 2027년 장군면 둥지
  2. 대전 집값 51주 만에 상승 전환… 올해 첫 '반등'
  3. 경찰청 총경급 전보인사 단행… 충남청 전출 17명·전입 18명
  4. 대전 탄동농협, 노은3동에 사랑의 쌀 기탁
  5. 세종시교육청 중등교사 1차 임용시험 68명 합격
  1. [인사] 세종경찰청
  2. 천안동남서, 100억원대 불법 도박자금 세탁 조직 일망타진
  3. 박재명 신임 농협중앙회 대전본부장 부임
  4.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5. [날씨]대전 -10도, 천안 -9도 강추위 내일부터 평년기온 회복

헤드라인 뉴스


대전 집값 51주 만에 상승 전환… 올해 첫 `반등`

대전 집값 51주 만에 상승 전환… 올해 첫 '반등'

대전 집값이 51주 만에 상승으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충청권을 포함한 지방은 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넷째 주(2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8% 오르면서 전주(0.07%)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이는 서울과 수도권, 지방까지 모두 오름폭이 확대된데 따른 것이다. 충청권을 보면, 대전은 0.01% 상승하면서 지난주(-0.02%)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대전은 올해 단 한 차례의 보합도 없이 하락세를 기록하다 첫 반등을 기록했다...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윤석열 탄핵에서 이재명 당선까지…격동의 1년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윤석열 탄핵에서 이재명 당선까지…격동의 1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 조기대선을 통한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 두 사안은 올 한해 한국 정치판을 요동치게 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는 연초부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국면에 들어갔고, 헌법재판소의 심리가 이어졌다. 결국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면서 대통령 궐위가 확정됐다. 이에 따라 헌법 규정에 따라 60일 이내인 올해 6월 3일 조기 대통령선거가 치러졌다. 임기 만료에 따른 통상적 대선이 아닌, 대통령 탄핵 이후 실시된 선거였다. 선거 결과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꺾고 정권..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대통령 지원사격에 `일사천리`…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대통령 지원사격에 '일사천리'…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배를 띄운 것은 국민의힘이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다. 두 시·도지사는 지난해 11월 '행정통합'을 선언했다. 이어 9월 30일 성일종 의원 등 국힘 의원 45명이 공동으로 관련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 여당도 가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충청권 타운홀미팅에서 "(수도권) 과밀화 해법과 균형 성장을 위해 대전과 충남의 통합이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전면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충청특위)를 구성..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 성탄 미사 성탄 미사

  •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

  •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