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제보] 대전 중학생 수백 만원대 불법 스포츠 도박 '성행'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독자제보] 대전 중학생 수백 만원대 불법 스포츠 도박 '성행'

일명 '사다리 타기' 도박 통해 수십만원 빚까지
학교 측은 조용하게 넘기기 위해 자체 처벌
도박 사이트는 해외 IP라 경찰도 추적 못해

  • 승인 2019-11-19 17:31
  • 신문게재 2019-11-20 6면
  • 신가람 기자신가람 기자
청소년 도박
#지난 9월 계룡산의 동학사 부근을 등산하던 시민은 이상한 장면을 목격했다. 교복을 입은 4명의 중학생이 수백만원에 해당하는 5만원 다발의 현금을 나눠 세고 있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시민은 교복을 보고 해당 학교인 서구 둔산동의 A 중학교에 바로 연락했고, 해당 중학교는 바로 사태를 파악했다. 알고 보니 중학생 한 명이 불법 스포츠 도박을 통해 돈을 딴 후 친구들과 돈을 세고 있던 것이었다.



이후 도박자금을 어디서 마련했느냐는 질문에 학생은 "쓰던 중고 스마트폰을 친구에게 팔아 자금을 마련하고 부모님에게는 스마트폰을 잃어버렸다고 했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서로 휴대전화를 사고팔며 현금을 챙겨 불법 스포츠 도박까지 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A 중학교와 해당 중학생 등에 따르면, 당시 상황은 A 중학교가 교외 동아리 활동을 위해 동학사 부근을 등반하면서 시작됐다. 4명의 동아리 회원 학생 중 한 학생이 돈다발을 들고 친구들에게 자랑했다. 이 돈은 학생이 도박으로 딴 돈 215만원이었다.

학교 자체 조사 결과, 동급생 중에서 같은 도박을 하고 있던 학생은 한 학교에서 15명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학생들이 빚더미에 앉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A 중학교에서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하고 있던 15명 중 2명의 학생은 모두 70만원 상당의 빚까지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A 중학교는 당시 사태의 중대성을 파악하고 바로 학부모에게 연락을 취해 진위를 파악했다.

당시 도박을 한 학생은 "고등학교 선배들이 부추겨 한 번 해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간편하게 돼 있고, 도박으로 딴 금액도 바로 계좌로 들어오니 부모님 몰래 오랫동안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현금을 보관하기 위함과 동시에 도박을 해서 딴 돈을 받기 위해서는 본인 계좌가 필요했는데 이 경우에는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했다.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만14세 이상 휴대폰 본인인증 절차를 거치면 간편히 계좌가 생성되는 점을 이용했다. 해당 어플은 현금 인출까지 가능해 중학생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었다.

이에 학교 측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판단해 해당 사이트에 관해 곧바로 경찰 측에 신고했지만, 경찰 측은 "해당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는 IP가 해외에 있어 추적이 사실상 어렵다"고 답했다.

이에 학교 측은 지역교육청 또는 대전교육청에 보고하지 않고, 학내에서 자체적인 심리상담 등을 통해 조용하게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중학교 교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학교 측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라 많이 혼란스러웠다"며 "1300명이 넘는 학교라 전교생의 통제가 쉽지 않아도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예방 캠페인 등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대전센터 관계자는 "청소년들은 온라인 도박이 불법이라는 인식이 약해 빠르게 확산됐다"며 "도박은 불법성과 중독성이라는 양면적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다. 가정이나 교육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신가람 기자 shin969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부시, 시민 김지민 씨 저소득층에 성금 100만 원 전달
  2. 김해시, 2026년 노인일자리 7275명 확대 모집
  3. 인천 미추홀구, ‘시 특색 가로수길 평가’ 최우수기관 선정
  4. 대전을지대병원, 바른성장지원사업 연말 보고회 개최
  5. 대전상의, 청양지회-홍성세무서장 소통 간담회 진행
  1.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2. 공공사업 낙찰 규모 계룡건설산업 연말에 1위 탈환할까
  3. 이장우 시장 맞은 충남대병원, "암환자 지역완결형 현대화병원 필요" 건의
  4. 노사발전재단 충청중장년내일센터, '대전 기업 밋업데이' 개최
  5. 대청호 가을녹조도 하향추세…조류경보 '관심'으로

헤드라인 뉴스


`K-스틸법` 국회 본회의 통과… 대한민국 철강산업 재도약 발판

'K-스틸법' 국회 본회의 통과… 대한민국 철강산업 재도약 발판

침체를 겪는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이른바, ‘K-스틸법’이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국가 경제의 탄탄한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충청 의원들이 대표 발의한 여러 민생법안들도 국회 문턱을 넘었으며, 여야 갈등의 정점인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 체포동의안도 국회 가결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장에서 여야 합의로 상정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K-스틸법)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 결과, 재석 의원 255명 중 찬성 245명, 반대 5명, 기권 5명으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K-스틸..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 곳곳에서 진행 중인 환경·휴양 인프라 사업은 단순히 시설 하나가 늘어나는 변화가 아니라, 시민이 도시를 사용하는 방식 전체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조성이 완료된 곳은 이미 동선과 생활 패턴을 바꿔놓고 있고, 앞으로 조성이 진행될 곳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단계에 있다. 도시 전체가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갑천호수공원 개장은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사례다. 기존에는 갑천을 따라 걷는 단순한 산책이 대부분이었다면, 공원 개장 이후에는 시민들이 한 번쯤 들어가 보고 머무..

‘줄어드는 적십자회비’… 시도지사협의회 모금 동참 호소
‘줄어드는 적십자회비’… 시도지사협의회 모금 동참 호소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을 나누기 위한 적십자회비가 매년 감소하자,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회장 유정복 인천시장)가 27일 2026년 대국민 모금 동참 공동담화문을 발표했다. 국내외 재난 구호와 취약계층 지원, 긴급 지원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 대한 인도주의적 활동에 사용하는 적십자회비는 최근 2022년 427억원에서 2023년 418억원, 2024년 406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도 현재까지 406억원 모금에 그쳤다. 협의회는 공동담화문을 통해 “최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적십자회비 모금 참여가 감소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