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복서' 이은혜 세계챔피언 벨트 반납... 은퇴 선언

  • 스포츠
  • 스포츠종합

'여자 복서' 이은혜 세계챔피언 벨트 반납... 은퇴 선언

  • 승인 2020-01-22 15:11
  • 수정 2020-01-23 00:23
  • 신문게재 2020-01-23 12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KakaoTalk_20200122_101457784
대전이 낳은 여자 복서 이은혜가 WIBA(세계여자복싱협회) 플라이급 챔피언 벨트를 반납하고 사각 링을 떠난다.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 새 출발을 준비하는 그녀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후진 양성에 매진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2018년 11월 타이틀 3차 방어 성공을 끝으로 10여 년간 프로 복서 생활을 마감하는 이은혜는 "마지막 시합에서 혼자만 느끼는 고비를 겪었다. 승리를 이끌며 챔피언 벨트를 내주지 않았지만, 불안한 승리로 저 자신에 실망했다"면서 "이후 다음 시합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그 전 시합에서는 이를 깨물고 했는데, 마지막 하동 경기는 생각만큼 실력이 나오지 않아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KakaoTalk_20200122_101457388
이은혜는 2018년 11월 17일 경남 하동체육관에서 열린 중국 리앙씨얼리를 경기 내내 몰아붙이며 2대 0 판정승을 거두었다.

3명의 심판 중 한 명이 95대 95 동점을 줬고, 나머지 두 심판은 96대 94, 96대 94로 이은혜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은혜는 당시를 회상하며 "1라운드부터 하기는 했는데 확실히 이긴 라운드를 판단하지 못했다.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10라운드 들어서야 정신이 번쩍 들고 남은 라운드에 최선을 다했다. 대회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경기가 왜 안 풀렸는지 모르겠다. 심적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KakaoTalk_20200122_101456920
여성으로 20~30대의 젊음을 복싱에 바친 이은혜는 "27살 늦은 나이에 스승이자 매니저인 변교선 관장을 만나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마지막 시합이 일 년 좀 넘게 흘렀는데 중간 중간에 은퇴 뜻을 비쳤고, 최근 은퇴 결정을 했다. 내려놓고 보니 아쉬움보다는 짐을 내려놓은 듯해 마음이 편하다"며 "대회가 없는 동안 체육관에서 후진 양성에 집중했는데 모든 부분이 좋았다. 지도자로서 제 모습이 즐거웠다"고 은퇴에 대한 아쉬움과 향후 진로를 밝혔다.

이은혜의 프로 통산 전적은 13전 12승(4KO) 1패를 기록했다. 유일한 패배이자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2016년 요시카와 나나를 상대로 한 세계챔피언 결정전을 꼽았다. 1점 차로 아쉽게 챔피언 벨트를 놓친 그녀는 "이 시합이 일 년 정도 딜레이가 된 대회다. 많은 준비를 해 몸 상태가 최상이었다. 한 점 차로 패하면서 아쉬움도 컸지만, 열심히 했고, 많은 분이 격려해줬다"며 "다시 이 선수와 재매치 신청을 했는데, 상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가운 소식이자, 무서운 소식이었다. 제 자신에게 자랑스러운 경기였다"고 전했다.

제2의 삶인 지도자에 대해서는 "여성이다 보니 체육관 어린 친구들이 저를 좋아한다. 그 친구들이 운동을 배우면서 몇몇이 장래희망을 바뀌었다. 소소한 행복이지만 큰 감동을 느낀다"며 "선수와 선수 부모들이 체육관을 또 다른 집이라 한다. 관장을 부모님이라 인정해줄 때 또 한 번 감동을 받는다. '엄마' 같은 지도자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akaoTalk_20200122_101458285
그동안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는 분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이은혜는 "변교선 감독님을 비롯해 KBF 이인경 회장님, KBM 황현철 대표님, KBC 노학선 대표님, KPBF 이향수 회장님, 이엘치과 이도훈 원장님, 금강자동차 김명수 대표님, 양길모 전 대전복싱협회장님 등에게 감사하다"면서도 "저 하나만 보고 지도한 변 감독님의 뜻을 거슬러 죄송하다. 설득도 많이 했는데 정말 죄송한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이은혜는 지난해 12월 19일 타이틀을 반납하고, 현재 법동에 있는 변교선 대전복싱클럽에서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대전 변동초·변동중·대전여상을 졸업한 이은혜는 27살에 권투를 시작해 WBO와 WIBA 등 두 체급을 석권하는 빼어난 실력을 가진 대전이 낳은 최고의 여자 복서로 평가받고 있다.
박병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설동호 체제 마무리…오석진號 대전교육, 무엇이 달라질까
  2. 극심한 국내 증시 변동성에…대전 '동전주' 기업, 상장폐지 긴장감 확산
  3. 잇단 비위 문제터진 대전경찰… 수사권 재편 과정 하락한 신뢰도 문제
  4. [한화에어로 참사] “사람은 안 늘고 일만 늘었다”…원가 절감 기조 도마 위
  5. 한화에어로 참사 일주일 만에 아워홈 용인공장서도 끼임 사고
  1. 민선 4대 세종시의회 10일 개회… 유종의 미 거둔다
  2. 대전국토청 ‘2026년 상반기 충청권 교통안전협의체’ 개최
  3. '반국가단체' 몰렸던 청람회… 대전지검, 45년 만에 무혐의 처분
  4. 국방과 우주과학 기술과 전문가 대전서 총집합
  5. 혹서기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

헤드라인 뉴스


보행친화도시라더니… 세종 도심 보도블록 관리 `허술`

보행친화도시라더니… 세종 도심 보도블록 관리 '허술'

'보행친화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시가 정작 도심 내 보도블록 관리에는 소홀해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종시의회 이순열 의원(도담·어진동, 더불어민주당)은 10일 열린 제10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보행친화도시 세종을 위한 보도 안전 및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제안했다. 이 의원은 '세종은 지금, 걷고 싶은 도시로 향하고 있는가?'라는 주제의 5분 자유 발언을 통해 도담동 먹자골목의 보도블록 파손과 단차 등 열악한 보도 환경의 실태를 꼬집었다. 실제 세종시의 '영조물 손해배상 공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지방선거 패배` 사퇴 요구 거센 충청 출신 정청래·장동혁 대표
'지방선거 패배' 사퇴 요구 거센 충청 출신 정청래·장동혁 대표

충청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연일 당내에서 거센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6·3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책임론이 명분이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입지가 불안해진 정 대표는 고심이 깊어지는 반면 장동혁 대표는 '재선거'를 내세우며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충청 출신의 집권당과 제1야당 대표가 탄생한 만큼 대화와 타협의 상생 정치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이젠 당내에서조차 입지가 초라해지고 있다. 국힘 초·재선을 주축으로 한 개혁 성향의 국회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11일 오전 국회 소통관..

삼전·하닉 충청권 투자 저울질…민선 9기 선제대응 시급
삼전·하닉 충청권 투자 저울질…민선 9기 선제대응 시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충청권 투자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지역 실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민선 9기 시도지사 당선인들의 선제 대응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반도체 투톱으로 글로벌 메모리 대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할 경우 충청권이 한국 경제 견인을 위한 신성장 엔진으로 우뚝 설 수 있기 때문이다. 두 기업 투자 유치 여부는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사실상 제동이 걸린 가운데 지역 미래 발전을 위한 중대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전력투구가 요구된다. 10일 정치권과 산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와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 놀이기구로 날리는 더위 놀이기구로 날리는 더위

  • 혹서기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 혹서기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

  • ‘무럭무럭 자라거라’ ‘무럭무럭 자라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