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폐기물 방출 사건은 안전관리체계 미흡과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인재 사고의 종합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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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폐기물 방출 사건은 안전관리체계 미흡과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인재 사고의 종합판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합 공동 성명서 발표

  • 승인 2020-02-04 16:14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이번 방사성폐기물 방출 사건은 안전관리체계 미흡과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인재 사고의 종합판입니다."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합은 4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두 단체는 "지난 1월 31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연) 방사성 물질 방출 사건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 발표를 했는데 조사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다"며 "당초 방출 시설로 의심되었던 자연증발시설에서 시설운영자의 운영 미숙으로 방사선관리구역 내에서 발생한 오염수가 PVC배관을 통해 외부 맨홀로 무단 배출이 확인되었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 두 단체는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시설의 필터를 교체 할 때마다 오염수 약 50ℓ가 유출되어 바닥 배수 탱크로 흘러 들어갔고, 지난 30년간 약 2년 주기로 13회 필터를 교체한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650ℓ가량의 오염수가 자연증발시설 외부로 배출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라며 "더욱 문제인 것은 이것은 추정일 뿐 아무도 진실을 모른다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원연은 '운영자의 운영 미숙'이라고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지만 30년간 전혀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지도 못한 책임은 누구에게도 물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2017년 적발되었던 '액체 방사성폐기물 우수관 무단 폐기 사건' 이후 후속 조치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것을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했듯이 원연의 안전관리체계 미흡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서할 수 없는 사항이고 이것을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못한 원안위도 책임에서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시설들이 원연 내에 얼마나 더 있는지, 우수관 뿐만 아니라 오수관 등의 관리는 제대로 되고 있는지 원연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라며 "운영 관리자조차도 오염수가 어디로 흘러 들어가는지 몰랐다고 하니 시설물 관리 수준이 어떠한지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원자력 시설들의 전수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사고 후 사고를 낸 가해자가 자체적으로 점검하고 분석해 사고원인을 파악하는 체계도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체계 하에서는 지역주민과 시민을 설득하기도 어렵다"며 "외부 전문가와 지역주민, 시민단체 등 다양한 주체들로 구성된 상설 감시, 조사단 구성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동안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너무 잦은 사건과 사고의 연속이었다"며 "방사성폐기물 무단 방출사건, 방사성폐기물 핵종 분석 오류, 하나로원자로 노후화로 인한 가동 정지, 각종 화재 사건까지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방사성 물질 누출 사건은 이 모든 것들이 종합적으로 표면화되어 발생한 '안전망 구축을 제대로 하지 않은 인재' 사고의 종합판"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안전불감증이 만연화 되어 있는 시스템 하에서는 늘 반복될 수 밖에 없고, 사고가 나도 관련해 책임지는 경우가 없거나 너무 경미한 수준"이라며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2중, 3중의 철저한 안전 시스템 구축과 강력한 처벌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사건이 벌어진 후 지자체의 소극적인 대응방법도 문제"라며 "물론 핵과 관련된 연구나 시설들이 대부분 국가의 주도하에 있다 보니 지자체에서 규제할 수 있는 법적인 장치와 제도가 미흡한 상황임은 맞지만 그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전시의 적극적인 노력은 너무나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시민의 건강과 안전에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이와 같은 중대한 사건에서는 대전시나 지자체가 사과 촉구와 같은 소극적 대응만 할 것이 아니라 연구 중단 조치든 좀 더 강력하게 대응하고 법적인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서 중앙 정부에 강하게 주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대전시와 유성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원자력시설 주변 방사능 측정과 같은 감시체계도 형식적인 상황에서 벗어나 좀 더 정기적이고 세밀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예산 편성과 인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인근 지역주민들에게는 이제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며 "주민들도 '연구원을 해체하라'고 강력한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반복되는 사고들에도 전혀 변하지 않는 불통 조직, 부실한 안전관리체계, 그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법적 제도 하에서는 원자력연구원은 더 이상 어떠한 실험과 연구도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원연이 대도심이 아닌 경주지역으로 이전해 소형원자로 연구와 사용 후 핵연료 연구계획을 발표하는 꼼수를 부리는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해야지 이전을 통해 제재 받지 않고 운영하겠다는 발상은 여전히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두 단체는 "이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연구를 중단하고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환경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전면 쇄신으로 책임을 다하라"고 주장했다. 또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하고 2중, 3중의 안전관리체계 구축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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