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톡] 말의 힘, 사람을 살릴 수 있다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심리 톡] 말의 힘, 사람을 살릴 수 있다

김종진 여락인성심리연구소 소장

  • 승인 2020-02-28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요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두려움에 많은 행사들이 취소되고 개인적인 외출까지 망설이고 있어 세상이 꽁꽁 얼어 있습니다. 얼마 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 수상과 봉준호 감독의 위트 있는 수상 소감이 헐리우드 스타들을 감동시켰고 소감들이 방송을 타고 돌아다니면서 대한민국을 따뜻하게 하고 있습니다.

어제 오후에 상담한 분은 우울증으로 병원에 다니는 70세 할아버지. '나쁜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성경에는 나쁜 생각을 하면 죄악이다, 라고 했으니 자신은 분명히 지옥에 가지 않겠느냐'고 심각하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호응하며 들어본 후 나쁜 생각이 좋은 것은 아니다, 나쁜 생각이 모두 나쁜 말이나 나쁜 행동을 저지르는 것은 아니므로 너무 걱정마라 상담사도 목사님도 선생님도 나쁜 생각을 할 수 있다. 우리는 신이 아니다, 그런데 나쁜 말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나쁜 행동을 하지 않는다 하셨으니 괜찮다, 하며 안심을 시켰습니다. '나쁜 생각이 악의 시초다,' 뭐 이런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점차 목소리에 조금씩 힘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의 웃음을 섞어가며 나쁜 말과 행동으로 자기를 힘들게 하는 이웃 사람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풀어놓았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이제 막 결혼한 여성이었는데 자기를 밉게 보는 주변 사람들이 못 마땅하여 욕하고 죽이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내가 그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욕을 해 보라고 했더니 쭈뼛쭈뼛 어렵게 몇 마디 욕을 하고 나서 '그나마 조금은 시원하다'며 욕을 하게 해주어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일반인이 아닌 환자에게 나쁜 생각, 나쁜 말들을 억압하여 가두어 두게 되면 우울이나 화가 쌓이고 분노로 폭발하기도 하여 병을 더 깊게 합니다.

말에 대한 주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악역으로 나오는 사람들의 말은 듣기 싫은 말들이 많습니다. 악역 배우들은 촬영 끝난 후에 후유증도 있다고 합니다. 흔히 세뇌된다, 빙의된다는 표현을 사용하게 되는데 극중 배역과 하나가 되어 몰입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베트맨 다크나이트'에 출연했던 히스레저는 조커 역을 했는데 영화촬영 후 실제로 후유증이 매우 심했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죽음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여러분은 말로 상처를 받은 적이 없으십니까? 말로 상처를 준 적이 없습니까? 상처 입은 말은 무엇입니까? 상처를 준 나의 말은 무엇입니까? 최은묵 시인의 '치과에서'라는 시에서 -상처받은 말은 마른 몸을 혀에 기대고 애써 촉촉하게 버틸지도 모를 일이고 허약한 문장이 재빠르게 목구멍으로 숨어 버렸으니 나의 말은 상처가 아물 때까지 너덜너덜 입술 쪽창을 기웃거려야 하겠지- 라고 했는데 사람의 마음이 너덜너덜 될 때까지 가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입춘이 지났고 눈이 녹아서 비나 물이 된다는 우수도 지났습니다. 고운 봄이 오고 있습니다. 꽃처럼 곱고 아름다운 말로 세상을 향기롭게 물들이기 바랍니다. 말로 상처를 입고 사는 사람들이 줄어들기를 바라면서 긍정적인 말을 사용하여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김종진 여락인성심리연구소 소장

김종진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유퀴즈부터 한화이글스, 늑구빵까지! 늑구밈 패러디 폭주 '대전은 늑구월드'
  2. [문화 톡] 서양화가 이철우 작가의 또 다른 변신
  3. 與野 행정수도특별법 합의처리로 "세종시 완성" 의지 증명해야
  4. 대전 동부서, 길고양이 토치 학대한 70대 남성 구속영장
  5. 충남대병원, 폐암 정밀진단 첨단 의료장비 도입…조기진단으로 생존율 기대
  1. [4월 21일 과학의 날]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는 연구행정 혁신 필요"
  2. 대전시, 시내버스 이용 에티켓 홍보 확대
  3. 대전서 연이틀 배터리 충전 화재… 전기 이동수단 이용 증가에 '안전주의보'
  4. "대학 줄 세우는 졸속 정책"…전국 국공립대 교수 '서울대 10개 만들기' 개선 촉구
  5. 대전경찰청, '우회전 일시정지 단속' 2주 계도 후 집중단속

헤드라인 뉴스


"무색해진 여야 약속" 세종 행정수도법, 지방선거 전 통과 불발

"무색해진 여야 약속" 세종 행정수도법, 지방선거 전 통과 불발

세종 행정수도특별법(이하 행정수도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의 첫 논의 테이블에 올랐지만 위헌 소지와 국민적 공감대를 이유로 제동이 걸렸다. 사실상 지방선거 전 제정이 불발되면서 '조속한 처리'를 강조했던 여야 지도부의 약속이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이날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행정수도 완성을 골자로 발의된 특별법 5건(황운하·강준현·김종민·김태년·엄태영·복기왕 등 대표 발의)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지만 심사를 보류했다. 앞서 행정수도법은 지난달 30일과 이달 14일 소위에도 상정됐지만 65개..

대전 지방선거 광역 및 기초단체장 대진표 완성 전운
대전 지방선거 광역 및 기초단체장 대진표 완성 전운

6·3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대전 광역 및 기초 단체장 여야 대진표가 완성되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현직 단체장들이 등판 예열을 마치고 본격 링에 오르는 가운데 곳곳에서 '리턴매치'가 성사되며 선거 열기가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2018년 이후 8년 만에 대전에서 3선 구청장이 배출될는지도 촉각이다. 22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동구청장 후보로 황인호 전 동구청장을, 서구청장 후보로 전문학 전 시의원을 확정했다. 이로써 대전시장과 5개 구청장을 포함한 지역 단체장 선거 구도가 모두 완성됐다. 대전시장..

중동전쟁 여파 나프타 68% 급등… 생산자물가 7개월 연속 상승
중동전쟁 여파 나프타 68% 급등… 생산자물가 7개월 연속 상승

중동전쟁 여파로 나프타 가격이 68% 급등하는 등 생산자물가가 7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생산자물가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향후 물가 상방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3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5.24(2020=100)로 전월 대비 1.6%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2025년 9월 이후 7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생산자물가지수가 이처럼 장기간 상승한 것은 환율과 유가가 급등했던 2022년 1~7월 이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실전 같은 소방훈련 실전 같은 소방훈련

  • 도심 속 눈길 사로잡는 영산홍 도심 속 눈길 사로잡는 영산홍

  • 대전오월드 재창조 사업 중단 및 전면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 대전오월드 재창조 사업 중단 및 전면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

  • 오늘부터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 집중 단속…‘꼭 멈추세요’ 오늘부터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 집중 단속…‘꼭 멈추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