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열정만은 프로 '아빠의 도전'

  • 문화
  • 공연/전시

춤 열정만은 프로 '아빠의 도전'

대전예당서 내달 16일 안은미 컴퍼니 공연 참가위해 연습 삼매경

  • 승인 2013-02-03 16:11
  • 신문게재 2013-02-04 23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스'에 참여할 아저씨들과 무용수들의 춤연습 현장.
▲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스'에 참여할 아저씨들과 무용수들의 춤연습 현장.
“음치는 있어도 몸치는 없습니다.”

지난 2일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지하무용연습실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저씨들이 모여 춤 삼매경에 빠졌다.

이 시대의 대표 아버지이자 한 여자의 남자로만 살아온 이들은 오는 3월 16일 안은미 컴퍼니의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스' 공연에 오르기 위해 연습이 한창이었다.

한발 한발, 왼쪽 오른쪽, 들고 돌리고. 익숙지 않은 동작에 숨은 턱까지 차올라 헉헉거리고 옷은 주르륵 흐르는 땀에 범벅이 돼도 이들의 눈빛은 신체언어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했다.

이들은 그러나 전문 무용수가 아니다. 사람들 앞에 당당히 나서지 않은 채 묵묵히 가족을 위해 한평생을 바친 아버지들이다.

이들은 이날 안은미 안무가의 작품설명을 듣고, 함께 춤을 추며 자신들의 숨겨진 끼를 드러냈다.

아버지들은 한발, 한발 안무가의 지시에 따라 바삐 움직였다. 춤추는 모습, 표정 아직은 조금 어색하지만, 그 열정만은 프로 춤꾼 못지않다.

한 아저씨는 흥겨운 음악에 맞춰 재기 발랄한 댄스로 몸을 풀기도 했으며, 몸치라는 딱지를 이제 벗어던지고자 굳은 결심하고 딸에게 간단한 춤과 노래를 배워온 이도 있었다.

황규덕(47)씨는 “그동안 혼자 하는 것만 해왔던 것 같다. 또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도 해보고 싶었다”며 “단 한 번만이라도 내 인생에 기회를 줘보자는 생각에 당당히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를 지켜보는 안은미 컴퍼니 무용수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번졌다.

안은미 안무가는 “이 공연은 춤을 잘 추고 못 추고 기준이 없다. 역사적으로 스스로를 위한 춤 바로 그 기능을 다시 회복해 드리고 싶었다”며 “이 시대의 아저씨들이 예술을 통한 커뮤니티 댄스로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은미 컴퍼니가 다음 달 16일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무대에 올릴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스'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몸의 역사를 기록하고자 하는 안은미의 '몸의 3부작' 프로젝트의 마지막 작품이다.

한편,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스에 참여할 40세에서 60세 아저씨의 출연진도 오는 15일까지 추가 모집한다.

문의 대전문화예술의전당 홈페이지(www.djac.or.kr) 전화 (042-610-2043)

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조국혁신당 세종시당, '내홍' 뚫고 정상화 시동
  2. [이차전지 선도도시 대전] ②민테크"배터리 건강검진은 우리가 최고"
  3. 대전시 2026년 정부예산 4조 8006억원 확보...전년대비 7.8% 증가
  4. 대전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공유재산 임대료 60% 경감
  5. [문화人칼럼] 쵸코
  1. [기고]농업의 미래를 설계할 2025년 농림어업총조사
  2. [대전문학 아카이브] 90-대전의 대표적 여성문인 김호연재
  3. 농식품부, 2025 성과는...혁신으로 농업·농촌의 미래 연다
  4. [최재헌의 세상읽기]6개월 남은 충남지사 선거
  5. 금강수목원 국유화 무산?… 민간 매각 '특혜' 의혹

헤드라인 뉴스


[기획취재]농산물 유통과 전통주의 미래, 일본서 엿보다-2

[기획취재]농산물 유통과 전통주의 미래, 일본서 엿보다-2

우리에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동해를 사이에 둔 지리적 특징으로 음식과 문화 등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다. 양국 모두 기후 위기로 인해 농산물의 가격 등락과 함께 안정적 먹거리 공급에 대한 요구를 받고 있다. 이에 유통시스템 개편을 통한 국가적 공동 전략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도일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관한 4박 5일간의 일본 현장 취재를 통해 현지 농산물 유통 전략을 살펴보고, 한국 전통주의 새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도요스 중앙 도매시장의 정가 거래..

교육부, 비수도권 대학 육성 위해 내년 3조 원 투입
교육부, 비수도권 대학 육성 위해 내년 3조 원 투입

교육부가 국가균형성장을 위한 지역대 육성을 위해 내년 3조 1448억 원을 투입한다. 일명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인 9개 거점국립대 경쟁력 강화를 위해 8855억 원을 투자하며, 사립대와 전문대의 학과 구조 혁신과 특성화를 위해 1190억 원을 신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8개 대학 재정 지원 사업이 추가로 편입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이하 라이즈)'도 2조 1403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3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내년도 교육부 소관 예산·기금운용계획이 국회 본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됐다...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지방소멸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남 금산군이 '아토피자연치유마을'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전국 인삼의 80%가 모이며 인구 12만 명이 넘던 금산군은 산업구조 변화와 고령화, 저출산의 가속화로 현재는 인구 5만 명 선이 무너진 상황이다. 금산군은 지방소멸 위기를 '치유와 힐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아토피자연치유마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공동체를 만들고 '아토피·천식안심학교' 상곡초등학교를 중심으로 금산에 정착하고 있는'아토피자연치유마을' 통해 지방소멸의 해법의 가능성을 진단해 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