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키 크롬로프] 보편적인 건 있지만 절대적인 건 없다

  • 국제
  • 명예기자 뉴스

[체스키 크롬로프] 보편적인 건 있지만 절대적인 건 없다

  • 승인 2016-11-02 16:35
  • 미디어 아카데미 명예기자미디어 아카데미 명예기자


체코에 남쪽에 위치한 체스키 크롬로프. 한국인에게는 비교적 잘 알려진 소도시다. 체코에서 왕복 4시간 정도 걸리지만 볼거리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당일치기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나는 체스키에서 1박을 하기로 했다. 어제 숙소에서 만난 사람들과 야경보고 재즈바까지 다녀왔더니 온몸이 피로해 짐도 제대로 못 쌌다. 체스키로 가는 차안에서 부랴부랴 숙소를 예약했다. 체스키에 도착하자마자 찾아간 숙소는 아침이라 그랬는지 아무리 벨을 눌러도 답이 없었다. 한참이나 기다리다 벨을 미친 듯이 누르자 마지못해 한 남성이 나왔다.
“누가 이렇게 아침부터 벨을 미친 듯이 눌러대는 건가 했더니, 그대였어?”
민박집 주인이던 이 분은 무척이나 독특했다. 괴짜 같기도 하고, 예술의 혼이 가득한 예술인 같기도 했다.

가끔, 평범하면서도 오글거리는 말들이 신선한 충격이 되기도 한다. 아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사장님은 아침식사 내내 옆에 서서 숙박객들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들려주셨다. 사장님은 언변이 좋았다. 얘기는 여유로우면서 매끄럽게 흘러갔다.
“솔직하게 말해서 유명관광지에 가서 사진 찍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잖아. 100명이면 100명 다 할 수 있는 평범한 거야. 근데 그대들과 내가 만나서, 이렇게 대화하고 감정을 나누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건 아니잖아. 누군가를 만나는 시간을 너무 아까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누군가를 만나서 인연을 맺고, 아 좋은 대화를 나눴구나. 하고 깨끗하게 털고 헤어지는 거.”
여행지에서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부질없다 생각한 적은 없다. 하지만 저렇게 말을 하는 사장님의 가치관이 신기했다. 사실 100이 가본 유명한 장소는 가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억울하지 않게 남들 가는 곳은 가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광을 가지 마말고 여행을 가라.”
작년에 라오스로 해외봉사를 갔을 때 선교사님께서 하시 말이다. ‘셀카봉 들고 캐리어 끌고 사진 찍고 다니는 관광이 아니라 정말 여행을 하라.’는 내용이었다. 별거 아닌 이 말이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갖다 줬다. 그 동안 캐리어 끌고 예쁘게 입고 다닌 나의 여행은 여행이었을까 관광이었을까. 물론 커다란 배낭 메고 너저분한 모습을 하고 다니는 것만이 여행은 아니다. 나는 여행을 통해서 무엇을 얻고 싶은 걸까. 아무것도 원하는 것 없이 오직 쉬고 싶다고 하기에 유럽은 너무 기회비용이 크지 않은가.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 여행의 정의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여행은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새벽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유적지를 도는 일정을 선호하고, 누군가는 느긋하게 쉬는 휴양을 선호한다. 쇼핑을 빼놓을 수 없는 사람도 있고, 자기 몸만 한 렌즈를 들고 다니며 일할 때 보다 더 열심히 사진을 남기는 사람도 있다. 각자가 여행의 정의를 내리고 그 여행을 통해 활력을 얻는다. 나 또한 그렇다.
더 좋은 여행, 진짜 여행이란 정의는 없다. 기준이 다를 뿐. 다만 다른 각도에서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이 세상엔 수억 만 명의 사람들이 있다. 한 가지 단어에도 각자가 가진 수억 가지의 시각이 있다. 보편적인 시각은 있지만 절대적인 시각은 없다. 여행 또한 마찬가지다. ‘돈과 시간 들여서 여기까지 왔다. 기왕 온 김에 억울하지 않게 많이 가자.’ 이전까지 내 여행 관이었다. 지금부터는 조금 다른 스타일의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전민영 미디어아카데미명예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특수영상영화제, 'DFX OTT어워즈' 대전의 가을 밤을 빛내다
  2. 이 대통령 "행정수도 건설. 최대한 신속하게 완성하겠다"
  3. "세종·서울 이(二) 수도 체제" 대통령 선언에 일제히 환영
  4. 대전신용보증재단 신임 이사장에 전용석 전 농민신문사 전무
  5. "시민이 주체로" 21일 금강수목원 재개장 맞이 프로그램
  1. 교단에 선 산울학교 교장… 초·중 경계 허문 '수업 나눔'
  2. [현장취재]충남대학교 총동창회, 총학생회와 2만 학우에게 호소문 발표
  3. 조성칠 "대전발전 목표 향해 힘차게 나아갈 것"
  4. 길배수 트라이포드건설 대표, 대전시체육회에 발전 기금 500만원 기탁
  5. [날씨]18일 오후부터 차차 맑아져…주말 대체로 맑음

헤드라인 뉴스


세종시, 테크노파크 특감 착수… `용역 비리` 파헤친다

세종시, 테크노파크 특감 착수… '용역 비리' 파헤친다

<속보>=세종테크노파크(이하 세종TP)의 '자율주행 관제센터 보수·관리 용역' 비리 의혹과 관련, 세종시가 21일 특정 감사에 착수한다. <중도일보 2026년 9월 17일자 4면 보도> 김효숙(어진·나성동) 세종시의회 경제문화위원장이 16일 해당 용역의 특정 업체 특혜 의혹과 불법 하도급 정황, 불필요한 예산 집행 등 의혹을 제기하고, 집행부를 상대로 진상 규명을 요구한 데 따른 조치로 다가온다. 이와 함께 세종TP도 17일부터 자체 특정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 감사 시스템을 통해 관련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고 문제를..

대전오월드서 만나는 `달빛 호랑이`…추석 특별 이벤트
대전오월드서 만나는 '달빛 호랑이'…추석 특별 이벤트

대전오월드가 추석 연휴를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 이벤트 '달빛 호랑이 이야기'를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4일간 운영한다. 이번 행사는 신비로운 '달빛 호랑이'를 테마로 전래동화와 한가위 정서를 접목한 참여형 콘텐츠로 구성됐다. 전래동화 이야기를 찾아 미션을 수행하는 '달빛 호랑이의 수수께끼'를 비롯해 민속놀이를 즐기는 '달빛 한가위 놀이마당', 가족사진을 남길 수 있는 '한가위 사진관' 등을 운영한다. 또 한복을 입은 호랑이 캐릭터 '달호'가 오월드 곳곳에서 방문객들과 만나 랜덤 게임과 미니 선물 증정 이벤트를..

"세종·서울 이(二) 수도 체제" 대통령 선언에 일제히 환영
"세종·서울 이(二) 수도 체제" 대통령 선언에 일제히 환영

이재명 대통령이 세종을 행정수도, 서울을 경제수도로 하는 이(二)수도 체제를 선언하자 지역사회에서 환영 입장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등 미이전 공공기관의 세종 이전을 공식화한 데 이어 이 대통령의 언급까지 더해지면서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의지가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오랫동안 추진해온 행정수도 건설을 최대한 신속하게 완성하겠다"며 "뉴욕과 워싱턴처럼 경제수도 서울, 행정수도 세종의 경제·행정 이수도 시대를 열겠다"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사랑의 송편 나눔’…명절 꾸러미 한가득 ‘사랑의 송편 나눔’…명절 꾸러미 한가득

  • 대전 동부소방서, 추석 앞 화재안전 점검 대전 동부소방서, 추석 앞 화재안전 점검

  • ‘대한민국의 情을 보냅니다’ ‘대한민국의 情을 보냅니다’

  •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대전서남부터미널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대전서남부터미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