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파도키아] 걸어서 세계 속으로! 들어오다

  • 국제
  • 명예기자 뉴스

[카파도키아] 걸어서 세계 속으로! 들어오다

  • 승인 2016-11-02 17:08
  • 미디어 아카데미 명예기자미디어 아카데미 명예기자


카파도키아에 또 하나의 절경이 있다면 색색의 기압괴석과 그 위에 올라가서 보는 석양. 물론 혼자 찾아가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투어를 이용해야 한다. 석양을 볼 수 있는 로즈벨리투어를 하기 위해 3시까지 숙소로 들어왔다. 테라스에서 기다렸는데 한 참 후에 3시가 아니라 5시라는 소리를 들었다. 어쩐지 석양투어를 대낮부터 오라는 게 이상하긴 했다.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 2시간이나 테라스에 죽치고 기다렸다. 약속한 5시가 됐는데도 투어 차량이 오지 않는다. 뭐 때문일까.

한참 뒤에 숙소 스탭이 전화를 건네줬다. 숙소를 운영하는 한국인 주인이셨다. 사과 먼저 하신다. 오늘 내가 예약한 로즈벨리투어는 최소 2명 이상이어야 투어를 진행한다. 오늘 예약자는 원래 3명이었는데 아까 2명이 취소를 했다며 여행사에서 투어를 캔슬하겠다는 통보가 왔다고 했다. 당황해서 대답도 못하고 멍하니 있는데 내가 2시간 넘게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 다시 투어 사에 부탁해본다며 10분만 기다려 달라하셨다. 의도치 않은 개인 투어다. 잠시 뒤에 다시 전화가 오더니 투어 사에 부탁했다며 5분~10분 후면 투어 차량이 온다고 기다려 달란다. 사장님의 배려덕분에 15여명이 해야 하는 투어를 일대일 투어로 받게 됐다.
10분 정도 있으니 투어 차량이 도착했다. 차를 타고 가다가 로즈벨리 투어 시작 장소에 내렸다. 정말 나 혼자였다. 이제 막 꺾어지려 하는 햇빛을 받으며 가이드와 나 단 둘이 서 있었다. 가이드는 따라오라는 말 한마디를 건네고 걷기만 했다. 정말 걷기만 했다. 하기 싫으니...?


유적지가 나오니 자기소개를 하고 설명한다. 3층으로 되어 있는 이 건물은 1층은 부엌과 화장실, 2층은 방이, 3층은 비둘기 집이었단다. 종교박해를 피해 숨어들었던 사람들은 비둘기를 키워 고기와 알을 함께 먹었다. 때문에 주변 건문들을 보면 모두 맨 꼭대기 층에는 비둘기 집이 많았다. 자유 시간을 줄 테니깐 구경하라는데 나 혼자 보는 게 여간 어색한 게 아니다. 내가 인터넷으로 본 투어는 사람들이 북적거렸는데...

로즈벨리투어는 정말 많이 걸어야 한다. 나는 체력이 좋아서 잘 걷는 편이다. 이런 내가 “얼마나 더 가야돼?”라고 물을 정도면 다른 사람들은 네 발로 기어가지 않을까 싶다. 같이 가는 가이드도 나중엔 숨을 헉헉댔다. 거기다가 누가 터키는 더우니깐 샌들신고 가라 그랬는가. (아무도 그런 적 없다.) 샌들 신고 갔더니 발이 난리가 났다. 분명 유럽여행을 왔는데 어느새 난민이 돼 있었다.

고생해서 올라간 로즈벨리는 너무 예뻤다. 아름다운 풍경에 수백 번 감탄했다. 카파도키아 기압괴석은 응회암으로 이뤄져 있다. 여러 번의 나눠진 축적으로 단층이 생겼는데, 단층마다 인, 황 등 성분이 다르다. 때문에 계곡을 이루는 암석의 색이 빨강, 분홍, 주황, 노랑 등 장미색으로 이뤄져서 이름이 로즈벨리라고 했다. 다른 얘기도 있는데 붉은 계통의 단층이 많아 노을이 지면 계곡 전체가 다 붉게 물들기 때문에 로즈벨리라는 얘기도 있다.
눈앞에 펼쳐진 절경에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지만 지금 이 감정은 담기지 않는다. 카메라에 찍힌 사진은 그냥 인터넷에서 흔히 보던 어떤 사진이었다. 그래 흔하다. 흔하디흔해서 2번도 안 볼 거 같은 사진이었다. 내 감정까지 담을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워지는 순간이었다.

벅찬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서 가이드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 여기 너무 예쁘다고, 한국보다 더 예쁘다고 했더니 다들 그렇게 얘기한다고 살짝 우쭐댄다. 하지만 자기는 여기가 지겹단다. 매일같이 여기에 왔고, 태어나고 한 번도 다른 지역에 산 적이 없기 때문이란다. 왜 다른 지역에서 산 적이 없냐고 물었더니 바보냐는 표정으로 “일해야지”라고 대답했다. 아...그렇지.... 미안.
한참을 걸어 석양 보는 전망대(sunset point)로 갔다. 진짜 와 벅찼다. 1시간 넘게 발에 흙먼지 묻히며 걸어온 길이 아깝지 않았다. 알록달록한 암석들이 한 눈에 다 보였고, 석양이 비쳐 발로 표현 못한 아름다움을 담아내다. 주말 아침마다 김치찌개에 밥 먹으면서 보던 '걸어서 세계 속으로'의 한 장면이 아니던가. 내가 들어왔다. 집에서 tv로만 보던 그 곳에 두 발로 걸어서 직접 왔다. 로즈벨리 너머로 내려가는 석양에 가슴이 벅찼다./전민영 미디어아카데미명예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특수영상영화제, 'DFX OTT어워즈' 대전의 가을 밤을 빛내다
  2. 이 대통령 "행정수도 건설. 최대한 신속하게 완성하겠다"
  3. "세종·서울 이(二) 수도 체제" 대통령 선언에 일제히 환영
  4. 대전신용보증재단 신임 이사장에 전용석 전 농민신문사 전무
  5. "시민이 주체로" 21일 금강수목원 재개장 맞이 프로그램
  1. 교단에 선 산울학교 교장… 초·중 경계 허문 '수업 나눔'
  2. [현장취재]충남대학교 총동창회, 총학생회와 2만 학우에게 호소문 발표
  3. 조성칠 "대전발전 목표 향해 힘차게 나아갈 것"
  4. 길배수 트라이포드건설 대표, 대전시체육회에 발전 기금 500만원 기탁
  5. [날씨]18일 오후부터 차차 맑아져…주말 대체로 맑음

헤드라인 뉴스


세종시, 테크노파크 특감 착수… `용역 비리` 파헤친다

세종시, 테크노파크 특감 착수… '용역 비리' 파헤친다

<속보>=세종테크노파크(이하 세종TP)의 '자율주행 관제센터 보수·관리 용역' 비리 의혹과 관련, 세종시가 21일 특정 감사에 착수한다. <중도일보 2026년 9월 17일자 4면 보도> 김효숙(어진·나성동) 세종시의회 경제문화위원장이 16일 해당 용역의 특정 업체 특혜 의혹과 불법 하도급 정황, 불필요한 예산 집행 등 의혹을 제기하고, 집행부를 상대로 진상 규명을 요구한 데 따른 조치로 다가온다. 이와 함께 세종TP도 17일부터 자체 특정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 감사 시스템을 통해 관련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고 문제를..

대전오월드서 만나는 `달빛 호랑이`…추석 특별 이벤트
대전오월드서 만나는 '달빛 호랑이'…추석 특별 이벤트

대전오월드가 추석 연휴를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 이벤트 '달빛 호랑이 이야기'를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4일간 운영한다. 이번 행사는 신비로운 '달빛 호랑이'를 테마로 전래동화와 한가위 정서를 접목한 참여형 콘텐츠로 구성됐다. 전래동화 이야기를 찾아 미션을 수행하는 '달빛 호랑이의 수수께끼'를 비롯해 민속놀이를 즐기는 '달빛 한가위 놀이마당', 가족사진을 남길 수 있는 '한가위 사진관' 등을 운영한다. 또 한복을 입은 호랑이 캐릭터 '달호'가 오월드 곳곳에서 방문객들과 만나 랜덤 게임과 미니 선물 증정 이벤트를..

"세종·서울 이(二) 수도 체제" 대통령 선언에 일제히 환영
"세종·서울 이(二) 수도 체제" 대통령 선언에 일제히 환영

이재명 대통령이 세종을 행정수도, 서울을 경제수도로 하는 이(二)수도 체제를 선언하자 지역사회에서 환영 입장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등 미이전 공공기관의 세종 이전을 공식화한 데 이어 이 대통령의 언급까지 더해지면서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의지가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오랫동안 추진해온 행정수도 건설을 최대한 신속하게 완성하겠다"며 "뉴욕과 워싱턴처럼 경제수도 서울, 행정수도 세종의 경제·행정 이수도 시대를 열겠다"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사랑의 송편 나눔’…명절 꾸러미 한가득 ‘사랑의 송편 나눔’…명절 꾸러미 한가득

  • 대전 동부소방서, 추석 앞 화재안전 점검 대전 동부소방서, 추석 앞 화재안전 점검

  • ‘대한민국의 情을 보냅니다’ ‘대한민국의 情을 보냅니다’

  •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대전서남부터미널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대전서남부터미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