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지방분권에 앞선 행정수도 완성의 필요성

  • 오피니언
  • 프리즘

[프리즘]지방분권에 앞선 행정수도 완성의 필요성

  • 승인 2017-04-11 16:16
  • 신문게재 2017-04-12 23면
  • 강병수 충남대 교수ㆍ대전학연구회장강병수 충남대 교수ㆍ대전학연구회장
▲ 강병수 충남대 교수ㆍ대전학연구회장
▲ 강병수 충남대 교수ㆍ대전학연구회장
요즈음 19대 대선을 앞두고 지방분권과 행정수도의 완성이라는 말이 자주 회자된다. 국토의 균형발전과 지역발전을 위해 지방분권과 행정수도의 완성은 모두 이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지방분권에 앞서 행정수도의 완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행정수도의 완성 이전에 지방분권이 이루어지면 국회가 세종시로 이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은 경제력과 맞물려 권한이 엄청나게 커질 것이며 기업은 더 이상 세종시나 지방으로 이전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방분권이란 중앙정부의 많은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게 위임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고유 권한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방자치단체는 단체로서의 지위를 벗고 스스로의 살림살이를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방정부(local government)가 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중앙과 지방의 권한비율은 7대 3 정도이며, 중앙과 지방의 세입비율은 8대 2정도이다. 지방자치를 시행한 지 22년이나 되었지만 거의 변함없는 지방자치단체의 열악한 지방자치 실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1960년대 도시화와 산업화를 시작으로 서울의 과밀과 혼잡으로 인한 규모의 불경제가 심해지자 수도권의 성장을 억제하고 인구와 자본을 지방으로 분산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정부는 좋은 직장과 학교를 지방으로 분산하는 정책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인구와 자본의 지방분산 효과는 미미하여 인구와 자본이동의 핵인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이전하려고 하였으나 위헌 판결을 받으면서 국회와 청와대를 서울에 남겨둔 채 국무총리이하 행정부만 세종시로 이전하게 된 것이다.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남북통일이 되면 행정수도가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의 중심에 있어야하기 때문에 서울보다 북쪽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부정적인 생각과 막연한 망설임을 가지고 있다. 이는 전적으로 근거 없는 믿음이다. 중앙정부는 동사무소처럼 지역 주민이 매일 드나드는 생활행정을 책임지는 데가 아니라 국가정책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미국의 워싱턴, 영국의 런던 등 다른 나라의 행정수도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듯이 지구상의 그 어느 나라도 국토의 중심에 행정수도가 있는 나라는 없다. 대부분의 수도는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국토의 중심에서 비껴 나와 바닷가에 위치해 있다.

강력한 중앙집권일 때 민관협력이든 정경유착이든 기업은 전화나 통신이 아니라 중앙정부와 대면적(對面的) 접촉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중앙정부 가까이에 있고 싶어 한다. 중앙정부의 수많은 정책과 자금이 기업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거의 모든 대기업의 본사가 서울에서 꿈쩍도 하지 않은 첫째 이유가 ‘중앙정부와의 접촉 가능성’ 때문이다. 지금과 같이 국회가 서울에 있고 기업이 중앙정부 고위공무원들을 큰 불편 없이 서울에서 접촉할 수 있다면 기업은 구태여 세종시나 지방으로 이전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분권이 이루어지면 수도권에 있던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려는 것이 아니라 지방에 있던 기업이 수도권으로 이전하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그러므로 민주주의와 국가발전을 위하여 지방분권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행정수도 완성 없이 이대로 지방분권형 국가로 직행한다면 세종시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지방분권이 행정수도 완성에 앞서 이루어진다면 양치질을 먼저하고 식사하는 모양새가 된다.

인구 25만 명의 세종시 건설현장을 보라! 이제는 어떠한 경우라도 불가역성(不可逆成)을 지니고 있다. 국회가 서울에 있어 많은 시간을 서울과 세종을 바쁘게 오가는 중앙부처 고위공무원들이 국가 정책수립에 전념하도록 먼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여 행정수도를 완성하고, 원래 목적인 기업과 인구의 지방 분산을 가능하게 한 다음에 지방분권으로 가는 것이 우리나라의 국가발전과 지역발전을 모두 위하는 길일 것이다.

강병수 충남대 교수ㆍ대전학연구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한 마리 학이 알려준 기적의 물! 유성 온천 탄생의 전설
  2. [현장취재]정민 한양대 명예교수 에 대해 특강
  3. 서남학교 설계 본격화… 2029년 개교 추진
  4. 대전우리병원, 혼합현실(MR) 기기 착용한 척추수술 첫 시행… 첨단 디지털과 의료 결합 시험무대
  5. 정청래, 어린이날 맞아 대전 방문…"허태정은 민주당 필승카드"
  1. 올해 충남 집값 17주 연속 하락… 아산 누적 하락률↑
  2. '5점대 평균자책점'…한화 이글스, 투수진 기량 저하에 고초
  3. 한국산림아카데미재단 총동문회·중부지방산림청, 합동 산불방지 캠페인 벌이다
  4. ‘뜨개화풍’ 정우경 초대전…관저문예회관서 12일 개막
  5. 2027학년도 지역의사 전형 충청권 모집 118명 확정

헤드라인 뉴스


[지선 D-30]지역발전 위한 정책 선거 중요

[지선 D-30]지역발전 위한 정책 선거 중요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진영에서 내건 선거 구호다. 이 구호는 경제 불황에 시달리던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으면서 당시 객관적 열세였던 클린턴 전 대통령을 대선 승리로 이끌었다.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 즉 먹고 사는 문제를 제대로 짚은 것이 승리로 이어졌다. 지역을 책임지는 '일꾼'을 뽑는 6·3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3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지방의원과 교육감을 뽑는 지방선..

대전의료원 건립, 본격 시동 걸 수 있을까
대전의료원 건립, 본격 시동 걸 수 있을까

지역 숙원 사업 중 하나인 대전의료원 건립 사업이 사업비 조정을 거쳐 본격 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대 인근 용운동 11번지 일원에 건립되는 대전의료원은 총사업비 1759억(국비 530억, 시비 1229억)을 투입해 지하 2층 지상 7층 연면적 3만3148㎡에 319병상 규모로 2030년 준공을 목표로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1996년 건립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경제성 문제 등으로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코로나19사태로 상황이 급변했다. 메르스와 코로나19 등 각종 감염병 유행에 따른 공공의료 필요성..

대전·세종·충남 기름값 ‘2000원 시대’ 굳어져… 소비자 부담 계속
대전·세종·충남 기름값 ‘2000원 시대’ 굳어져… 소비자 부담 계속

대전·세종·충남지역 주유소 기름값이 리터당 '2000원 시대'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지역별로 2000원대 돌파 시점은 달랐지만, 현재 대부분 지역이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며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대전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2002.53원으로 전날보다 0.12원 올랐다. 경유는 1997.39원으로 0.07원 상승하며 2000원 선에 근접한 상태다. 대전의 휘발유 가격은 4차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4월 24일 처음 2000원을 넘어선 뒤 현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분주한 선관위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분주한 선관위

  • 다양한 체험과 공연에 신난 어린이들…‘오늘만 같아라’ 다양한 체험과 공연에 신난 어린이들…‘오늘만 같아라’

  • 대전 찾아 지원유세 펼치는 정청래 대표 대전 찾아 지원유세 펼치는 정청래 대표

  • 첫 법정 공휴일 된 노동절…차분히 즐기는 휴일 첫 법정 공휴일 된 노동절…차분히 즐기는 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