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90일 이내에 성패가 결정

  • 정치/행정
  • 2017 19대 대통령선거

문재인 정부 90일 이내에 성패가 결정

  • 승인 2017-06-08 16:07
  • 신문게재 2017-06-13 3면
  • 오주영 기자오주영 기자


육동일 충남대교수 (시도지사협의회 지방분권특별위원장)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벌써 한달이 넘었다. 온 국민들의 기대속에 문제인 선장은 새 배에 희망의 돛을 달고 힘차게 항해를 시작한 것이다. 문재인호는 이제 험난한 파고를 넘어 국민과 약속한 나라다운 나라, 새로운 대한민국의 건설이라는 종착지에 반드시 입항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다.

지난 한달여 동안 정권인수와 내각구성 과정에서 역대 정부와 달리 인수위 없이 진행되다보니 인선파동 등의 문제가 불거져서 진통을 겪고 있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내각이 정식 출범하면 국내외적으로 더 큰 풍랑과 시련에 직면할 지 모른다.

지난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 집권 초기에 직면했던 쇠고기 파동과 국정원 댓글사건 같은 위기가 없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되어 의기양양 했던 이명박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정권출범 불과 100일도 안되서 국민들한테 고개숙여 사과해야 만 했다.

그로 인해 국정은 초반부터 꼬이기 시작했고 그 후유증은 임기 내내 지속되었다. 대통령과 정부의 독선과 무능, 국민과의 소통부재가 급기야 국민들의 저항을 초래하고 만 것이다. 이 임기 초반의 문제들은 결국 지난 정권의 실패는 물론 대통령 탄핵과 구속까지 초래한 최대 걸림돌이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이를 교훈으로 삼아 절대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

작년, 새 정부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 분석한 두권의 책이 미국에서 베스트 셀러가 된 바있다. 다시한번 꼼꼼히 읽어보니 선진국도 새 정부 출범초기에 이미 숱한 어려움을 겪었고, 그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과 연구를 통해 해결방법을 찾아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물론 그 방법들은 정부들이 새롭게 출범할 때마다 실제 활용되고 있다. 이 두권의 책에서 밝힌 요지만 소개하면 이렇다. 환경은 다르지만, 갖 출범한 우리 정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왜 정부는 자주 실패하는가 (Why Government Fails So Often)」라는 책에서 정부가 모든 문제에 간섭해서 직접 해결해 가려 할수록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켜 더 깊은 늪에 빠지게 되는데 국민들은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국민들은 새 대통령을 마법사 그리고 정부의 힘을 신앙처럼 믿고 그들이야 말로 이번에는 적폐와 불평등의 문제를 끝장내 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늘 새로운 문제들만 만들어 낸 채 실패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모두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구호를 외친 정치가가 영웅으로 추앙받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진정한 영웅은 오히려 국민들이고 우리 개개인들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도 선거과정에서 수많은 공약을 제시했고, 반드시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정부가 모든 일을 다할 수도 없고, 또 해서도 안된다는 인식이 앞서야 한다. 국민들은 대통령과 정부를「슈퍼맨」으로 보고 매사 일방적으로 기대하는 것도 금물이다.

「정부의 첫 90일 (The First 90 Days in Government)」이라는 책에서는 모든 정부는 출범한 첫 90일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한다. 정부 각 부처의 책임자들은 이 기간내에 부처의 목표정립과 일체감 형성, 팀워크와 네트워크의 구축 등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가급적 국민들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물부터 빨리 만들어 내는 일이 중요하다. 여기에는 국민들과의 다양한 소통을 통한 공감과 지지의 확산, 그리고 꾸준한 자기학습과 자기혁신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이 점을 소홀히 한 것이 지난 정부 실패의 큰 이유였다.

요약컨대, 문재인 정부도 우리보다 앞서 경험한 외국 정부들의 시행착오와 교훈을 통해, 반드시 성공하는 정부가 되기를 국민들과 함께 기대해 본다. 무엇보다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이루어지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 수 있도록 새로운 국정운영의 틀과 방식을 출범 90일 이내에 만드는 일이 제일 중요하고 시급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6년 달라지는 대전생활 찾아보세요"
  2. [월요논단]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허와 실
  3. 코레일, 환경·동반성장·책임 강조한 새 ESG 비전 발표
  4. 국가철도공단 전 임원 억대 뇌물사건에 검찰·피고인 쌍방항소
  5. 성착취 피해 호소 대전 아동청소년 크게 늘어…"기관간 협력체계 절실"
  1. 충남대 올해 114억 원 발전기금 모금…전국 거점국립大에서 '최다'
  2. 29일부터 대입 정시 모집…응시생 늘고 불수능에 경쟁 치열 예상
  3. 한남대 린튼글로벌스쿨, 교육부 ‘캠퍼스 아시아 3주기 사업’ 선정
  4. 심사평가원, 폐자원의 회수-재활용 실천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
  5. 서산 대산단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기존 전기료比 6~10%↓

헤드라인 뉴스


불수능 영향?…대전권 4년제 대학 수시 등록률 증가

불수능 영향?…대전권 4년제 대학 수시 등록률 증가

2026학년도 대입 모집에서 대전권 4년제 대학 대부분 수시 합격자 최종 등록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황금돼지띠' 출생 응시생 증가와 문제가 어렵게 출제된 불수능 여파에 따른 안정 지원 분위기가 영향을 준 것으로 입시업계는 보고 있다. 29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2026학년도 수시 모집 합격자 등록을 마감한 결과, 대다수 대학의 등록률이 전년보다 늘어 90%를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사립대학들의 등록률이 크게 올라 대전대가 93.6%로 전년(82.4%)에 비해 11%p가량 늘었다. 목원대도 94%로 전년(83.4..

대전·충남 행정통합, 세종시엔?… "기회이자 호재"
대전·충남 행정통합, 세종시엔?… "기회이자 호재"

대전·충남 행정 통합 흐름은 세종특별자치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지역 정치권과 공직사회도 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대응안 마련을 준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강준현 세종시당위원장(을구 국회의원)이 29일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날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세종이 충청 메가시티의 중심축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자 호재"라고 말했다. 최근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며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시장 배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일각서 제기되고 있는 '행정수도 상징성 약화' 우려와는 상반된 입장이다...

대전 중소기업 16.3% "새해 경영환경 악화될 것"… 비관론 > 낙관론 `2배 격차`
대전 중소기업 16.3% "새해 경영환경 악화될 것"… 비관론 > 낙관론 '2배 격차'

새해 경영환경에 대한 대전지역 중소기업들의 비관론이 낙관론보다 두 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지역본부(본부장 박상언)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대전지역 중소기업 경영환경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전지역 중소기업 30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75.2%가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16.3%로, '나아질 것'이라고 답한 기업(8.5%)보다 두 배가량 많아 내년 경영 여건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