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식 칼럼]수도가 막히면? 행정수도

  • 오피니언
  • 최충식 칼럼

[최충식 칼럼]수도가 막히면? 행정수도

  • 승인 2017-11-29 13:36
  • 신문게재 2017-11-30 22면
  • 최충식 기자최충식 기자
clip20171129104616
세종특별자치시 제공
수도(水道) 시설이 미비했던 19세기에는 에드가 드가의 '다림질하는 여인' 등 세탁 공장 소재의 그림이 많다. 20세기 들어 존 슬론의 '옥상의 햇볕과 바람'처럼 가정에서 빨아 빨랫줄에 너는 그림으로 바뀐다. 이러한 화폭의 변화는 수도의 보급을 의미했다.

꼭지만 틀면 콸콸 쏟아지는 수도는 그저 그런 물길이 아니다. 수리학, 유체역학, 수질공학, 화학, 물리학이 다 들어 있다. 수도꼭지는 국가(관료체제)와 만난다. 상상력을 비약하면 대한민국은 거대한 수도사업자가 독점 공급하는 구조다. 그 정도로 수도권에 잔뜩 몰려 있다.



그나마 안심인 것은 솔솔 불어오는 지방분권 개헌 바람이다. 개헌 시기를 국민 43.9%가 지방선거 때로, 35.1%가 지방선거 이후로 꼽았다. 둘 다 찬성인 점은 같다. 참여연대와 공공의창 여론조사에서 개헌 불필요 의견은 6.2%에 그쳤다. 유사 이래 '분권'에 이렇게 호의적인 시절이 없었다.

하나 좀 미흡한 것은 반대 38.3% 대 찬성 37.7%로 뜨뜻미지근한 충청권의 반응이다. 광주·전라는 61.3%가 지지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선 행정수도 헌법 명문화에 전국 55.5%가 찬성했고 33.7%가 반대하고 있다. 이때는 충청(72.1%)과 호남(62.5%)의 찬성률이 높았다.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에 대한 결은 다소 다르다. 국민의 68.1%(반대 20.9%)가 찬성한 가운데 광주·전라(72.0%)와 행정수도 명문화를 꺼리는 서울(70.8%)의 찬성이 압도적이다. 상대적으로 이때도 대전·세종·충남·충북(28.4%)은 반대가 많다. 국회 이전은 좋고 청와대 이전은 싫다는 의견 역시 충청권이 다소 높다. 어떤 대전 택시에는 '세종시 행정수도 개헌 반대' 스티커까지 나붙었다. 택시 공동사업구역 갈등 때문이지만 행정도시 '본토'에서 보기 어색한 풍경이다.

77
최충식 논설실장
충청권 행정수도 찬성률 83%로 치솟던 과거보다는 분위기가 식었다. 행정수도와 지방분권의 상호연관성에서 보면 안쓰럽지만 그 저변에 뜨거운 용암 덩어리 같은 것이 있다. 지방정부의 분권을 넘어 주민으로의 분권이 나올 만큼 분권형 국가를 지향한다. 이를 반영하는 광고가 포털 메인에 떴다.

수도가 막혔다? 가정도 나라도 수도가 막히면 힘들어진다. 국토 11.8%에 인구 49.5%(현재는 49.6%)가 몰려 있다는 자막이 흐른다. "수도가 막히면?" " 역시 행정수도가 답입니다"로 끝나는 은유(메타포)와 유추(아날로지)가 돋보인다. 과밀은 확실히 국토 신진대사의 '적'이다.

수도(水道)로 더 비유하면 수도권은 수질은 물론 취수, 도수 및 송수, 정수, 배수, 급수 모든 과정이 잘 뚫리기 힘든 구조다. 전국 수도관 노후로 연간 6058억원어치의 손실을 본다. 사업체의 47.4%, 매출액의 55.1%, 상장사 자본금의 82%, 벤처기업의 72.7%, 예금액의 70% 등이 몰린 수도권 집중 손실은 연 20조원을 상회한다. 수도권 투자를 5% 늘리고 비수도권은 5% 줄이면 4년 후부터 성장률이 매년 0.4%씩 줄어든다. 지방분권, 수도권 과밀화 해소, 국민 삶의 질 향상의 막힘없는 답이 서울의 짐을 나누는 수도(행정수도)에 들어 있다.

상하수도는 항생제, 마취제, 백신, 피임약을 제치고 인류 건강 기여도 1위에 꼽혔다. 20세기에 늘어난 인간 수명 35년 중 30년은 상하수도 덕이다. 상수도가 그렇게 기여했듯이 잘된 수도(首都) 정책이 전국을 획기적으로 젊고 건강하게 만든다. 행정수도 개헌도 이런 확신에서 출발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수입산을 한돈으로 속여 판매한 농업회사 대표 '징역형'
  2. 유성복합 개장 이후 서남부터미널 통폐합 '화두'
  3. 수사기관 사칭 보이스피싱, 이번에도 피해자는 모두 20~30대
  4. "의대 가려고 이사 고민"…'지역의사제' 도입에 충청권 전입 늘까
  5. 대전역 물품보관함 돌며 카드·현금 수거… 보이스피싱 수거책 구속
  1. [건양대 글로컬 비전을 말하다] 국방·의료에서 AI까지… 국가전략 거점으로 진화한다
  2. 대전·충남 시도의장 행정통합 관련 기자회견
  3. 대전보훈청-대전운수, 설명절 앞두고 후원금 전달식
  4. 자율주행버스 시범운행
  5. 신탄진공장 사망사고 한솔제지 대표 중대재해처벌법 송치

헤드라인 뉴스


"의대 가려고 이사 고민"…`지역의사제` 도입에 충청권 전입 늘까

"의대 가려고 이사 고민"…'지역의사제' 도입에 충청권 전입 늘까

2027학년도 대입부터 '지역의사제' 전형이 도입되면서 자녀 의대 입시를 위해 이사를 고려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으로의 전입을 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역의사제 지정 지역 일반고등학교 수를 따진 결과, 전국에서 충청권이 세 번째로 많은 데다 타 권역에 비해 고3 300명 이상의 대형 고교도 가장 많기 때문이다. 지역 인구유입과 수도권과의 의료 격차 해소책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반대로 위장전입 등 부작용 우려도 적지 않다. 29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지역의사제 지정 지역 일반고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

대전에 사람이 모여든다... 일류경제도시로 상한가 `대전`
대전에 사람이 모여든다... 일류경제도시로 상한가 '대전'

대전에 사람이 모여들고 있다. 도시 경쟁력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할 단어는 '사람'이다. 경제와 문화, 생활 등 지역의 미래는 결국 사람이 만들기 때문이다. 저출산, 고령화와 수도권 집중화로 인구소멸을 우려하는 시기에 대전시의 인구 증가세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인구감소·지방소멸 현황 및 과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비수도권 지자체의 77%는 현재 지역의 인구감소 및 지방소멸 위험 수준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대전시는..

민주당, 정식 명칭은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약칭은 ‘대전특별시’
민주당, 정식 명칭은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약칭은 ‘대전특별시’

더불어민주당이 대전과 충남 통합 특별시 정식 명칭을 ‘충남대전통합특별시’로, 약칭은 ‘대전특별시’로 정했다. 민주당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 황명선 상임위원장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특위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명칭과 약칭, 특별법 추진 과정 등 회의 결과를 설명했다. 우선 공식 명칭은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약칭은 대전특별시다. 앞서 28일 민주당 광주와 전남 행정통합 추진 특별위원회도 통합 특별시 명칭을 '전남광주특별시', 약칭을 '광주특별시'로 정한 바 있다. 통합 특별시의 청사와 관련해선, 황명선 상임위원장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자율주행버스 시범운행 자율주행버스 시범운행

  • 대전·충남 시도의장 행정통합 관련 기자회견 대전·충남 시도의장 행정통합 관련 기자회견

  • 대전 서북부 새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개통’ 대전 서북부 새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개통’

  • ‘공정한 선거문화 조성을 위해’ ‘공정한 선거문화 조성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