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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매매 범, 퇴폐업소 단골, 매춘부, 기상 통보관 및 목사가 한꺼번에 저승으로 붙들려갔다.
염라국의 임금이 인정심문에 이어 곧바로 선고를 내렸다.
먼저 인신 매매 범에게 "너는 지옥행이다"라고 언도 하였다.
그러자 그가 항변하였다.
"대왕님,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기 마련이잖습니까? 남자들이 자꾸만 영계를 원하니까 저야 좋은 일 하는 셈치고 할 일없이 쏘다니는 계집애들을 데려다가 필요한 업소에 넘겨주고 구전을 좀 챙긴 것뿐인데 너무하십니다."
염라대왕이 단호하게 말했다.
"너는 매매차익이 발생하였음에도 신고납부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양도소득세 포탈죄가 성립되느니라."
곧이어 퇴폐업소 단골에게 "너도 지옥행이다"라고 언도하였다.
그가 탄원하였다.
"대왕님, 남자가 그렇고 그런 업소에 가서 그 짓을 했기로서니 말씀이 심 하십니다. 재고해 주시지요."
"안 돼, 너는 함부로 쏴댔으니 무단 발포 죄니라"하고는 매춘부에게 "너 또한 지옥행이다"라고 언도 하였다.
그녀가 하소연했다.
"대왕님, 잘 아시다시피 제가 몸을 팔고 싶어 팔았나요?
가정 형편이 어려워 떠돌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고
또 저로 인해 숱한 사내들이 육체의 쾌락을 맛보았으니 관대한 처분을 바랍니다."
"안 돼, 너는 일부종사란 말도 못 들었느냐? 너는 불법 용도 변경 죄에 해당하느니라"하고는 기상통보관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는 '나야 좋은 일만 했으니 천당행이겠지?'하고 자신만만했다.
이윽고 대왕이 "너도 지옥행이다" 라고 언도 했을 때 그는 납득할 수 없다는 듯 따져 물었다.
"대왕님 저야말로 세상 사람들을 위해 봉사해온 처지가 아닙니까?
날씨의 변화를 일일이 알려주면서 장독대 뚜껑 덮어라. 빨래 걷어라.
여행길 조심해라 등등 언제나 좋은 일만 했다구요."
"좋은 일 좋아하네. 감히 천기를 누설한 네 놈은 내란 음모죄에 해당하는 중죄니라"하고는 목사를 향해 "너 또한 지옥행이다" 라고 언도 하였다.
그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점잖게 이의를 달았다.
"제가 천국에 가지 못한다면 누가 갈 수 있다는 말씀입니까? 기가 찰 노릇이군요."
염라대왕이 한심하다는 듯이 대꾸하였다.
"뭐라구? 너는 신성한 옥황상제의 말씀을 네 멋대로 해석하고 떠들어대지 않았더냐? 저작권 침해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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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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