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식 칼럼]한국당-경찰 '미친개' 설전 끝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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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식 칼럼]한국당-경찰 '미친개' 설전 끝내라

  • 승인 2018-03-28 16:02
  • 신문게재 2018-03-29 21면
  • 최충식 기자최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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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과 경찰 간 '개' 설전이 바닥이 안 보인다. 불씨가 된 '사냥개, 미친개' 발언은 개다운 개에 대해 고찰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세상에 집짓는 동물은 많지만 옷을 만들 줄 아는 동물은 없다. 그런데 요즘은 사정이 달라져 반려견에게 명품 브랜드 옷을 입히고 생활한복을 지어준다. 의식주 중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분 짓던 옷의 경계가 무너졌다.

신석기 이래로 개가 '옷 입는 동물'로 등극하기까지 실로 오랜 세월이 흘렀다. 1000만 반려견 시대에도 '개'는 욕의 영원한 본좌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인간이 개를 버려도 개는 인간을 버리지 않는 충직함, 때로는 과잉충성 그 때문이다. 경찰에게 "정권의 사냥개"라며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 한 말은 경찰에게 불쾌하고 국민에겐 불편한 표현이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 개인의 성품을 넘어 제1야당의 품격까지 의심해볼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홍준표 대표가 '미꾸라지 한 마리'(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로 선긋기를 했지만 대전경찰이나 광주경찰은 분개 안 한 것이 아니다. 경찰 전체를 향한 대유법적인 모독으로 받아들여져 퇴직한 경우회까지 집단 항의하고 나섰다. 과민반응 같지만 분노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실성한 듯 악독하게 구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미친개'라 한다. 사전 표제어로 올라 있다고 대놓고 쓰라는 허용의 의미는 아니다. '본말 전도'라고 하는데, 한국당 울산시장 후보인 김기현 시장 측근의 아파트 건설현장 비리 혐의 수사보다 과한 욕이 본질이 될 정도로 중대 사안이었다. 시비곡직을 가리기 전에 사냥개, 미친개는 말의 궤도를 이탈한 감정적 표현이다. '돼지 눈에는 돼지로 보인다'라는 무학대사 어록은 거기에 비하면 점잖은 선문답 같다.

이럴 때 역지사지는 참 중요한 미덕이다. 경찰조직이 만약 공당을 겨냥해 개뿔(있으나마나 함)도 아니라거나 개차반 같다면 가만있겠는가.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면 모두 그걸로 보인다. 미친개 눈에 몽둥이가 보이듯이 자기 식으로만 본다. 사흘 굶은 개가 몽둥이도 안 뵈면 더 나쁜 지경이다. 좋은 비유는 아니지만 지방선거에 혈안인 지금, 그런 무리수를 두기 쉽다. 용맹한 사냥개, 충견도 사람에게 갖다 대면 거친 논평이 된다. 또 그 사과마저 이미 자존심이 구겨진 입장에는 개 풀 뜯어먹는 소리로 들리기도 한다.

비유에도 격은 갖춰야 하는 이유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을 무기로 왕질, 갑질하는 것도 개다리질(방정맞고 얄밉게 구는 행동)처럼 비칠 소지가 있다. 극소수 정치경찰이 있다고 가정하고, 그들이 대표성이 없더라도 '광견병 걸린 개' 취급은 비유 아닌 비하이며 언어폭력이다. 내 밥 먹던 개가 발뒤축을 문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깨끗이 씻어낼 때가 됐다. 페티켓도 있는데 에티켓도 아닌 언행으로 힘 빼지 말고 좀 창조적인 솔루션으로 승부를 걸면 좋을 것이다. 지방선거와 개헌 정국에 나랏일도 많다. 진정성 있는 사과로 진흙탕 개싸움(이전투구)에 비유될 '개' 설전을 뒤끝 없이 끝내야 한다. 거국적인 징징거림으로 허비할 만큼 한국당이 한가롭지 않고 경찰은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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