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는 공휴일인가요, 라는 질문

  • 오피니언
  • 최충식 칼럼

4·19는 공휴일인가요, 라는 질문

[최충식 칼럼]

  • 승인 2018-04-18 10:20
  • 신문게재 2018-04-18 21면
  • 최충식 기자최충식 기자
부정선거 하야
[최충식 칼럼]4·19가 공휴일이냐. 노는 날이냐, 아니냐. 국경일, 기념일, 공휴일을 혼동해 자주 듣는 질문이다. 국가기념일이나 국경일이 모두 국가에서 정한 휴일은 아니다. 한글날의 경우는 국경일 폐지와 재지정 끝에 공휴일이 된 사연 많은 날이다.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일처럼 임시공휴일이 지정되기도 한다. 여기까지는 새로울 것이 없다.

지금부터가 뉴스다. 이르면 올 상반기 중 지방정부가 지방공휴일을 지정하는 길이 열린다. 48개 법정기념일 중 해당 지역에 특별한 의의가 있는 날에 한해서다. 지방공휴일로 지정된다고 서울만의 4·19, 대구만의 2·28, 광주만의 5·18이 되는 건 아니다. 3·15나 독도의 날도 마산(창원)이나 경북에 국한하지 않고 거국적으로도 기념해야 바람직하다.

이 같은 지역 역사성이 투영된 공휴일은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에서도 건의된 사항이었다. 뒷얘기지만 제주 4·3은 국가기념일로 지정됐으나 제주도의회에서 지방공휴일 지정 조례를 만들어 한때 혼란이 일었다. 상위법령 근거가 없어 대법원 제소까지 갈 뻔했다. 법제화가 되면 국가기념일로 지정 촉구 중인 3·8 민주의거일의 대전시민 공휴일 지정이 꿈만이 아니다. 지역 고교생들이 독재에 분연히 맞선 대전 3·8은 대구 2·28, 마산(창원) 3·15와 더불어 4·19의 도화선이었지만 인정을 못 받는다. 어차피 법정(국가)기념일 지정부터 돼야 한다. 지자체 주관 지방공휴일의 선행 조건이기 때문이다.

이 기회에 국경일에 관한 법률과 각종 기념일 규정, 특히 관공서 공휴일 규정을 국민(지역민)의 휴일로 손질할 필요도 있다. 지방공휴일이 지자체와 산하 공공기관에만 보장되고 일반 기업체나 학교 등에 고무줄처럼 자의적이라면 실효성이 반감된다. 공적인 휴무일이 그저 노는 날, 빨간 날 늘리기에 그친다거나 하루하루 버겁게 사는 비정규직이나 알바생 등과의 휴일 양극화를 벌려놓는다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특정 지역의 정체성이 가미된 기념일이, 그것도 지방분권 차원에서 거론되는 자체는 쌍수 들고 환영할 일이다. 문제는 관심 부족이다. 11월 11일 빼빼로데이를 잊으면 사변이 날 듯 챙기면서 법정기념일인 11·11 농업인의 날은 깜깜하게 모른다. 제헌절, 개천절이 무슨 날인지는 묻기조차 미안하고 민망하다. 지자체 간 지정 과열 방지의 이유 하나가 여기에 숨어 있다. 입법 절차를 통해서든 기념일 관장 정부부처의 장과 협의를 거쳐서든 기념일 남발을 제어하는 장치가 요구된다.

그래도 지방이 은근히 대접받는 느낌이라 싫지는 않다. 만약에 국가기념일 4·19를 서울시 공휴일로만 독점한다면 대구, 대전, 광주, 부산, 마산을 비롯한 다른 지역이 서운할 것 같긴 하다. 민주주의를 꽃피운 혁명 정신이 깃든 4·19, 아니 그 어떤 국경일과 국가기념일, 앞으로의 지방공휴일·기념일이 2·14(밸런타인데이)나 3·14(화이트데이)보다 무의미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국격과 지역 위상이 온전히 곧추선다면 꼭 빨간 날이 아니어도 큰 상관은 없다.

최충식
▲최충식 논설실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칠곡 왜관철교, 주민들 쉼터 역할
  2. 대전 중수청, 세종 임시 개청 후 옛 대전세무서 부지로 이전 추진
  3. [르포] 선풍기도 없는 40.2도 정산부스… 폭염 속 공영주차장 근로자
  4. 돌아오는 온통대전…자치구 지역화폐와 연계·통합 가능할까
  5. "서산 한우 관광 메카 만든다", 서산 운산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조성 본격 시동
  1. 음주운전 사고 후 경찰관까지 폭행한 60대… 차량 압수
  2. 충남 당진 드론공원, 국토부 지정 공원 선정
  3. 대덕특구 공동관리아파트 R&D 맞춤형 심사 대상될까…예타 폐지 새기회
  4. 대천해수욕장, 126명 안전요원 총출동
  5. 금감원·검찰 사칭… 전국 돌며 1억5400만원 수거한 보이스피싱 수거책 검거

헤드라인 뉴스


정부 `산업용 전기료 차등`에 대전 산업계 `촉각`

정부 '산업용 전기료 차등'에 대전 산업계 '촉각'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을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대전지역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차등 적용의 주요 기준 가운데 전력자립도가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지역별 전력수급 여건을 반영한 산업용 전기요금 차등제를 올 하반기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전력자립도와 송전비용, 국가균형발전 등을 고려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이달 중 공청회를 거쳐 권역 구분과 요금 차등 폭을 확정할 예정이다..

李 `육사 군사쿠데타 강력 성토`… 통합사관학교 강력 추진 지시
李 '육사 군사쿠데타 강력 성토'… 통합사관학교 강력 추진 지시

이재명 대통령은 5일 "군사 쿠데타를 무려 세 번이나 한 중심이 육사인데도 한 번도 책임을 묻지 않았다"며 대전 유성구 자운대에 신속하고 강력한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방부와 외교부, 통일부, 국가보훈부 업무보고에서 "지금까지 대한민국 군사 쿠데타가 몇 번 있었나. 다 육군에서 벌어진 일 아닌가. 육군사관학교 출신들이 한 일인데, 거기에 대해 책임을 물은 일이 있나"라며 통합사관학교 반대를 주도하는 육사를 성토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과 관련해 논의하던..

현금만 쓰고, 옷까지 버린 보이스피싱범 안잡힐 줄 알았지? (영상)
현금만 쓰고, 옷까지 버린 보이스피싱범 안잡힐 줄 알았지? (영상)

현금만 쓰고 금융감독원과 검찰을 사칭해 어르신들의 현금을 훔쳐 달아난 20대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대전서부경찰서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20대 여성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습다. A씨는 지난 5월 대전 서구의 한 주택가 우편함에서 70대 피해자가 넣은 현금 1,000만 원을 수거하는 등 전국을 돌며 총 7회에 걸쳐 약 1억 5,40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A씨는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교통카드를 수시로 교체하고, 모텔에서 1박씩 투숙하며 옷을 바꿔 입는 등 치밀하게 이동했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청권 식수원을 보호하라’…대청호 녹조 제거하는 방제선 ‘충청권 식수원을 보호하라’…대청호 녹조 제거하는 방제선

  • ‘전문 간호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습니다’ ‘전문 간호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습니다’

  • 폭염에 도로 위 피어오른 ‘아지랑이’ 폭염에 도로 위 피어오른 ‘아지랑이’

  • ‘폭염에도 일을 쉴 수 없어요’ ‘폭염에도 일을 쉴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