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복만땅] 고려 태조 왕건은 왕씨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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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복만땅] 고려 태조 왕건은 왕씨가 아니었다?

[원종문의 오복만땅] 95. 성과 이름

  • 승인 2018-04-20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한 사람의 일생이 이름을 지어 출생신고를 하면서부터 시작되어 사망하여 이름을 지우면서 일생이 끝나듯이 인간의 언어생활은 만물의 이름을 짓는데서 비롯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사서(史書)는 삼국사기(三國史記)와 삼국유사(三國遺事)인데 이 두 책의 시작은 이름을 풀이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잘 알려진 혁거세(赫居世)나 알지(閼智), 수로(首露)에 대하여 이름이 붙여진 내력을 말해주며, 혁거세에 박(朴)씨 성을 붙여주고, 알지 나 수로 에 김(金)씨 성을 붙여준 것은 많은 세월이 지난 후대의 관념일 뿐이며 이름만 있었지 성은 없었다.



김알지(金閼智)의 자손은 말구(末仇), 아도(阿道), 미사흠(未斯欽), 사다함(斯多含)으로 그냥 이름만 있지 어떤 문헌에도 김말구, 김아도, 김미사흠, 김사다함 이라고 기록된바가 없으며, 한서(漢書)를 비롯하여 여러 중국의 역사서를 보아도 삼국시대 이전의 고대 중국에 왕이건 벼슬아치건 간에 성을 가진 사람은 나타나지 않는다. 한서(漢書)의 왕망전(王莽傳)에 주몽(朱蒙)의 이름으로 추(騶)가 나타나 있고, 후한서의 고구려전 에도 여러 왕들의 이름에 성은 쓰이지 않았다. 태조왕은 추. 궁으로, 차대왕은 수성(遂成), 신대왕은 백고(伯固)로 기록되어 있으며, 삼국사기의 고구려전에도 고국천왕은 이이모(伊夷模), 산상왕은 위관(位官)으로 기록되어 성(姓)이 없다.

중국 남북조시대의 송서(宋書)에 이르러서야 성을 사용한 것이 나타나며 고구려의 장수왕을 고련(高璉)으로 기록하여 고구려왕실을 성을 적고 있으며 백제도 온조왕(溫祚王)을 비롯한 초기에 왕들은 성이 없다가 백제 13대 근초고왕부터 성을 써서 근초고왕은 여구(餘句), 전지왕 여영(餘瑛, 무령왕은 여륭(餘隆), 성왕은 여명(餘明), 위덕왕은 여창(餘昌)으로 적고 있다가 29대 무왕에 이르러 부여(夫餘氏)로 적고 있다.



신라의 왕들도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이름만 사용해오다가 신라 23대 법흥왕에 이르러 처음으로 법흥왕을 모명진(募名秦)이라 하여 성을 모(募)씨로 하였고, 진흥왕을 처음으로 김진흥(金眞興)이라 기록하여 신라왕실의 성을 기록했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등 고대문헌들을 보면 유리왕(琉璃王)때에 육부에 성을 하사한(賜姓)내용이 있으나 고대에는 성씨에 대한 관념이 없었고, 신라 35대 경덕왕에 이르러 각 지역의 지명과, 관직의 관명, 사람이름의 인명을 중국식 한자 이름으로 바꾸었으며 이때까지는 일반 백성은 성은 쓰지 않았고 이름만 순수 우리말을 사용하여 "잇부지" "빗부지" "놀부지" "바도루" "둠지"등으로 이름만 사용해 오다 잇부지(伊史夫智), 빗부지(比次夫智) 놀부지(內禮夫智)로 한자의 뜻과는 전혀 상관없이 우리말을 한자의 발음으로 기록하였다.

성과 이름을 함께 사용하고 기록하는 것이 보편화된 것은 통일신라부터이며, 김춘추(金春秋), 김유신(金庾信), 김인문(金仁門), 김대성)金大城, 최치원(崔致遠), 최승우(崔承祐)등으로 널리 사용되게 되었다.

백옥(白玉), 삼웅산(三熊山), 복사귀(卜沙貴), 궁예(弓裔)등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도 성은 없었는데 고려를 세운 왕건(王建)이 백옥 에게는 배현경(裵玄慶)으로 성과 이름을 지어주어 경주 배씨의 시조가 되게 했으며, 삼웅산 에게는 신숭겸(申崇謙)으로 성과 이름을 하사하여 평산 신 씨의 시조가 되게 하였으며, 복사귀 에게도 복지겸(卜智謙)으로 개명하여 면천 복씨의 시조가 되게 하였다.

이렇게 왕으로부터 하사받은 성씨를 사성(賜姓)이라고 한다.

배현경, 신숭겸, 복지겸에게 고려건국의 개국공신의 공으로 이름과 성을 하사한 고려태조 왕건은 본인 자신의 성도 없었으니 왕건의 아버지도, 왕건의 할아버지도 왕 씨가 아니다.

고려사(高麗史)에 인용된 편년통록(編年通錄)에 의하면 당나라 숙종(肅宗)황제가 태자시절에 우리나라 송악(松岳)의 양자동이라는 곳에 잠시 왔다가 보육(寶育)이라는 사람 집에 머물렀는데 보육의 딸 진의(辰義)와 동침하였으며, 이때 아기가 임신되었는데 꿈속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나타나 예언하기를 "삼건(三建) 이면 동국제왕(東國帝王)"이라하고 사라졌다. 이름에 세울 건(建)자를 삼대를 연달아 쓰면 제왕이 될 것이란 예언을 따라 아기이름을 "작제건(作帝建)" 이라고 지었으며 만들작 (作), 임금제(帝), 세울 건(建)자로 "임금을 만들어 세운다" 는 뜻이다. 30여년의 세월이지나 작제건 이 혼인하여 아들을 낳으니 임금을 뜻하는 용(龍)자를 써서 용건(龍建)이라 이름을 지었다.

원세훈
고려 태조 왕건/출처=위키백과
그 후로 다시 30여년이 지나 용건(龍建)이 한씨 집안의 딸과 혼인을 하고 송악 남쪽 기슭에 살았는데 당(唐)나라에 가서 풍수지리를 능통하도록 배우고 돌아온 도선국사(道詵國師)가 "내년에 성자(聖子)를 낳을 것이니 이름을 왕건(王建)이라 지으시오" 하고 돌아갔다. 예언대로 다음해에 아들을 낳아 왕건(王建)이라 이름을 지으니 작제건(作帝建)이 할아버지고 아들이 용건(龍建)이며, 손자가 왕건(王建)으로 건자삼대(建字三代) 완성되었으며 예언대로 왕건이 32살 되던 해 서기 877년에 고려(高麗)를 건국하고 왕이 되었는데 작제건 이 태어나면서부터 왕을 만들고자한 꿈은 약 100년의 세월이 지나 현실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왕건이 고려를 건국하기 전에도 국조(國祖)단군이 세운 고조선이 있고, 고구려와 백제가 있었고, 신라도 있었으며, 견훤(甄萱)이 건국한 후백제와 궁예(弓裔)가 건국한 후 고구려도 있었으나 세계에서 우리나라를 영어로 표기하는 것은 조선이나 신라 또는 백제가 아니라 코리아 (Korea)이며 코리아는 왕건이 세운 "고려"를 영어로 표기한 것이다. 왕건(王建)이라는 이름이 만들어 지기까지 100년 동안이나 왕을 꿈꾸어온 정성이 있었기에 왕건이 세운 나라 이름 코리아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고 무궁한 번영을 이어갈 것이다.

원종문 명인철학원 원장

원종문-명인철학관-원장
원종문 명인철학원 원장은 한국동양운명철학인협회 이사, 한국작명가협회 작명시험 출제위원장, 국제뇌교육대학원 성명학 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연세대 명리학 전문과정과 경희대 성명학 전문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이름 전문가'로 활동하며 '한국성명학 총론', '명학신서', '이름과 성공' 등의 저서를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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