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식 칼럼]지방선거·재보선 여론조사와 언더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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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식 칼럼]지방선거·재보선 여론조사와 언더독

  • 승인 2018-05-16 11:10
  • 신문게재 2018-05-17 21면
  • 최충식 기자최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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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미니총선인 재보궐선거 국면에서 개싸움 용어의 출현 빈도가 잦다. 밑에 깔린 개가 언더독(underdog)이고 위에 올라탄 개가 탑독(topdog)이다. 깔린 개에 동정표가 몰리는 첫째 조건은 게임이 될 만한 우열의 존재다. 우열이 작은 원희룡·문대림 후보의 지지율(제주KBS 여론조사 0.1% 차이)이 만일 지속된다면 언더독보다 '지지 후보 없음, 모름, 무응답' 등 부동층이 더 변수가 될 것이다.

다양한 영역에서 쓰이는 '언더독'은 선거 전략이 되기도 한다. 10년 전 버락 오바마와 존 매케인이 서로 자신이 언더독이라며 엄살 작전을 구사했다. 그 모델은 해리 트루먼이 상대 후보에 줄곧 밀리다가 선거 역전승을 거둔 미국 대선이다. 그런데 언더독과 탑독은 현상으로 특정되기보다 '굳히기'와 '뒤집기'의 수사적 표현일 때가 많다.

이 용어가 지금 과도하게 부각되지만 지역별 판세로 보면 그런 특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광역단체장 지지율이 충남의 양승조·이인제 후보처럼 격차가 20% 가량 벌어지거나 경기도 쪽 이재명 후보와 남경필 후보처럼 트리플 스코어라는 여론조사(KBS·한국일보, 한국리서치) 등을 현 단계에서 딱 집어 적용한다면 상대적으로 탑독이 유리할 수 있다.

절대 강자보다는 적당히 센 상대를 둬야 언더독 효과가 발현되기 쉽기 때문이다. 예를 든다면 세종시장 후보 중 1강을 견제할 후보가 언더독 지칭이 어려울 만큼 약하면 이 약함을 이유로 무조건 응원하지는 않는다. 약자 이미지가 동정표로 결집되려면 승리 가능성이 희미하게나마 존재해야 한다. 인지상정의 언더독 심리가 있는 유권자는 그 대척점의 유력 후보 대세론을 따르는 탑독 심리도 있다.

그 양면성 때문에 탑독에 대한 반감을 희석시키는 고도의 전략을 구사해야 할 때가 있다. 국내 소비자 마케팅 연구에서도 2등과 노력이 강조된 언더독 제품에 호감을 갖는다는 사례가 나왔지만 대개는 수요자가 늘면 객관적 가치가 높다고 느끼는 네트워크 외부효과나 수요 측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게 된다. 유권자 마음을 사야 할 선거에서는 똑같은 원리가 작동한다.

탑독에 힘이 실리는 '밴드왜건'도 정치가 경제에서 차용한 개념이다. 관련해서 자주 거론되는 것이 충청 표심과 PK 표심이다. 부산·울산·경남(PK) 유권자 투표 행태는 전통적으로 언더독이 탄력을 받지 못했다. 유례없는 대혼전이었던 4년 전 지방선거 때 PK지역 3개 광역단체장과 39개 기초단체장 중 당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초 1곳만 건졌다. 다른 요소를 싹 배제한다면 탑독의 우위라는 표현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언더독, 탑독은 품안의 반려견과 다르다. 선거에 단일 요소만 있지 않다. 공식선거운동 개시일(5월 31일)을 얼마 앞두고 이전투구라는 진흙탕 개싸움과 '사람들은 할 말이 없으면 욕을 한다'는 볼테르의 명언이 부활하는 계절이다. 유권자 마음엔 강자 견제 심리와 강자 응원 심리가 혼재한다. 그래서 정치는 커뮤니케이션, 선거는 포지셔닝이라 하는 것이다. 지지율과 순위에만 집착하니 언더독이고 탑독이지 파고들면 다른 다양한 변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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