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상과 라이프스타일이 투영된 유행어에는 강제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인싸'의 등장도 극단적 사회부적응자가 많아지면서다. 인사이더에 대한 가치 평가로 탄생했다. 그러나 '악용'이 문제다. 이것은 정치적 올바름을 나타내는 PC운동(Political Correctness)과도 비슷한 차원이다. 조선족을 중국 동포로, 인디언을 아메리카 원주민으로 지칭하면 부정의 시각이 완화된다. 어려운 이웃을 불우이웃으로 부르면 부지불식간에 이웃 차별어가 되기도 한다.
언어는 가치관을 반영한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체육기자연맹에서 왜색 표현 등 스포츠 용어 개선을 시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일본식 외래어 '화이또'에서 유래한 '파이팅'의 대체용어는 어렵지 않게 교체 가능하다. 언어는 익숙한 습관이므로 부정적인 말은 아예 만들지 않는 게 좋다. '아싸' 같은 조어는 차별을 넘어 혐오 표현이라는 자각이 요구된다. 무심코 쓰는 말이 생각과 관점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정말 경계할 것은 언어 표현 뒤에 숨은 이데올로기다. 주류와 비주류의 차별을 조장하거나 중립성을 심하게 벗어난 언어는 순화정책을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 한남충(한국남자)·맘충(자녀 둔 여성)·외노(외국인노동자) 등 사람 비하, 개독교·개불·개슬람 등 종교 비하, 개쌍도(경상도)·홍어족(전라도) 등 지역 비하는 폭력의 다른 양상이다. 이런 단어가 통용되는 사회는 불건강하고 비민주적이다. 언어가 사회적 약속인 점에서는 바르지 않은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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