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창희의 세상읽기] 유튜브 저널리즘 시대

  • 오피니언
  • 세상읽기

[우창희의 세상읽기] 유튜브 저널리즘 시대

  • 승인 2019-07-31 09:59
  • 우창희 기자우창희 기자
KakaoTalk_20190730_171441300
미디어부 우창희 부장
유튜브로 뉴스나 시사정보를 시청하는 국민이 10명 중 4명이라고 한다. 우스갯소리로 '엄마가 낳고 유튜브가 키운다'는 말도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둘째 자녀를 둔 필자는 이 말에 동감한다. 3살 때부터 언니가 컴퓨터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하기 바빴던 둘째. 그렇게 네이버 다음 등 이른바 포털을 섭렵했다. 이후 아이패드를 접하더니 유튜브의 세계에 빠졌다. 한동안 수많은 영상을 습득하던 둘째는 필자에게 "아빠! 지구가 네모라는 사실 알고 있어?"라고 물었다. 학창시절 배운 과학지식을 총 동원해 설명해 보았지만 유튜브에서 접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 잡아주지 못했다. 지금은 더 많은 영상을 통해 지구가 둥글다는 걸 알았지만 그때 당시는 식은땀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사례를 들어 설명하다보니 서론이 길었다.

본론으로 돌아와 유튜브는 2005년 4월에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1년 만에 매월 3000만 명이 찾는 사이트로 급부상 했다. 업로드가 무료이고, 내가 올린 영상을 전 세계 사람들이 시청한다는 특징의 오픈 플랫폼이 이용자를 매료시켰다. 또 하나의 강점은 내가 본 영상과 관련성이 높은 영상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이용자의 패턴을 분석해 관련영상을 지속적으로 화면에 노출한다. 이로써 이용자들이 이탈하지 않고 영상시청 시간이 늘어나게 만든다. 현재는 매일 수십억 회의 영상 시청을 기록하고 있다. 영상을 제공하는 채널가입자나 크리에이터 등과의 파트너 관계도 유튜브의 전략이 한몫했다. 콘텐츠의 광고수익 55%를 분배해주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미디어이슈 '디지털뉴스 리포트 2019'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국민이 얼마나 유튜브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국가별 설문조사에서 '지난 1주일 동안 뉴스 관련 동영상을 시청한 적이 있다'는 질문에 한국은 40%라고 응답했다. 38개국 중 4위에 해당하는 순위로 평균보다 14%나 높게 나타났다. 특이한 점은 55세 이상 뉴스·시사정보 시청 비율이 42%였다. 이는 38개국이 연령대가 높을수록 시청 비율이 낮아지는 경향과 다른 데이터다. 정치성향이 영향을 줬다는 평이다. 한국은 진보나 보수 성향인 이용자가 중도 성향 이용자에 비해 10% 이상 유튜브를 더 많이 시청했다고 한다.

모바일 시장 점유율 또한 압도적이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네이버, 카카오에 이어 월 총 이용시간이 3위였던 유튜브는 2018년에는 월 257억분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정치성향뿐 아니라 대중성이 낮은 콘텐츠도 이용자를 매료시키고 있다. 뜨개질하는 동영상이 2016년 한해만 7억 5000시간 이상 시청됐다. 얼마 전 수습기자들을 교육하며 '필자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현상'이라는 말을 했었다. 본지가 영상을 만들기 위해 기자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제작한 기획물은 고작 1000번 플레이 되기도 어려운데, 단순한 뜨개질 영상에 폭발적인 반응이라니.

이때 몇 명의 수습기자는 '충분히 이해하고 본인들도 시청했다'고 했다. 오히려 잘 때는 비오는 소리를 담아놓은 영상을 틀고 잔다는 기자도 있었다. 뉴스와 정보를 넘어 일상생활까지 유튜브가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 속에 학계에서도 최근 '유튜브 저널리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유튜브를 저널리즘의 범주에 넣을 수 있느냐는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포털사이트가 뉴스 소비의 근간이 되어 사용자들의 여론형성을 주도했던 지난 사례도 있다. 유튜브가 기존 미디어를 대신해 주요 뉴스 소비 채널로 떠오르는 건 시간문제다.
우창희 기자 jdnews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시가 총액 1위 알테오젠' 생산기지 어디로?… 대전시 촉각
  2. '행정수도 개헌' 이재명 정부 제1국정과제에 포함
  3. "국내 최초·최대 친환경 수산단지 만든다"… 충남도, 당진시 발전 약속
  4. 이 대통령, 세종시 '복숭아 농가' 방문...청년 농업 미래 조망
  5. 논란의 금속보호대 대전교도소 1년간 122회 사용… 기록누락 등 부실도
  1. "착하고 성실한 학생이었는데"…고 이재석 경사 대전대 동문·교수 추모 행렬
  2. 고교학점제 취지 역행…충청권 고교 사교육업체 상담 받기 위해 고액 지불
  3. 이철수 폴리텍 이사장, 대전캠퍼스서 ‘청춘 특강’… 학생 요청으로 성사
  4.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5.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전충청본부, 치매안심센터 찾아 봉사활동

헤드라인 뉴스


논란의 금속보호대… 대전교도소 1년간 122회 사용

논란의 금속보호대… 대전교도소 1년간 122회 사용

<속보>교정시설에서 수용자의 폭력이나 자해를 방지할 목적으로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금속보호대가 대전교도소에서 1년간 122차례 사용되고 한 번 사용되면 평균 3시간 50분간 수용자에게 착용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금속보호대를 이용해 6시간 이상 수용자를 결박한 사례도 16차례 있었는데 사후 전자기록을 남겨놓지 않거나 부실작성 등 보호장비 사용에 대한 문제가 추가로 확인됐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대전교도소장에게 발송한 직권조사 결정서를 분석한 결과 폭력이나 자해 위험 수용자를 관리할 목적의 여러 보호대 중 결박 강도에 따라 통증이 뒤따르는..

서울대 10개 만들기·탑티어 교수 정년 예외…교육부 새 국정과제 본격 추진
서울대 10개 만들기·탑티어 교수 정년 예외…교육부 새 국정과제 본격 추진

새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RISE 재구조화, AI 인공지능 활용 등 교육 분야 주요 국정과제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학문별 대가로 선정된 교수에 대한 정년 제한을 풀고, 최고 수준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대학생 학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원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교육부는 6대 국정과제를 위한 25개 실천과제(공동주관 1개 국정과제, 3개 실천과제 포함)를 최종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우선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실현해 거점국립대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체계적 육성에 나선다. 학생 1인당 교육비를..

해수부 부산 이전… `정부세종청사` 공백 해소 대안은
해수부 부산 이전… '정부세종청사' 공백 해소 대안은

이재명 새 정부가 오는 12월 30일 해양수산부의 부산 청사 개청식을 예고하면서, 정부세종청사 공백 해소를 위한 동반 플랜 마련을 요구받고 있다. 수년 간 인구 정체와 지역 경제 침체의 늪에 빠진 세종시에 전환점을 가져오고, 정부부처 업무 효율화와 국가 정책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를 위한 후속 대책이 중요해졌다. 해수부의 부산 이전에 따른 산술적 대응은 당장 성평등가족부(280여 명)와 법무부(787명)의 세종시 이전으로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 셈법으로 빠져 나가는 공직자를 비슷한 규모로 채워주는 방법이다. 지난 2월 민주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 대한민국 대표 軍문화축제 하루 앞으로 대한민국 대표 軍문화축제 하루 앞으로

  • ‘청춘은 바로 지금’…경로당 프로그램 발표대회 성료 ‘청춘은 바로 지금’…경로당 프로그램 발표대회 성료

  •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