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정치인 현수막 홍수...'청정도시 저해 우려'

  • 정치/행정
  • 대전

추석연휴 정치인 현수막 홍수...'청정도시 저해 우려'

옥외광고물 관리법과 정당법 상충
청정구역 위해 법률 개정 시급해

  • 승인 2019-09-15 12:30
  • 신문게재 2019-09-16 5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중촌네거리
대전의 한 사거리에 무분별하게 걸린 현수막
추석 연휴기간 정치인들이 대전지역 주요 도로마다 게시한 현수막이 홍수를 이루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대전시와 자치구가 추진하는 불법현수막 없는 청정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법률 개정이 시급해 보인다.



자치구에 따르면 옥외광고물 관리법에 의해 현수막은 지자체에 신고 후 게시해야 한다. 허용된 장소가 아닌 곳에 설치하게 되면 그것 또한 불법현수막으로 간주 된다.

그러나 지정된 장소가 아님에도 게시돼 있는 현수막을 볼 수 있다. 바로 정당과 정치인들의 현수막이다.



정치인들은 정당법에 따른 합법적인 현수막 게시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정당법 37조에 따르면 각 정당이 현수막을 포함해 인쇄물, 시설물 등으로 정책 등을 홍보할 수 있고 이는 통상적인 정당활동으로 보장돼야 한다.

옥외광고물 관리법과 정당법이 상충하는 셈이다. 정치인들의 현수막은 옥외광고물법에서는 불법현수막으로 간주하지만, 정당법으로 인해 합법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대전시와 자치구에서 내세우고 있는 불법현수막 없는 청정 구역 만들기는 결국 이 두 법이 충돌함으로써 실현되기 험난해 보인다.

14일 대전 중구 중촌네거리 신호등 앞 맞은 편에 무분별하게 걸린 현수막을 볼 수 있었다. '행복한 추석 되세요',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대부분 정치인들의 추석 명절 인사였다. 신호등을 가린 현수막 때문에 횡단보도 바로 앞에 서야지만 신호 확인이 가능했다.

동구 대동오거리도 비슷한 상황이다. 신호등 맞은 편마다 명절 인사가 써진 현수막이 잔뜩 걸려 있었다. 불법현수막 없는 청정 구역을 만들고자 하는 시와 자치구의 노력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중촌네거리서 신호등을 기다리던 이다영(25) 씨는 "길을 걷는데 지저분해 보인다. 또 반대편에 친구가 오는지도 잘 보이지 않아 불편하다"며 "저걸 걸어놓음으로써 시민들에게 좋다기보다는 정치인들의 홍보 목적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고 했다.

현수막사진1
안전 휀스에 걸려있는 현수막
정치인들의 현수막은 유동인구가 많은 교차로가 아닌 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한 어린이보호구역 안전 펜스에 걸어놓은 현수막도 있다. 또, 현수막 게시 지정구역이 버젓이 뒤에 있는데도 나무에 걸어놓기도 했다.

어린이보호구역 인근에 사는 주민 김 모씨는 "이런 곳에 왜 설치돼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렇게 아무 곳에나 현수막을 설치해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전 방문의 해를 맞아 시와 자치구가 함께 실시하는 청정지역 시범운영 지역은 총 10곳이다. 단속활동으로 발견되는 불법현수막은 즉시 철거하고 3회 이상 적발될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예외 적용되는 현수막이 존재하는 이상 청정 구역 만들기 노력은 반감될 가능성이 높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시와 구에서는 청정 구역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치인들의 현수막은 법망을 피해가 설치되는 상황이다. 상충하는 두 법을 개정하는 게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소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이응다리+중앙공원'서 빛의 향연...22일 개막
  2. 우송정보대 간호학과, 재학생 위한 '취업 멘토링 프로그램' 개최
  3. 대전대·건양대·목원대 SW중심대학 사업단, 지·산·학 협력 활성화 위해 맞손
  4. (사)충남지역혁신사업단, 나사렛대 평생교육원과 업무협약 체결
  5. 건양대 인공지능학과 'KAICTS 2025 추계학술대회' 최우수논문상 영예
  1. [기고]성암 이철영 선생의 사불응(死不應)과 매헌 윤봉길 의사의 생불환(生不還)
  2. 조승래 국회의원, 충남대 후배들과 만나 소통
  3. 배재대 IPP사업단 2026년도 일학습병행 참여기업 모집
  4. 대전과학기술대, 한국스마트혁신기업가협회와 산학 협력 강화 협약
  5.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헤드라인 뉴스


대전 특화 방산기술 유럽시장서 `호평`…수출상담 성과

대전 특화 방산기술 유럽시장서 '호평'…수출상담 성과

대전 방산기업들이 동유럽 시장에서 1521만 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 성과를 올렸다. 한화로는 223억 4195만 원에 달한다. 21일 대전테크노파크에 따르면 지난 13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방위산업 기술 비즈니스 교류'에서 대전 지역 7개 방산·드론 기업이 이같은 결과를 냈다. 이번 상담회는 대전TP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공동으로 방산 사절단을 파견해 진행한 1대 1 비즈니스 상담회로, 폴란드 바르샤바 현지에서 개최됐다. 폴란드는 최근 동북 지역 국경 안보 강화에 나서며 국방예산을 확대하고 군 현대화를 추진하고..

3·8민주의거사업회, 기념관 운영 맡아 민주 교육과정 연다
3·8민주의거사업회, 기념관 운영 맡아 민주 교육과정 연다

대전3·8민주의거기념사업회가 내년부터 3·8민주기념관을 직접 운영하며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민주주의 교육프로그램 신설을 준비한다. 20일 대전시와 (사)대전3·8민주의거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4일 개관한 중구 선화동 3·8민주의거기념관을 그동안 대전시가 직접 운영하던 것에서 기념사업회에 운영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내년 1월 전환된다. 3·8민주의거기념관은 1960년 3월 8일 대전에서 시작된 고등학생들의 민주화 시위로, 당시 이승만 정부의 부정부패와 불의에 항거하며 민주주의를 위해 나섰던 학생들의 용기와 희생을 상징하는..

한겨울에 피어난 봄...국립세종수목원 `제라늄 전시회` 개막
한겨울에 피어난 봄...국립세종수목원 '제라늄 전시회' 개막

연일 계속되는 초겨울 추위 속에서도 국립세종수목원 지중해온실에서는 봄을 미리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사장 심상택)은 11월 22일부터 2026년 3월 1일까지 국립세종수목원 지중해온실에서 제라늄 품종 전시회 '우린, 지금부터 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제라늄전문협회와 협업해 진행되며, 약 350종의 제라늄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제라늄은 남아프리카가 원산지로, 화려한 꽃과 쉬운 관리로 한국 베란다 정원에 적합한 식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도 꽃을 피워 봄을 미리 준비하는 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