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최양숙의 '가을편지'

  • 문화
  • 문화/출판

[나의 노래] 최양숙의 '가을편지'

  • 승인 2019-09-19 10:34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가을편지
게티이미지 제공
지난주 어느날 퇴근해서 집에 들어서자마자 에프엠 라디오를 틀었다. 라디오를 틀자마자 '가을편지' 노래가 흘러나왔다. 신기하고 기분좋은 일이다. 노래는 소프라노 신영옥이 불렀다. 색다른 느낌이 풍겼다. 성량 풍부한 신영옥의 목소리가 클래식하면서 부드러웠다. 옷도 벗지 않고 거실을 왔다갔다하며 노래에 취했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손편지를 언제 썼던가. 기억이 까마득하다. 볼펜으로 꾹꾹 눌러가며 한자, 한 자 써내려가며 받는 친구를 생각하던 날이 아스라이 떠오른다. 친구와 주고받던 편지가 한아름이었는데 어쩌다 분실하고 말았다. 그 때의 상실감과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내 생애 청춘의 한 시절이 몽땅 날아가버린 기분이었다. 지금은 손편지를 안 쓴다. 밥벌이에 지쳐, 날카롭고 섬세한 감성도 무뎌졌다. 슬프다. 이렇게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는다.

'가을편지'는 원래 최양숙이 불렀다. 음대 출신이어선지 클래식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오래 전, 포털에서 이 노래를 들으려고 검색했는데 안 나오는 것이었다. '최향숙'으로 치니 나올 리가 없었다.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에피소드다. 그러다 어찌어찌해서 '최양숙'이란 걸 알고 노래를 들었다. 간절했던 터라 노래를 들으며 벅차오르는 감동으로 어찌할 바를 몰랐다. 노래 하나가 이토록 나를 위로하고 기쁨을 선사하다니! 가을이 왔다. 계절에 따라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노래가 있다. 그 중 '가을편지'도 그러한 노래다. 곧 있으면 하늘이 한층 넓어지고 깊어질 것이다. 외로움도 진해지겠지.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우난순 기자 rain4181@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불당중 폭탄 설치 신고에 '화들짝'
  2. 대전방산기업 7개사, '2025 방산혁신기업 100'선정
  3. 대전충남통합 추진 동력 확보... 남은 과제도 산적
  4. 의정부시 특별교통수단 기본요금, 2026년부터 1700원으로 조정
  5. "신규 직원 적응 돕는다" 대덕구, MBTI 활용 소통·민원 교육
  1. 중도일보, 목요언론인상 대상 특별상 2년연속 수상
  2. 대전시, 통합건강증진사업 성과공유회 개최
  3. [오늘과내일] 대전의 RISE, 우리 지역의 브랜드를 어떻게 바꿀까?
  4. 대전 대덕구, 와동25통경로당 신축 개소
  5. [월요논단] 대전.세종.충남, 문체부 지원사업 수주율 조사해야

헤드라인 뉴스


`벌써 50% 돌파`…대전 둔산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동의율 확보 작업 분주

'벌써 50% 돌파'…대전 둔산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동의율 확보 작업 분주

대전시의 노후계획도시정비 기본계획안이 최근 공개되면서, 사업대상지 내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선도지구 선정을 위한 동의율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8일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전 둔산지구 통합14구역 공작한양·한가람아파트 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최근 다른 아파트 단지 대비 이례적인 속도로 소유자 동의율 50%를 넘겼다. 한가람은 1380세대, 공작한양은 1074세대에 이른다. 두 단지 모두 준공 30년을 넘긴 단지로, 통합 시 총 2454세대 규모에 달한다. 공작한양·한가람아파트 단지 추진준비위는 올해..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위기의 소상공인 다시 일어서다… 경영·디지털·저탄소 전환까지 `맞춤형 종합지원`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위기의 소상공인 다시 일어서다… 경영·디지털·저탄소 전환까지 '맞춤형 종합지원'

충남경제진흥원이 올해 추진한 소상공인 지원사업은 경영개선부터 저탄소 전환, 디지털 판로 확대, 폐업 지원까지 영역을 넓히며 위기 대응체계를 강화했다. 매출 감소와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도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경영지원금을 지급하고 친환경 설비 교체와 온라인 마케팅 지원 등 시장 변화에 맞춘 프로그램을 병행해 현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진흥원의 다양한 지원사업의 내용과 성과를 점검하며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우수사례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충남경제진흥원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구제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시스템..

유성복합터미널 1월부터 운영한다
유성복합터미널 1월부터 운영한다

15여년 간 표류하던 대전 유성복합터미널이 1월부터 운영 개시에 들어간다. 8일 대전시에 따르면 유성복합터미널의 준공식을 29일 개최한다. 유성광역복합환승센터 내에 조성되는 유성복합터미널은 총사업비 449억 원을 투입해, 대지면적 1만5000㎡, 연면적 3858㎡로 하루 최대 6500명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로 건립된다. 내년 1월부터 서울, 청주, 공주 등 32개 노선의 시외 직행·고속버스가 운행되며, 이와 동시에 현재 사용 중인 유성시외버스정류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4월까지 정비를 완료할 예정이다. 터미널은 도시철도 1호선과 BR..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