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펭수와 꿈돌이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펭수와 꿈돌이

  • 승인 2019-10-22 17:18
  • 신문게재 2019-10-23 22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중도일보 이해미
요즘 유튜브로 '펭수'를 검색하는 것이 하루의 일상이 됐다. 안 보면 하루가 허전하다. 영상을 보고 또 보고, 최신 영상이 올라오면 제일 먼저 '좋아요'를 눌러준다. 또 집에 있는 날이면 EBS를 틀어 놓고 펭수를 기다린다.

펭수는 성공한 크리에이터를 꿈꾸며 남극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자이언트 펭귄이다. 거대한 몸집, 비수처럼 꽂히는 애드립,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목소리를 가졌다. 키 2m10㎝, 나이는 10살, 좋아하는 건 참치,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거북이의 '비행기', EBS 김명중 사장의 이름을 대놓고 부르는 대담함까지, 펭수의 매력은 종 잡을 수가 없다.

펭수는 EBS 연습생으로 7개월 전 데뷔했다. 그러나 이미 유튜브 구독자 수가 25만 명을 돌파하며 슈퍼스타가 됐다. 최근에는 라디오와 방송, 밀려드는 인터뷰까지 초통령인 '뽀로로'를 능가할 신예 펭귄스타의 탄생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EBS 교육방송 연습생이라고 해서 펭수에게 빠진 건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만이 아니다. 오히려 25만 명 구독자 가운데 2030 세대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을 보면 펭수의 인기에는 무언가가 있다.

물론 펭수가 두 번째 인생을 사는 것처럼 10살에 어울리지 않는 취향을 가졌다는 것, 교육적인 내용을 담으면서도 곳곳에 의도치 않은 유머코드가 있다는 것, 매니저와 제작진이 적극적으로 영상 제작에 참여한다는 점, 10분을 넘지 않는 업로드 영상은 다소 아쉽지만 확실하게 다음 편을 기대하게 한다. 이 모든 요소들은 2030 세대의 취향을 정확하게 저격했다.

요즘 펭수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꿈돌이'가 떠오른다.

노란 몸집, 세모형 얼굴을 한 우주에서 온 꿈돌이는 1993년 당시 초등학생인 나에게는 최고 애정하는 캐릭터 중 하나였다. 대전엑스포에 다년 온 뒤에 구매한 휴지 걸이를 최근까지도 썼을 만큼 애지중지 했다.

꿈돌이는 펭수처럼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무한한 상상력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하지만 꿈돌이의 시대는 지나갔다. 꿈돌이라는 이름은 세대를 나누는 분기점이 됐을 뿐, 꿈돌이가 보여줬던 무한한 세계에 대한 동경은 지금까지 유효하지 않다.

대전시는 최근 와인페스티벌에서 지역 대표 관광명소를 중심으로 제작된 MD(merchandise)를 판매해 큰 호응을 얻었다. 그 중에는 꿈돌이가 그려진 유리컵, 핸드폰 악세사리가 등장했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낯설지만 새로운 캐릭터, 기성 세대에게는 그 시절이 떠오르는 반가운 캐릭터였다.

잘 만든 캐릭터는 기업 부럽지 않다. 뽀로로가 그랬고, 펭수가 그 아성에 도전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대전도 꿈돌이가 가진 무한한 능력을 문화적 콘텐츠로 잘 만들어봐야 하지 않을까. 캐릭터, 시대상이 담긴 아이콘의 힘은 의외로 세다.
이해미 교육문화부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전광석화처럼 뚫린 대전 숙원사업… 멈춘 현안들 속도전
  2. 내일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첫 주는 출생년도 끝자리 요일제 적용
  3. 한밭대 우주국방첨단융합학과, 미래 안보·우주 인재 양성
  4. 출연연 공통행정 반대 목소리 잇달아 "중앙집중 통제 수단 변질"
  5.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1. "부동층 잡아라"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세 결집 표심 쟁탈전
  2. [주말 사건사고] 4월 마지막 주말, 화재로 인명·재산피해 잇따라
  3. 지난해 둔산·탄방 엘리베이터 나흘에 한번씩 멈췄다
  4. [6·3 지방선거, 충청의 내일을 묻다] 선거 때마다 장밋빛 청사진…끝나면 찬밥신세
  5. 대전 동구, 생계급여 수급자에 '신고 안내 알림톡' 발송

헤드라인 뉴스


“아파트 옮겼으니 퇴직금 없다”… 경비노동자 울리는 용역구조

“아파트 옮겼으니 퇴직금 없다”… 경비노동자 울리는 용역구조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60대 A 씨는 지난해 경비용역업체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고 퇴사했다. 3개월 단위 초단기 계약을 반복해 온 탓에 계약 종료 자체는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문제는 퇴직금이었다. A 씨는 같은 업체 소속으로 1년 5개월 동안 근무했지만, 업체 측으로부터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다. 업체 요청에 따라 두 곳의 아파트에서 각각 9개월과 6개월간 근무했는데, 업체는 "각 아파트 근무기간이 퇴직금 지급 기준인 1년에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를 댔다. A 씨는 퇴사 이후 한동안 문제를..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27일 점심시간을 앞두고 찾은 대전 중구 오류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은 각종 서류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볐지만, 한쪽에 마련된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창구는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때와 달리 비교적 한산했다. 긴 대기줄과 혼잡은 보이지 않았고, 조용히 신청을 마치고 돌아가는 시민들만 오갔다. 이날 창구에서 신청을 마친 차상위계층 오 모(70) 씨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오 씨는 지원금으로 무엇을 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우리 같은 영세한 사람들은 이럴 때 한번 기분 내는 거지"라면서 "지인들과 맛있는 걸 사 먹을 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고물가 시대,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나누거나 배달음식을 여러 사람이 소분하는 음식 나눔 모임이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창고형 대형마트 등에서 구매한 물품을 서로 나누는 형식은 자주 목격됐으나, 고물가 장기화에 일반 대형마트와 배달음식을 나누는 새로운 형식의 모임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27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과 SNS 등에는 대형마트부터 배달음식까지 다양한 분야의 소분 모임이 형성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에서 구매한 상품을 N분의 1하는 형식의 소분 모임이 중심이다. 설명 글에는 "각종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